2026.01.20 (화)

  • 흐림동두천 -14.5℃
  • 구름많음강릉 -4.3℃
  • 맑음서울 -11.8℃
  • 구름많음대전 -9.7℃
  • 구름많음대구 -4.8℃
  • 흐림울산 -4.0℃
  • 구름많음광주 -5.7℃
  • 흐림부산 -2.0℃
  • 흐림고창 -7.7℃
  • 흐림제주 1.8℃
  • 흐림강화 -13.4℃
  • 흐림보은 -9.7℃
  • 흐림금산 -9.3℃
  • 흐림강진군 -4.6℃
  • 흐림경주시 -4.6℃
  • 흐림거제 -1.3℃
기상청 제공

개업 · 이전

[시선집중] 세무조사 여전사 김은숙, ‘원더은숙’으로 거듭난 사연

강남세무서 조사과장, 35년 국세공무원 관복 벗고 납세자 수호천사로 임무전환
아마조네스 팀장 출신 ‘팜므파탈’의 조사통…세무법인 ‘리원’ 부회장으로 새출발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7급 승진 후 A세무서 근무 당시 서장님,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세무조사 추징 금액 확정되면 바로 그 날 해당 법인 대표자 확인서 서명 받아야 퇴근할 수 있었어요. 다음 날 받으려 했더니 서장님이 ‘오늘 내로 못 받으면 한강물에 빠져 죽어!’라고 하셨죠.”

 

35년간 국세청 근무를 마무리 하고 최근 명예퇴임한 김은숙 전 강남세무서 조사과장이 ‘붉은 말의 해’ 벽두에 들려준 회고담은 사뭇 무시무시 했다.

 

그때는 야속했던 상사, 강하게 키워준 은사

김 전 과장은 구랍 23일 서울 강남세무서 소회의실에서 명예퇴임식을 갖고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인호 강남세무서장과 과장들, 김문희 서울청 조사2국 조사1과장, 같은 과 조재량 팀장을 비롯한 전현직 동료들이 퇴임식에 왔다. ‘아쉬운 축하’의 역설을 연출했다. 

 

퇴임식도 하기 전 베테랑 인재를 ‘찜’한 박진하 세무법인 리원 회장(전 용산세무서장)과 김현성 대표이사도 이날 퇴임식에 참석했다.

 

국세청 김은숙 과장은 이날부터 세무사로 불리게 됐다. 세무법인 리원 부회장 직함이 찍힌 명함을 건넨 후 기자에게 들려준 좌충우돌 국세청 조사국 이력은 흥미롭고 때로 애잔했다. 

 

“그 때가 밤 10시였어요. 당시엔 야속했는데, 돌이켜 보면 참 고마운 선배죠. 그 ‘빡센’ 훈련 덕분에 강해진거죠.” 

 

호랑이 세무서장이 고마움의 대상으로 남을 줄은 몰랐단다.

 

 

 

‘치명적 매력’의 국세청 휴민트 출신

 

국립세무대학 9기로 국세청 국세공무원의 길을 시작한 김은숙 과장은 1995년 국세청 여성공무원 최초로 ‘조세범조사 전문요원’에 선발됐다. 대학 졸업과 각종 자격, 진급 시험 때 세 손가락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다방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국세청 최초 여성 세무조사팀(일명 아마조네스)에서 팀장도 역임했다. 고대 그리스의 여성 왕국에서 따온 팀 이름 ‘아마조네스’는 여성 전사(warrior) 이미지다. ‘팜므파탈(치명적 매력의 여성, femme fatale)’을 연상시킨다. ‘아마조네스’팀은 지난 2007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2과 5계를 약칭한 ‘225조사반’의 별칭이었다.

 

처음엔 여성고객이 많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산부인과, 피부관리실, 미용실, 고급의상실 등에 대한 세무조사 기획을 위한 정보수집과 작전(조사 수행)이 주된 임무였다. 점차 강해진 팀원들은 이후 모든 탈세현장을 누볐다. 

 

“길거리 전단지를 단서로 세무조사를 기획, 탈세 현장을 덮쳐 한 업종 전체가 술렁였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떠들썩한 세무조사 현장마다 출몰

김 전 과장 개인적으로 서울국세청 조사2국 조사1과 8팀장, 3팀장, 1팀장을 두루 거쳤다. 그는 “중요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1팀에서 기존 사례 없는 세무조사, 조사를 통한 최초 과세 사례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정유 G사, 방송국 K본부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굵직한 세무조사 현장에 그녀가 있었다.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정기・비정기조사, 유명 연예인, 일타 강사 등 특이한 조사도 많이 했어요. 2000년 초반 삼성동 아이파크 분양권 조사 등이 기억에 남네요.”

 

세무조사 일에 너무 심취한 걸까. ‘중요 조사’ 이력을 두텁게 쌓으려고 승진도 마다했다. 일부러 일선 세무서 조사과장 자리를 지원했던 것. 당시 인사권자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흔쾌히 청을 들어줬다. 

 

강남세무서 조사과에서 서울지방청 1국과 공조, 유명 연예인 세무조사를 했던 당시 일화다. 언론사에 해당 연예인 실명이 공개되는 바람에 감찰 조사까지 받았던 에피소드다. 물론 세무서 사람들은 혐의선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뒷탈 없이 넘어갔다.

 

“감찰이 제 휴대폰 통화기록을 죄다 조회했어요. 국세청 근무 35년동안 전무후무한 일이었죠. 조사 관련 직원 33명 중에 12명이 감찰 조사 받았어요.”

 

회계장부 직접 예치…조사현장에 밝은 전문가 

강남세무서 조사과는 법인 및 개인에 대해 정기・비정기조사, 자료상 조사까지 다 했다고 한다. “조사 대상 납세자의 규모는 서울국세청 조사2국과 맞먹어요. 정말 세무조사는 원 없이 하다가 퇴직했습니다.”

 

조사2국 근무 시절, 호사가들이 '재계 저승사자’로 부르는 비정기조사 전문 서울국세청 조사4국 업무도 공유했다. 사실 조사4국이 따로 없었던 시절부터 조사업무 위주로 담당했다. 당시는 7급, 붕붕 날아다녔다고 한다. 당시 조사2국과 조사4국 업무가 비슷했는데, 4국이 업계 1~2위 기업을 조사하면, 조사2국은 업계 3~4위 기업을 조사하는 식이었다.

 

“기획조사에 착수하면 사실관계별 쟁점 차이를 이해하고 과세 일관성을 위해 4국과 같이 계속 회의하고 공조하죠.”

기자가 “장부 압수 등 현장급습 때 조사요원들의 남녀 역할 구분이 따로 있냐”고 묻자 김 전 과장은 “전혀, 전혀 없고, 똑같다"고 막 손사래를 쳤다.

 

“일선 세무서 조사과 근무 때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큰 조사가 있으면 절 불러요. 장부 예치 동원요청이죠. 두근두근 장부 예치 작전을 수십번 하다 보니 어느새 35년이 지났네요.”

 

 

조사요원에서 납세자 수호천사로 ‘에너지 전환’

김 부회장은 세무조사와 연결되는 업무들도 두루 경험했다. 서울국세청 법무과에서 과세적부심, 법인 중요 소송 대응 업무도 해봤다. 종합부동산세 꼼수 회피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목적으로 행정안전부 지방세 운영과로 파견을 나가기도 했다. 거기서 종부세 과세 자료를 전담했었다.

 

숨가뿐 35년 국세청에서 나라의 국고를 지키는 세무조사 여전사로 일하는 사이, 고맙게도 자녀들이 훌륭하게 자라줬다.

그렇게 국세공무원 김은숙은 이제 납세자 수호천사가 된다. 조사요원의 관점을 납세자 눈높이로, 세무조사 전문가의 ‘에너지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8일 서울 삼성동 현대타워 세무법인 리원에서 세무사로 새출발하는 개업 소연을 갖는다. 치명적으로 강인한 매력의 아마조네스 전사는 ‘약자 편에 선’ 원더우먼으로 순화된다. 국세청을 떠나는 선배를 위해 마침 후배들이 미국 드라마 <원더우먼>을 패러디한 <국세청엔 원더은숙이 있다>는 영상을 제작해 퇴임식에서 공개했다.

 

원더우먼은 실제 아마조네스 전사 캐릭터를 본 떠 탄생했다. 예의 막강한 초능력과 함께 ‘치명적 매력’을 감추지 못한다. 김은숙 세무사도 그렇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세금은 낮춰 줬는데, 조세정책 방향은 안 보인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정부가 16일 2025년 세법 시행을 위한 후속 시행령을 내놨다. 개정 세법에 담겼던 원칙을 집행 규정으로 옮겼다. 과세요건과 적용 범위, 산식과 절차를 구체화했다. 소득 구분과 공제 기준, 국제조세 계산 체계도 시행령 차원에서 정비했다. 조세법률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개정의 가장 분명한 성과는 과세 기준의 명확화와 집행 가능성 제고다. 현장에서 반복되던 해석 혼선을 제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행정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도 개선됐다. 정책적 메시지도 읽힌다. 민생 분야에서는 육아휴직수당 비과세 확대, 생산직 야간근로수당 요건 완화, 초등 저학년 예체능 학원비 세액공제가 도입됐다. 조세지출을 활용한 전형적인 소득보완형 조세정책이다. 기업 세제는 국가전략기술·R&D 세액공제 범위 구체화, 콘텐츠 산업 지원, 통합고용세액공제 개편,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지방이전 기업 지원, 가상자산·보험자산 평가기준 정비로 이어진다. 조세특례의 집행 기준을 촘촘히 정비해 투자 유인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금융·자본시장에서는 IMA 소득구분 명확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마련, 금융상품 세제지원 확대가 담겼고, 국제조세 분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