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5 (목)

  • 흐림동두천 1.7℃
  • 맑음강릉 12.4℃
  • 흐림서울 4.5℃
  • 구름많음대전 11.6℃
  • 맑음대구 3.8℃
  • 구름조금울산 14.3℃
  • 구름조금광주 12.8℃
  • 구름많음부산 14.1℃
  • 맑음고창 12.6℃
  • 구름많음제주 16.2℃
  • 흐림강화 2.8℃
  • 구름많음보은 3.8℃
  • 맑음금산 12.7℃
  • 구름많음강진군 14.0℃
  • 맑음경주시 14.1℃
  • 구름많음거제 13.7℃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 세무조사, 국세청은 당신의 ‘숫자’보다 ‘삶’을 먼저 들여다본다

(조세금융신문=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성장의 환희 뒤에 찾아오는 불청객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에게 '매출 급증'만큼 기쁜 소식은 없다. 특히 매출 50억 원 고지를 넘어서며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를 때, 대표들은 비로소 성장의 결실을 체감한다. 하지만 환희의 순간도 잠시, 국세청으로부터 날아온 세무조사 통지서는 찬물을 끼얹는다. "법인세도 꼬박 내고 분식회계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왜 하필 우리 회사인가?"라는 억울함이 앞서기 마련이다.

 

필자가 지난 33년간 수천 건의 기업 회계 현장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이 있다. 세무조사는 결코 운이 나빠서 걸리는 '벼락'이 아니다. 그것은 국세청의 정교한 데이터 그물망이 포착해낸 '필연적 시그널'에 가깝다.

 

'상대적 불성실'의 함정과 PCI 시스템의 위력

 

많은 경영자가 빠지는 가장 위험한 착각은 "나만 정직하면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개별 기업의 진실성보다 '데이터의 상궤(常軌)'를 먼저 살핀다. 이른바 '상대적 불성실'이다. 우리 회사의 매출이 정상이라 해도, 동종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소득률이 현저히 낮거나 특정 경비가 과다하게 계상되면 시스템에는 즉각 '빨간불'이 켜진다.

 

특히 국세청의 강력한 무기인 PCI(Property, Consumption and Income) 시스템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시스템은 경영자의 재산 증가액, 소비 지출액, 신고 소득을 통합 분석한다. "신고한 소득은 적은데 어떻게 강남의 빌딩을 사고 고가의 외제차를 운용하는가?"라는 질문에 데이터로 답해야 하는 시대다. 벌어들인 돈과 쓰는 돈의 괴리는 곧 수익 누락의 강력한 증거로 간주된다. 즉, 이제 세무 행정은 장부 속 숫자를 넘어 경영자의 삶의 궤적까지 추적하고 있다.

 

정기와 비정기, 그리고 '기록'이라는 방패

 

세무조사는 크게 4~5년 주기로 돌아오는 '정기 조사'와 탈세 제보나 명백한 누락 혐의가 있을 때 들이닥치는 '비정기(특별) 조사'로 나뉜다. 정기 조사가 예방 접종이라면, 비정기 조사는 대수술에 비유할 수 있다. 특히 비정기 조사는 예고 없이 자료 예치(장부 압수)부터 시작되기에 대응이 매우 까다롭다.

 

여기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평소의 '기록 문화'다. 실제로 매출이 10억에서 80억으로 급증해 조사를 받은 한 IT 기업의 사례를 보자. 당시 쟁점은 가족 명의의 급여와 과도한 접대비였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가족이 실제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메일, 기안서, 업무 일지를 꼼꼼히 남겨두었다. 결국 이 '사소한 습관' 덕분에 예상 추징액의 80% 이상을 방어할 수 있었다. 국세청은 논리가 아니라 '증거'에 설득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바로 점검해야 할 경영자의 리스크 리스트

 

세무조사라는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 두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 여부다. 주말이나 자택 근처 식당에서의 반복적인 결제는 데이터 분석의 1순위 타깃이다.

 

둘째, '가지급금'의 정리다. 대표가 회사 돈을 임의로 쓰고 채워 넣지 않은 금액은 향후 막대한 세금 부담으로 돌아오는 시한폭탄과 같다.

 

셋째, 실재하지 않는 인건비다.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을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비정기 조사를 부르는 가장 흔한 사유다.

 

연 매출 10억 미만의 소기업이라 해서 안심할 일도 아니다. 차명 계좌 사용이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같은 비정기 사유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즉각적인 조사를 촉발한다.

 

절세는 실력이지만, 조사를 막는 것은 철학이다

 

기업가에게 세금은 피할 수 없는 비용이다. 하지만 그 비용을 최적화하는 '절세'가 실력의 영역이다. 그래서 필자가 줄곧 하는 말이 있다.

 

"세금을 아끼는 것은 세무사의 실력이지만, 세무조사를 막는 것은 경영 철학이다." 정도 경영을 바탕으로 한 투명한 세무 관리는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대표의 소중한 사업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패가 된다. 숫자에 가려진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보강하는 일, 그것이 바로 매출 100억, 1,000억 시대를 준비하는 CEO의 진정한 소양이다.

 

 

[프로필] 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현)한국세무사회 윤리위원회 상임위원

•(현)한국디지털거래소 세무자문위원

•(현)한국 생활체육골프협회 중앙세무위원

•(전) 세무대학 3회 졸업, 국세청 경력 33년 

•(전) 서울청 조사2국, 조사4국 등 조사분야 18년 근무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