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영향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IMF는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낮은 3.1%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1월과 동일한 3.2%로 예상했다.
IMF는 이번 WEO 부제를 '전쟁의 그림자 속 세계 경제'(Global Economy in the Shadow of War)로 표현하며 중동 전쟁의 충격으로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에너지 가격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금융시장 위험회피 심리 확산 등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에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올해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1월 전망보다 0.1%p 낮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1월 전망치(2.0%)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다. 이는 에너지 순 수출국인 미국에 중동 전쟁 영향이 제한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유로존은 올해 1.1%, 내년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월 전망치보다 0.2%p 낮아진 것인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누적된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이 반영됐다.
일본은 올해 0.7%, 내년에 0.6%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IMF는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올해 1.9%, 내년에 2.1%로 각각 전망했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 1월 전망과 바뀌지 않은 수치다.
신흥 개도국 경제는 올해 3.9%, 내년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망은 1월보다 0.3%p 떨어진 것이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4.4%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에는 0.4%p 떨어진 4.0%로 예상됐다.
중동의 최대 산유국으로서,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월의 4.5%에서 이번에 무려 1.4%p 내려간 3.1%로 하향 조정됐다.
IMF는 중동 전쟁의 경제적 영향은 성장률보다 물가에 더 직접적으로 파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및 식품 가격 급등 영향이 반영돼 지난 1월보다 0.6%p 상향 조정된 4.4%(선진국 2.8%, 신흥국 5.5%)로 전망됐다.
올해 세계 경제가 3.1% 성장하고 물가가 4.4% 오른다는 전망치는 중동 전쟁이 단기간 내 진정되고 에너지 생산·수출이 정상화해 19% 정도의 '완만한' 가격 상승에 그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IMF는 전쟁이 길어져 에너지 가격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황이 '악화'할 경우의 세계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각각 2.5%와 5.4%로 내다봤으며,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심각' 상황에선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각각 2% 내외와 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분명히 커졌다"며 "전쟁의 영향도 (국가별로)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벌어진 걸프 지역 중동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 저소득·에너지 수입국이 경제 하방 위험에 크게 노출될 것으로 우려했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발 '공급 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시장은 이미 더 높은 정책금리를 선반영하고 있지만, 기대 인플레가 잘 고정돼 있다면 중앙은행은 당분간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당분간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여유'가 있다는 의미지만, 그는 "위험에 주의를 기울인 채 물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음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해 "대부분의 경우 환율 조정이 허용돼야 하며, 이를 통해 중앙은행이 자신의 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격 상한제, 보조금 및 유사한 개입은 대중에게 인기가 있지만, 이들 정책은 가격을 왜곡한다"며 각국의 부채 증가로 재정적 완충력이 과거보다 얇아진 만큼,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한 곳에만 일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 가능성 외에 인공지능(AI) 수익성 기대 재평가에 따른 금융시장 조정 가능성, 보호무역 확산 가능성 등을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다만, 무역 긴장이 완화되거나 AI를 통한 생산성 제고가 조기에 달성될 경우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이 "동맹의 약화, 새로운 분쟁"이라는 불확실성을 낳는 동시에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른 "무역 제한과 같은 내향적 (보호무역) 정책의 물결이 협력과 성장을 약화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적대 행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올바른 정책을 통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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