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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2 (목)


[이용섭 칼럼] 바람직한 조세정책 방향

(조세금융신문=이용섭 본지 논설고문)세금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나라 조세정책은 크게 흔들리고 있. 박근혜정부에서 세금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잘못된 경제관 때문이다.

부유층에 대한 감세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낙수경제론은 질 좋은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며 무엇보다 재정건전성을 무너뜨린다. 대내외 조세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바람직한 조세정책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재정건전성은 우리와 같은 소규모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가 대외충격을 흡수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성역이다. 우리가 1997IMF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공적자금과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있었던 건전재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2008년부터 금년 예산까지 9년 연속 재정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규모도 233조 원에 이르고 있다.

이 기간 중에 국가채무는 2.2(346조 원)나 증가했다. 재정건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적정수준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얘기하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다.

둘째, 사회양극화 완화를 위한 국가정책수단으로서 조세정책의 역할을 크게 높여야 한다.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각종 규제가 완화되는 자율화와 개방화로 인해 경제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재정이다. 재정의 근본정신은 경제적 지위가 강한 계층으로부터 돈을 거두어 취약계층을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세계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판명난 부자감세를 통한 경기진작 기조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세가 부익부 빈익빈 문제를 시정시켜주지 못하면 시장경제는 지속될 수 없다. 조세정의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재정의 소득재분배기능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무리한 감세정책과 비효율적인 재정지출에 기인한다. 많이 벌고 조금 내는 세제는 잘못된 세제이다. ‘양극화 심화세제에서 조세정의실현을 위한 양극화 시정세제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제고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조세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민의 소득수준과 납세의식이 높아지고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세부담의 공평성과 적정성에 대한 욕구가 크게 증대하고 있다. 조세정책은 이론적 타당성이나 논리적 정당성만으로 성공할 수 없고 국민들의 수용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민이 공감하는 세제가 가장 좋은 세제다. 아무리 좋은 세금도 국민들이 악세라고 생각하면 세금내기를 꺼려하고 조세 마찰이 발생한다. 세금은 국민경제생활이나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반드시 실패한다.

2013년 부자감세로 빚어진 세금 부족액을 급여생활자들로부터 징수하려다 정부가 며칠 만에 취소했던 경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조세개혁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떠한 세제를 갖는가의 문제는 우리사회 의식구조와 국민들의 납세의식에 큰 영향을받는다. 정부는 조세정책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가져야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넷째, 조세의 국제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국가선택시대에는 세부담의 국제적 공평성과 조세경쟁력이 떨어지면 세원의 해외이전을 가져온다. 국가간 조세경쟁이 심화되고 조세정책의 국가간 의존성이 커져 독불장군식 조세정책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

개방된 사회에서는 우리끼리의 대내적 공평성 못지않게 국제적 수준에서의 공평성을 함께 고려하고 조세의 국가경쟁력도 중시해야 한다. 과거에는 세율이 높으면 마찰이나 불만에 그쳤으나 지금은 사람과 돈과 기업의 해외이동을 초래한다.

외국보다 유리한 조세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방향은 넓은 세원, 적정 세율체계이다. 이를 통해 재정수입을 확충해야 조세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건전재정을 뒷받침하고 세부담의 공평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세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는 세율체계의 적정화,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필요한 세금을 확보하여 적정부담적정복지체계를 갖추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조세정책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각 부처가 중구난방식으로 조세정책을 발표해서는 안 된다. 경제부총리가 향후 재정수요와 재정수입을 전망하여 부족한 재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세나 지방세 또는 국채를 통한 구체적 조달방안을 범정부차원에서 마련하여 국민들께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국세와 지방세의 정책조율기능을 강화하여 국민의 전체 조세부담을 적정화하고, 경제정책 수단으로서 조세의 역할과 기능을 제고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지방세 감면정책을 발표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정책방향과 달리 지방세정책을 운용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섯째, 세무행정과 납세의식이 선진화되어야 한다. 조세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세제도·세무행정·국민의 납세의식’, 이 세가지가 조화롭게 발전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조세제도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이를 집행하는 세무행정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지금처럼 정부가 국민적 협의과정 없이 부자감세 서민증세정책을 몰아붙이면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촉발되어 조세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Richard Bird행정보다 우월한 조세는 없다(Notax can be better than its administration)”라고 지적한 것처럼 행정이 뒷받침 될 수 없는 최선의 조세보다는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차선의 조세제도(second-best tax)가 보다 바람직하다.

또한 공평과세 실현은 세법개정이나 국세행정의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납세자들이 자기소득에 상응하는 세금은 내겠다는 건전한 납세의식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선진외국의 경우 탈세는 기업가나 개인에게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아 사회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된다는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확산되어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거두어들이는 세금이 최고의 세금이다. 환자의 아픔을 최소화하면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유능한 외과의사처럼 국민들이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는 조세제도를 합리화하며 과세행정을 과학화하고 서비스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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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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