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함에 따라 정부는 예정대로 23일 요양병원 만 65세 이상 입원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문 대통령의 백신 공개 접종은 오는 6월 영국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대비하는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 요양병원 1천600여곳서 접종 시작…요양시설은 30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국 요양병원 1천651곳에서 만 65세 이상 입원환자와 종사자 총 20만5천983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2∼24일 배송하면 각 요양병원은 백신을 받은 다음 날부터 2주내에 자체적으로 1차 접종을 마치면 된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을 시행할 때 예진의사는 대상자의 당일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접종 여부를 판단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접종하지 않도록 하고, 접종 후에는 활력 징후를 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에 최선을 다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접종에 앞서 요양병원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 동의 여부를 조사했는데 전날 기준으로 75.2%인 15만4천989명이 접종에 동의했다.
같은 기관 만 65세 미만의 접종 동의율 92.8%보다 낮은 수치다.
정 단장은 이에 대해 "이 동의율에는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65세 고령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국민이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상세한 정보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 저명인사들이 (먼저) 접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요양시설의 만 65세 이상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은 오는 30일 시작된다.
접종대상은 전국 요양시설 4천10곳의 16만9천78명으로, 이 가운데 78.9%인 13만3천376명이 접종에 동의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합친 동의율은 76.9%(37만5천61명 중 28만8천365명)로, 같은 시설의 65세 미만 93.7%보다 16.8%포인트(p) 낮았다.
◇ 문대통령 부부, 오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개 접종
문 대통령 부부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은 공무 출장 등 질병관리청의 우선접종 관련 절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백신 접종 시점을 요양병원 만 65세 이상 접종 첫날로 잡은 것은 2차 접종 시기에 대한 고려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이 10주인 것을 고려하면 23일 1차 접종 뒤 2차 접종일은 6월 1일이 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국제적으로 재확인됐다. 대다수 유럽 국가도 접종을 재개했고, 질병관리청도 65세 이상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면서 "국민께서는 백신의 안전성에 조금도 의심을 품지 말고 순서대로 접종에 응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백신 접종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집단면역으로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앞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일각의 안정성, 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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