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22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전격 체결했다.
한미 양국 정부·기업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한미 백신기업 협력행사를 열고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포함한 4건의 백신 관련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원료 의약품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 공정에 대한 기술 도입에 곧바로 착수하고,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 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외국 제약사의 백신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에 이어 네 번째로, 정부에서는 이로 인해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이 보다 신속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 세계인에게 가장 중요한 백신인 모더나 백신의 완제 공정에 대한 파트너로 우리를 선택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전 세계 백신 긴급 수요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초에 상업용 조달이 가능하도록 신속한 생산 일정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후안 안드레스(Juan Andres) 모더나 최고 기술운영 및 품질책임자(CTO&QO)는 "이번 계약이 미국 외의 지역에서 우리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천 리터(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위탁생산 기업이다. 존슨앤드존슨, 브리스틀 마이어스 스퀴브(BMS), 길리어드 등 미국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장기 계약을 맺었으며, 일라이릴리와 비어-GSK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도 맡고 있다.
완제 공정은 인체 투입 전 최종 단계인 만큼 품질 유지와 철저한 무균 처리가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완제 공정 사업을 개시한 이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에서 총 16건의 관련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평균 6개월 걸리는 기술이전부터 검증용 배치 생산까지의 기간을 2∼3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이번 계약에 대해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능력이 결합해 세계적인 백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코로나 조기 종식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협력은 인류의 일상 회복을 앞당겨줄 것"이라며 "한미는 글로벌 백신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기지를 갖게 됐다. 세계 최고의 백신생산 허브로 나아가도록 정부도 모든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산업부, 복지부, 모더나 간에 모더나의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를 위한 MOU가 체결됐다. 국립보건연구원과 모더나는 감염병 질환 연구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복지부, 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백신의 개발·생산 MOU를 체결했다.
행사장에는 문 대통령 외에 권덕철 보건복지부·문승욱 산업통상자원 장관, 최태원 SK 회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이 자리했다. 미국 측에선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장관,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최고경영자),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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