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한국은 코로나 사태 속에도 경제 타격이 가장 작았고,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여 높은 국가 신용등급 속에서 안정적 투자처로 입지가 굳건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외국인 투자 기업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당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화이자 등 외국인 투자 기업을 대표한 24개 기업과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 대표, 정부 부처, 유관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외국인 투자 기업이란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라 외국 투자 자본 5천만원 이상을 보유하고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지분 10%를 보유한 기업으로, 통상 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을 일컫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높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튼튼한 제조업을 보유했으며, 현재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85%에 해당하는 FTA(자유무역협정)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외국인 투자에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임대료 감면, 자본재 관세 면제, 지방세·소득세 감면 등을 그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은 봉쇄조치 없이 물류와 인력의 이동 안전성을 보장하는 개방적 경제를 유지했다"며 "외국인 투자 기업인 여러분이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투자 전도사가 돼달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결국 지원과 규제혁신 두 가지가 문제"라면서 "다른 나라들의 지원 제도들을 벤치마킹해 가면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원 제도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외국인투자 기업인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규제를 과감히 해소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3대 국가전략산업뿐 아니라 수소라든지, 희소금속 등 국가가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까지 특별한 지원을 넓혀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는데, 문대통령에 대해 주한 상공회의소 대표들은 한국 정부와의 협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미국상의 제임스 김 대표는 "뉴욕타임스가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서울로 옮긴 것처럼 한국에 아시아 지역 본부를 다수 유치하고, 많은 중소기업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일본상의 사토 토시노부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일본 상의의 제안을 경청하고 제도 개선을 해온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일 간 경제 연계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외투 기업은 대체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세액공제, 현금 지원, 공장 인프라 확충 등의 인센티브를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한국화이자는 의약품 분야에서 개방형 혁신 및 R&D 지원 확대 필요성과 함께 혁신 신약에 대한 적절한 보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발레오CDA코리아는 프랑스 산학 연계형 인력양성 제도와 유사한 현장 중심형 기술인력의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고, 플라스틱옴니엄코리아는 수소 등 첨단분야 전문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수소 분야 특화 대학 설립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과 부지 확보 지원에 대한 건의도 있었다. 케이에스엠메탈스는 국내에서 희토류를 가공·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금융 패키지 마련 등의 지원책을 제안했으며, 온세미컨덕터코리아는 공장 추가건설을 위한 정부의 부지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 방향 제시와 함께 인허가·인증 등 행정절차 개선도 외투기업들의 공통 지적사항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코리아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원부자재의 신속한 통관을 위한 절차 간소화를,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는 클라우드 보안인증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는 카지노와 호텔이 같이 있는 복합리조트 동시 개장을 위한 인허가 절차 등의 제도 개선을 요청했으며, 에드워드코리아는 공장 등 산업용 건물에 적합한 녹색건축인증제도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듀폰코리아는 현금 지원과 관련된 요건 완화와 함께 지원범위 확대를 건의했고, 한국브랜슨은 외투기업의 의사결정에 정부의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 방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배석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외국인 투자 기업인들이 건의한 각종 규제 개선을 위해 부처 간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 금액이 3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높아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평가하고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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