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관세청이 해외직구의 통관제도의 이점을 악용해 타인의 개인통관고유부호나 명의를 도용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14일 “간편한 해외직구 통관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하는 행위를 중대범죄로 간주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적극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행위는 탈세 또는 수입요건 회피 등을 위해 상용품을 자가사용 물품으로 위장해 분산 반입하는 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밀수 등 불법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
한 오픈마켓 입점 판매업체 A사는 세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 수집한 개인통관고유부호(570여 개)를 무단으로 이용, 진공청소기 등 판매용 가전제품 1900여점(시가 3억6000만원 규모)을 자가사용 물품으로 위장해 반입 후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판매용 물품을 정식 수입신고·관계법령 요건 승인 등 없이, 국내로 ‘밀수·부정수입’한 것이다.
또 다른 국내 업체 B사는, 가짜 향수 등 3000점(시가 3억원 규모)을 국내로 밀수하기 위해, 해외 위조상품 공급업체와 공모해 이들이 불법 보관하고 있던 국내 소비자 개인통관고유부호(300여개)를 도용해 국내 배송하게하는 방법으로 자가사용물품으로 위장 반입했다.
현재 관세청은 150달러 이하의 자가사용 물품은 관·부가세를 부과하지 않고, 정식 수입신고도 생략하고 있어 이러한 해외직구 통관제도의 이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관세청은 자가사용 식품·화장품·전기용품 등의 수입신고 시 관계법령의 허가·승인 등 요건구비 의무도 면제하고 있다.
해외직구 악용사범 가운데 타인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밀수입, 부정수입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관세청은 올해 타인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한 혐의가 있는 15개 업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올해 8월까지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행위를 포함한 해외직구 악용 사범 적발 실적은 총 120건, 388억원 상당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건수는 26%, 금액은 102% 증가했고 범죄 규모도 대형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은 중국의 광군제(11.11),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25)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앞두고 해외직구물품 반입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 현재 해외직구 악용사범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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