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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통화 다극화] 이왕휘 아주대 교수 “脫달러, 위안화-유로화 삼극시대 온다”

‘질과 양’ 잃어가는 달러…금융제재 남발‧무역적자 철회
위안화도 아직…편의성 높였지만 신용 얻지 못해
달러‧위안화‧유로화 삼극시대 가능성 가장 커
위안화 해법은 자본계정 개방 및 정부 개입 축소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근 미중 기축통화 전쟁에서 달러화의 약세가 관측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달러화와 경쟁이 가능한 국제 결제통화로 발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달러화의 약세와 달러에 대한 각국의 반발에도 불구, 위안화 내부의 문제점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결제통화 비중을 확대하긴 어려우며, 이 과정에서 국제 결제통화의 다극화가 발생할 것이란 해석이다.

 

중장기적으로 위안화가 달러화와 경쟁이 가능한 결제통화로 성장할 가능성은 있지만, 어느 일방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 달러 추종국과 위안화 추종국들간 통화 블록 간 대립으로 수렴될 전망이다.

 

이왕휘 아주대 교수는 4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무역결제통화 변화에 따른 달러 수요 변화와 원화 국제화 전망’ 정책세미나에서 현재 미중 기축통화 전쟁 결과,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위안화, 유로화가 각축전을 벌이는 삼극체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위기의 달러화

 

달러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기축통화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국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풀면서 무역결제에 있어 달러에 의존하는 주변국들 경제에 손상을 끼쳤다.

 

또한, 2021년 미국 재무부 금융제재 보고서에서 따르면, 미국의 금융제재 건수는 2000년 912건에 서 2021년 9421건으로 9배 넘게 증가했다.

 

달러 패권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미국의 경쟁‧위협요인들만이 아니라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와 교류, 협력이 활발한 국가들에게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이 가운데 12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중국 경제의 세계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위안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 무역결제에서 위안화가 달러를 앞질렀으며,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결제통화가 처음으로 달러가 아닌 위안화 결제도 허용됐다.

 

지난 4월에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달러를 비판하며 중국과 무역결제 시 중국의 위안화와 브라질 헤일화를 사용할 것이라며,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탈달러’ 공조를 강조했다.

 

이들 브릭스 국가들의 인구는 32억명에 육박하며, GDP 측면에서도 G7국가들을 앞지른다. G7 국가들은 따르지 못하는 압도적 인구와 자원은 앞으로 미래시대 경제주역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발표한 ‘2075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내 중국과 인도는 미국을 앞지르게 되고, 향후 50년 내 유럽 국가들과 G7 국가들은 1인당 GDP가 높긴 하겠지만, 국내총생산에서는 브라질이나 나이지리아 등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상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역시 무역적자 해소를 목표로 삼으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흔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 위안화의 문제점

 

위안화는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돼면서 결제통화로 작동하게 됐다. 중국이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기에 위안화 역시 불가피하게 위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중국은 아직 자본계정을 개방하지 않고 있고, 위안화 결제도 대체로 자국기업간 거래로 국한되는 등 위안화의 본격적인 국제 데뷔를 머뭇거리고 있다.

 

위안화를 안심하고 무역결제에서 쓰려면 첫째, 신용이 보장되어야 하고, 둘째, 많은 돈이 해외에 풀려야 한다.

 

중국은 우선 두 번째 ‘양적 측면’에서 나름의 공을 들였다.

 

지난해 8월 SDR 통화 바스켓에서 위안화의 비중이 10.92%에서 12.28%로 올랐고, 2008년 이후 약 4조 위안을 40개국간 양자통화스와프에 넣었다.

 

2015년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의 대체재로 만든 국경 간 결제 메커니즘(CIPS) 거래의 부상과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e-CNY를 상용화했다. 25개 국가·지역에 27개 위안화 해외청산결제 은행을 지정했다.

 

이중 CIPS나 e-CNY는 일종의 편의적 측면이고, SDR 통화 바스켓과 통화스와프가 그나마 양적 측면에서의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는데, 국제 결제에서 실제 통용되는 규모는 미미하다. 미국이 수십년간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 전 세계에 뿌린 통화량의 양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뿐 만아니라 위안화는 결제 수단으로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경제를 외국인에게 전부 개방했지만, 유일하게 자본계정, 통화만은 아직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왕휘 교수는 중국이 자본계정 개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를 부의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자본계정 폐쇄로 국내 돈을 묶어 두고, 관리변동환율제도를 통해 자본을 통제함으로써 자국 경제를 정부가 관리할 수 있었다.  

 

이는 여러 성과를 낸 측면도 있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깎기도 했다.

 

중국 경제 통계는 늘 의심받아 왔는데 2015년 6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주가지수 5166.35포인트에서 3000선 밑으로 떨어진 상하이 종합지수 폭락 사건으로 인해 경제 실질에서 동떨어진 정부 주도 주가 부양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했다. 

 

자국 내 기업들이 튼튼하며, 경제 주체간 생태계가 견고하게 짜여 있을 때 자본계정이 열려도 걱정이 없는데, 중국이 기능적 측면에서의 확장은 상당히 빠르게 진전해왔지만, 내실이 안정되어 있는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실질의 부족은 결제통화로서의 작동(태환성)을 제약하는 측면이 존재하고, 이는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CIPS나 e-CNY에서 드러났다.

 

CIPS 회원사는 1300개 수준인데 이중 40% 가량인 542개사가 중국 내 기업이고 대부분이 간접참여회사다. 공급망 따라 사촌의 사촌까지 끼워 넣은 식이다.

 

반면, SWIFT 회원사는 1만1000개가 넘고 큰 곳 치고 SWIFT를 거치지 않으면 무역결제가 봉쇄된다.

 

e-CNY 역시 국제금융거래에 본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위안화는 기능 많고 가성비도 괜찮을 수도 있지만, 만년 인기 상품으로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에 그 브랜드 가치가 충분히 시장의 신용을 받지는 못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왕휘 교수는  CIPS는 참여 기관과 거래금액에서 SWIFT보다 훨씬 적고, 완전한 우회가 불가능하다며, 위안화 통화스왑은 달러화 부족 상황엣는 쓸모없는 장식이라고 진단했다.

 

 

◇ 다가오는 삼극시대…통화 통일 아직 어렵다

 

이왕휘 교수도 당장은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중국과 인도, 브라질,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제규모가 현 G7을 뛰어넘을 것은 분명하고, 미국이 도전자들과 기술적 우위가 좁혀 들어가는 것을 묵과하면서 무역적자를 감수하지 않으려 하기에 네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첫째는 달러화가 현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 미국에 대한 국제적 불만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달러를 대체할 만한 대체제가 없다.

 

둘째는 위안화가 새로운 기축통화가 되는 것. 일단 중국의 경제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에 위안화의 부상은 막을 수 없으며, 압도적인 양적 질적 성장을 기록한다면 제2의 미국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셋째는 달러 경제권과 위안화 경제권으로 세계가 나뉘는 것이다. 미국-일본-호주-영국 등에게 있어 달러는 경쟁자들을 밀어낼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반면 브릭스 국가들은 양적인 규모와 잠재성장력을 갖췄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 산유국들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남미와 동남아 국가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위안화가 도전을 받는다면 그 전초전은 권역별 경제 대립으로 시작될 것이며, 그 선두에 달러화와 위안화가 배치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넷째는 그럼에도 유로화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유럽 국가들은 위안화 대두 이전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통화동맹을 맺고, 북구 일부 국가와 스위스, 영국 등을 제외하고 각국의 통화를 유로화로 통일시켰다. 유로화는 아직 유럽권역 내 결제통화에 묶여 있고 그 밖의 권역에서 범용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30년 가량 유지된 ‘하나의 체제’이고, 유로존이 유지되는 한 유로화 체제 역시 계속 갈 것이다.

 

이왕휘 교수는 현재 단기간 결제 통화에서 발생할 변화는 통화 블록화라고 강조했다. 달러화와 위안화 간 통화 패권 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당장은 유로화가 버티면서 삼극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2017년~2021년 사이 SDR 통화 바스켓의 조정 결과를 보면, 위안화 비중은 10.92%→12.28%로 오르는 동안 달러화 비중은 41.73%→43.38%로 도리어 늘어났다.

 

피해를 본 것은 다른 결제통화들로 유로화는 30.93%→29.31%, 엔화는 8.33%→7.59%, 파운드화는 8.09%→7.44%로 각각 축소됐다.

 

위안화의 부상은 달러화를 먹은 게 아니라 나머지 결제통화들을 먹은 것인데 유로화는 아직 덩치가 있어서 버틴다고 해도 나머지들을 축소될 것이며, 유럽의 경제성장이 획기적으로 올라가지 않은 반면 신흥국 경제성장이 고도화되면 점차 달러에 맞서는 위안화로 수렴하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 블록과 위안화 블록간 양극체제로 통화 경쟁이 수렴된다.

 

이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은 결국 통화시장의 변수가 된 중국인데 앞서 살펴보았듯이 중국은 위안화에 편의기능만 넣지 말고, 신용을 바탕으로 양적인 측면을 뿌릴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이왕휘 교수는 위안화의 확장 요건으로 중국의 경제성장, 금융시장 확대, 대외 진출 등을 지목했다. 엔화나 파운드 화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대공황, 자연재해, 전쟁 등 미국의 대내외 위기는 위안화가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럼에도 위안화가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얻으려면 중국 정부가 자본계정 통제의 고삐를 풀고, 외환시장 개입을 줄여나가야 하며, 달러화가 국제사회의 반발을 받게 된 통화의 무기화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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