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했다가 전액 상환한 서민‧소상공인 최대 290만명 대상 신용사면이 이뤄진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4‧10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도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은 “이미 작년부터 검토된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전금융권이 20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자 중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한 경우에 한해 연체이력 정보 상호 공유 및 활용을 제한해 연체이력을 사실상 삭제하는 내용이다.
자사 고객 연체이력 정보는 그대로 남아있긴 하지만 금융권은 금리‧한도 등 대출조건에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신용정보회사(CB)도 연체이력을 신용평가에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지난 11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 8월 코로나19로 인해 신용회복지원을 실시했으나 이후 예상치 못하게 고금리‧고물가가 장기 지속된 점을 고려해 이번 신용사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용회복 지원 방안이 시행되면 개인 대출자를 기준으로 약 290만명의 장‧단기연체 이력정보 공유‧활용이 제한될 것으로 추정된다. 290만명은 전체 연체발생자의 98%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신용평가사(CB)는 금융소비자가 신용사면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는 확인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개인신용펴가 및 여신심사시 동 연체이력이 공유되지 않아 신용점수 상승, 카드 발급, 대출 등의 금융거래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약 250만명의 신용점수(NICE 기준)가 662점에서 701점으로 평균 39점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점수가 상승하며 대환대출 등을 통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발급도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회복 지원 이후 15만명이 추가로 관계법령에 따른 카드발급 기준 최저신용점수(NICE 645점)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이외 신용회복 지원 이후 25만명이 추가로 은행업권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NICE 863점)를 넘게 되는 등 대출 접근성 향상도 기대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이례적인 고금리·고물가의 지속 등 예외적인 경제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연체돼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 290만명이 넘는다”며 “비정상적 외부환경 때문에 연체에 빠진 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재기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이번 지원안이 총선 전 급하게 실시되는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작년 후반기에 채무불이행자와 폐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보면서 해결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가 있었고 신용회복 지원도 검토대상 중에 있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라 검토대상에 쭉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실하게 빚을 상환한 차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더 커져서 불가피하게 연체하는 분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연체자들이 빨리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와야 우리 사회도 건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는 더 큰 취지에 따라 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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