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지난 40여년 동안 소리가 좋아 매년 제자들과 함께 산수 좋은 곳을 찾아 소리 수련을 하며 우리 소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허애선 명창을 만났다. 허애선 명창은 과거 천하명창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지식과 경험을 제자들에게 전수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맑고 섬세하며 남도 특유의 한과 정서를 잘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진 허애선 명창은 지난 1월 6일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소리! 심청을 만나 울림이 되다”란 주제로 제자발표회를 성황에 마쳤다.
조세금융신문은 북과 의자, 책을 놓는 보면대 외에는 다른 장식품이 거의 없는 고졸한 느낌의 ‘허애선 판소리 남도민요연구소’ 허애선 명창을 만나, 인천지역 국악 활성화 및 제자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갑진년 새해의 포부를 들어봤다.
Q. 맑고 섬세한 소리로 특히 애원성의 극적표현과 판소리 특유의 한과 정서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허애선 명창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천의 국악발전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6일 개최했던 제자발표회를 마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 매년 연말이면 일 년 동안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제자 발표회를 열지만 이번에는 인천지역의 국악 활성화라는 소망을 담아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에서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소리 전승의 향연을 여는 대잔치를 벌이게 된 것 입니다. 인천은 심청가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곳 입니다.
옹진군 백령도에는 심청각과 심청의 동상이 있으며 학자들은 이곳을 심청가의 인당수라고 비정합니다. 이런 인천에서 새해 첫 주에 우리 소리 심청과의 만남은 작지만 분명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지난번 열린 제자발표회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평가도 듣고 싶습니다.
A.그 동안 제자들이 소리 연습은 열심히 했는데, 함께 모여서 무대 연습은 한 번도 못해 봤어요. 그래서 공연 전에 무대 등장과 퇴장, 단체 공연시의 동작 등을 간단히 연습을 하고 공연에 들어갔는데 너무 잘해주었어요.
지난 공연에서는 초등학생부터 70대 중반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출연자들이 1년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관객들 앞에서 마음껏 선보인 신명나는 잔치로 진행되었습니다. 심청가의 눈 대목들을 제자들이 나눠서 연창하는 내용도 좋았고, 특히 농부가와 사물놀이, 마지막에 진도아리랑을 출연진과 관객들이 합창할 때는 정말 하나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Q. 제자발표회는 연말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실시하는데 이번에 연초에 개최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A. 그렇죠. 보통 여름 산공부때나 연말쯤 한해를 정리하면서 많이들 하세요. 사실 올해는 저희의 4번째 제자발표회인데 그 동안은 저희 판소리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인원도 있고, 제자들 수준도 올라가서 좀 더 의욕적으로 판을 펼쳐보자는 생각으로, 이왕이면 연초에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을 했어요.
Q. 선생님께서는 소리를 좀 늦게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동기가 있으셨는지요.
A. 네 고등학교 2학년때 시작했어요. 진도니까 소리는 어릴 때부터 들었는데 제가 소리를 한다고 생각 안했는데 한번 배워보고는 바로 이게 내 길이다 라고 느껴졌어요. 지금도 소리 할 때가 가장 기쁘고 설렙니다.
Q. 인천지역 국악 활성화 및 제자 양성을 위해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인천과 인연을 맺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A. 예, 제가 인천 시민이거든요.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그리고 인천과의 인연은 벌써 30여년이 됩니다. 제가 대학교를 마치고 인천시립대학생들과 인천지역 선생님들에게 판소리와 민요를 가르쳤어요. 창극단에 들어간 뒤에도 지금까지 인천에서 판소리와 민요 등 많은 공연을 했어요.
Q. 인천에서 올린 공연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요.
A. 인천에서 춘향가 완창도 했고 심청가 완창도 했는데, 인천서구문화회관에서 완창을 하던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외교부 소관 사단법인 국제희망니눔네트눠크의 국내외봉사단원인 저는 틈틈이 봉사활동에 합류하며 나눔활동을 실시하는데 그 정신으로 공연이 끝난 뒤에는 독거노인 어르신들을 따로 모시고 식사를 대접해 드렸어요.
Q. 인천지역은 국악이 아주 활발한 곳은 아니라고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A.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하지만 사실 인천은 판소리와 깊은 관계가 있어요. 지금 백령도에는 심청각과 심청동상이 있는데요, 학자들은 백령도 앞바다를 심청가의 인당수로 비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스토리텔링이 있는데 현재 좀 침체되어 있어요.
그런 분위기를 바꿔야지요. 그게 새해 첫 주에 인천에서 제가 발표회를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천공항은 전 세계의 허브공항인데, 이 말은 우리 소리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가장 좋은 지역이 바로 인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Q. 제자들이 연령별로 다양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특별한 지도방법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를 잃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초등학생한테는 어른들처럼 가르치면 안되거든요. 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해줘야 해요. 초등학생들은 같이 놀아주면서 해야 합니다. 물론 전공자들은 다르지만요.
Q. 앞으로 계획과 포부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A. 인천에서 좀 더 다양한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해서 꾸준히 완창도 하고, 판소리 민요공연도 열심히 할거구요. 또 다른 장르와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창극 공연도 하고,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도 하고, 우리 소리를 많은 분들이 듣고 즐길수 있도록 판소리의 대중화를 이룰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한편 허애선 명창은 현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이며 중앙대학 한국음악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우향, 신영희, 안숙선, 강송대 선생을 사사했으며, ‘국립국악원주최’ 전국 국악 경연대회 성악부문 '금상', 남도민요 전국경창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박동진판소리 명창.명고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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