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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더 얽힌 상충 변수들' 땜에..한은 기준금리, 내년 성장률이 관건?

'환율 불안에 동결' 전망 우세하지만…경기인식 나쁜데 안낮추면 '모순'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1%대 여부 주목…전문가 "인하 사이클, 내년 연 2.50%서 끝"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나라 안팎에서 초대형 경제 변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고심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 다시 치솟은 원/달러 환율,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추가 인하에 더해 0.1%에 그친 3분기 경제성장률 충격까지, 상충하는 변수들이 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까닭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 3.25%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1,400원대 원/달러 환율, 10월 금리인하 효과 확인, 트럼프 정책에 따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폭 축소 가능성 등이 주요 근거다.

 

환율은 트럼프 당선 이후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물가·금리 상승 기대 등을 업고 뛰기 시작해 지난 13일 장중 1,410원 선을 넘어서는 등 2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1.4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1,400원대 환율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 수준 상승으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다"며 "일단 동결한 뒤 10월 인하 이후 금융 안정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10월 금리 인하의 영향을 평가하는 과정"이라며 "여기에 환율 상승과 미국 대선 이후 정책 영향까지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준이 최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바뀌었다"며 "연준의 시각이 바뀐 것을 금통위도 알 테니, 연준의 12월 결정을 지켜보고 움직이는 쪽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성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약 2.0% 정도면 잠재성장률 수준이니 용인될 수도 있다"며 "그보다는 환율이 불안하고 연준 정책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은이 좀 더 지켜 볼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경기 전망이 워낙 나빠진 만큼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환율'보다 '경기'를 더 시급한 과제로 주목하고 연속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 살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특히 한은이 2기 트럼프 정부 출범 등의 변수를 반영해 내년 성장률을 상당 폭 낮출 경우, 추가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인데, 뚜렷하게 나빠진 경제인식에도 금리를 그대로 묶어둘 경우 '모순적 결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노무라증권은 금리 인하를 예측하면서 인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 격차 확대 등에 대해 "이미 한국 금리는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 뉴노멀인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며 "원화 가치도 다소 더 떨어진다해도 국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금까지 수 차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특정 환율 수준을 타겟(목표)으로 관리하지 않는다. 변동성이 커지는지, 다른 나라 통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절하(가치 하락)됐는지가 중요하다"는 시각을 강조했다.

 

LG경영연구원은 "현시점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보지만, 인하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인데, 동결이거나 인하거나 아주 근소한 차이로 결정될 것 같다"면서 "동결의 경우 환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고, 인하한다면 경기에 대한 한은의 인식 변화가 요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는데,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2.4%(8월)에서 2.2∼2.3% 정도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성장률로, 2.1%였던 전망치가 1%대로 내려갈 경우 기준금리 역시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뚜렷한 경기 하강을 인정하면서도 금리를 동결해 경기 부양을 미룬다면 논리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일각에서 내수 부진의 일부 책임이 늦은 기준금리 인하에 있다는 이른바 '실기론'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정부나 여당 등의 금리 인하 압박을 완전히 무시하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리는 추세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17일 기준금리를 0.25%p 내렸고, 오는 12월 '빅컷'(0.50%p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국중앙은행(BOE) 역시 이달 7일 금리를 0.25%p 낮췄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이 이번에 인하를 단행하거나 아니거나 상관없이. 내년 연 2.50%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한 번에 0.25%p씩 낮춘다고 가정하면 내년 상반기나 3분기까지 세 차례, 0.75%p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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