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문자내용=한국공인중개사협회]](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313/art_17427940797751_6f76de.png)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도심에서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24일 서울 일대에서 최근 발생한 이른바 ‘당근마켓 사기’에 대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국민과 소속 회원들에게 각별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특히 당근마켓과 같은 직거래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사기꾼들이 공인중개사나 임차인을 사칭하며 빈 오피스텔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사건의 중심에 선 피해 사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오피스텔을 임대 중인 박 모 씨의 경험이다. 박 씨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20만원에 내놓은 신축 오피스텔에 대해 한 ‘관심 임차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상대는 “집 앞에 와 있으니 출입문 비밀번호만 알려달라”며 직접 보겠다고 요청했고, 박 씨는 별 의심 없이 비밀번호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는 사기극의 시작에 불과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 비밀번호를 손에 넣은 사기꾼은 당근마켓에 해당 오피스텔을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재광고했다. 주변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현혹된 청년들은 사기꾼에게 연락했고, “집을 보고 마음에 들면 가계약금 100만원을 보내라”는 말에 속아 돈을 입금했다. 사기꾼은 위조된 등기부등본과 신분증 사진까지 보내며 신뢰를 쌓았고, 이후 연락을 끊었다. 피해자 중에는 보증금 전액인 1000만 원을 송금한 사회 초년생도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 씨는 “경찰로부터 사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너무 마음이 아파 출입문에 ‘당근 사기 주의’ 안내문을 붙였다”고 전했다.
이 오피스텔에서만 유사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으며, 피해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심지어 강남에서는 집주인을 사칭해 직거래 계약서를 작성하고 입주까지 한 사례도 보고됐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를 추적 중이지만, 직거래 플랫폼의 특성상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단서를 잡기가 어렵다는 것.
이에 협회는 “매물당 2~30명씩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실 오피스텔이라도 비밀번호를 함부로 알려주지 말고, 의심스러운 접근이 있으면 즉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또 공인중개사를 사칭하며 “공동중개를 하자”고 접근하는 경우도 있으니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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