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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맞은 아세안 외교장관들 "일방적 관세 우려"

루비오 "엄청난 美무역적자 해결 위해 관세 필요"
中왕이 "전형적인 괴롭힘…아세안과 경제협력 강화"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20∼40%의 고율 '관세폭탄'을 얻어맞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의 외교장관들이 함께 모여 일방적인 관세를 우려했다.

 

이들과 만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관세'의 필요성을 역설한 반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미국 관세의 부당함을 부각하면서 아세안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썼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날 "세계 무역 긴장 고조와 국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 특히 역효과를 낳고 세계 경제 분열을 심화할 위험이 있으며 아세안의 경제 안정과 성장에 복잡한 도전을 제기하는 관세 관련 일방적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잇달아 가진 뒤 이같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하고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 체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모든 파트너와 건설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면서 외부 파트너 국가로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을 거론했다.

 

이어 아세안 내 각종 무역 협정 체결과 기존 협정 개정, 외부 파트너와 자유무역협정(FTA) 발전 등을 통해 아세안의 회복력·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중국·아세안 FTA의 '버전 3.0' 업그레이드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에 대해 양측의 경제·무역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간 지난 7일 세계 14개국, 9일 8개국에 잇따라 서한을 보내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중 이미 협상을 타결한 베트남과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싱가포르를 제외한 8개국이 20∼40%의 고율 관세에 직면했다.

 

이번 성명은 관세와 관련해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에 대한 불만을 집단으로 나타낸 것이다.

 

첫 아시아 방문으로 말레이시아를 찾은 루비오 장관은 이들 앞에서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광범위한 관세가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관세'를 옹호했다.

 

그는 전날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회의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관세에 대한 불만을 접했다면서도 중국 패권에 대한 우려 등 안보 문제와 미국과 협력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기자들에게 "물론 이 (관세)문제가 제기됐다"면서도 "하지만 이 문제가 이들 국가와 관계를 규정하는 유일한 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아시아 방문을 마치면서 "(미국의)이런 무역적자를 살펴보면 엄청난 규모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여기 있는 모두는 이런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성숙한 지도자"라고 밝혔다.

 

반면 왕 주임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세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비판하면서 미국과 아세안 사이를 벌려 놓으려고 시도했다.

 

왕 주임은 태국·말레이시아·캄보디아 외교수장과 개별 회담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전형적인 괴롭힘과 일방주의 행위", "자유무역 시스템의 훼손", "모든 당사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려는 시도"라고 공격했다.

 

또 이에 맞선 중국의 대응은 중국뿐 아니라 아세안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아세안과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아세안도 중국·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협상 타결 등을 거론하며 화답했다.

 

중국과 아세안이 가장 크게 대립하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남중국해 행동강령'을 마련하기 위한 아세안과 중국 간 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아세안 10개국이 가입한 '동남아 비핵지역 협정'(SEANWFZ)에 중국이 서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어떤 핵보유국이든 이 조약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며 환영했다.

 

이 협정은 아세안 회원국의 핵무기 개발·보유를 금지하고 핵보유국의 핵무기 탑재 선박이나 항공기가 아세안 역내를 방문·통과할 경우 이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내전과 관련, 군사정권이 추진하는 총선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면서 군정에 아세안에 약속한 폭력 중단 등 평화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하산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얀마에 현재로서는 선거가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권고했다"면서 "모든 폭력을 중단해 모든 정당이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최근 반군과 전투에서 수세에 몰린 미얀마 군정은 오는 12월∼내년 1월 총선을 실시하려고 한다.

 

모하마드 장관은 "부분적인 선거는 의미가 없다"면서 모든 정당이 참여하지 않는 미얀마 선거는 아세안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세안은 또 공동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과 관련해 즉각 휴전,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가자지구 민간인 공격을 규탄하고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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