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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추가 개정에 재계·소액주주 의견 갈려

재계 "경영권 방어수단 없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시 부작용 우려"
소액주주 "국내 기업들, 그간 자사주 내부자 이익 수단으로만 활용해"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정치권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연달아 발의하자 재계와 소액주주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재계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져 외국계 투기 세력 등으로부터 쉽게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소액주주‧시민단체 등은 그간 대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오너일가 승계 및 대주주 이익 확보 등에 악용됐다는 입장이다.

 

16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이날 자사주를 3년 이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내용 등이 담긴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 14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보다 더 강력한 내용이 담긴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차규근 의원이 발의한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는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원칙적으로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이 담겼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는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 재계 “경영권 방어 장치 없는 성급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 부작용 커”

 

이처럼 정치권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연속 발의하자 재계는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사주는 비록 의결권은 없으나 합병 비율 결정 과정 등에서 우호지분처럼 활용이 가능해 적대적 M&A 방어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재계 주장이다.

 

또 재계는 자사주가 그간 스톡옵션과 같은 직원 보상 수단, 합병 대가, 자금조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 만큼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이같은 기업들의 재무·경영 전략이 축소된다고 우려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매입한 자사주도 엄연한 사유재산에 해당하는데 정부가 이를 강력히 규제하는 것은 자본주의 원리에도 맞지 않다”며 “특히 주요 선진국이 시행 중인 차등의결권(Dual-Class Shares) 같은 별도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채 성급하게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한다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등의결권은 주식 1주당 의결권 수에 차등을 두는 제도로 창업자나 경영진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미국, 캐나다, 홍콩 등 주요 국가에서 도입해 시행 중이다.

 

◇ 소액주주·시민단체 “기업들의 자사주 악용 사례 제한해야”

 

반면 소액주주 및 시민단체 등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에 환영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통해 그간 기업 오너들이 행한 사익편취 행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그간 국내 대기업들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우호주주에게 매각하거나 업무제휴 등의 목적으로 타기업 자사주와 맞교환해 상호주를 형성함에 따라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며 “이는 회사의 공유재산인 자사주를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지배권 확보에 사용하는 행위로 일반주주들은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손실을 입는 대표적인 사익편취행위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소액주주 단체 관계자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 증가한다”며 “이는 곧 주가 상승 가능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주가 부양 효과는 실질적으로 주주 전체에게 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그간 다수의 기업들은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고 고위 임원 인센티브나 합병 등을 위한 우호지분 확보 용도로 장기보유해왔다”며 “이처럼 자사주를 내부 관계자 이익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소액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와의 이해 충돌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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