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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데스크 칼럼] 정부조직 개편, 미래 산업 강국으로 가는 시험대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이재명 정부가 출범 석 달 만에 내놓은 조직개편안은 단순한 행정 개편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검찰 개혁 등 정치적 쟁점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번 개편의 진짜 무게추는 경제와 미래 산업을 향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AI를 단순한 신산업이 아닌 국가 성장 동력의 최전선으로 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약 17년 만에 부활하는 과학기술부총리는 정부의 기술·산업 혁신 정책을 총괄하며, AI·반도체·첨단산업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밀어붙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기능을 일원화한 조치는 의미가 크다. 과기정통부가 방송 업무에서 벗어나 AI와 첨단기술 정책에 전념하도록 해, 정부 부처의 업무 집중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아울러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13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국가 AI전략위원회는 범부처 정책조정 체계의 정점에 서며, AI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조직개편을 35조3천억원 규모로 증액된 연구개발(R&D) 예산과 맞물려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 틀을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정책 자원과 예산을 집중 투입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산업강국으로 도약”이 이제 구체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경제 관점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화는 기획재정부의 권한 분산이다. 기획과 예산을 전담하는 기획예산처와 경제·세제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 기능을 나누면, 재정 운용과 경제 정책의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재정건전성과 성장 정책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기업 환경 안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체계 강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상공인 전담 차관 신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하는 실질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본부의 차관급 격상은 노동 현장의 안전 강화와 기업 생산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역시 에너지 전환 산업, 탄소중립 기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지나친 동시다발적 신설·분리는 오히려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 행정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직 간 협업과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산업 정책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 또한 국회 동의라는 정치적 절차적 관문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은 대한민국이 '미래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정부가 경제·산업 분야에서 과감한 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불가피하면서도 필요한 선택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의 디테일이다. AI 전략, 재정 운용, 기후 산업, 소상공인 지원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질지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일 잘하는 정부'는 청사진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에서 입증된다.

 

경제와 산업의 판을 다시 짜는 이번 조직개편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기술·산업 경쟁에서 다시 한 번 앞서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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