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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거품 우려에 격동의 한 주…"월가, 더 큰 혼란 대비"

3주간 낙폭, '관세 충격' 4월 이후 최대…WSJ "월가 베테랑들도 예상못한 전개"
시스코 前CEO '제2산업혁명' 장담에도 2001년 주가 ⅓토막 전례에 월가 경계감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 등에 급격한 장중 변동성으로 격동적인 한 주를 보낸 뒤 투자자들이 더 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미국 유력 매체가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날 보도를 인용,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일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1.95% 하락했다면서 11월 들어서는 3.47% 내렸다고 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낙폭이 이번 주 2.74%, 11월 들어 6.12%에 달했다. 11월 3주간 낙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 발표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지난 4월 이후 가장 컸다.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나타난 급등락은 월가 베테랑 전문가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됐다고 WSJ은 전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지난 19일 증시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거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황 CEO의 발언에 환호했고,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개장 초 주가 상승률은 5%에 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AI 거품 우려는 당분간 사그라질 분위기였다.

 

그러나 상승 랠리는 얼마 가지 못했다. 미 동부시간 정오 무렵 S&P 500 지수가 약세로 하락 반전했고, 엔비디아도 결국 3.15% 하락 마감했다. 이날 하루 엔비디아의 장중 고점 대비 낙폭은 8%에 달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 때 이익을 얻는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카이로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라몬 베라스테기는 "사람들이 진짜로 질겁했다"며 "나와 얘기를 나눈 사람 중 누구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격동의 한 주는 21일 반등으로 마무리됐지만, 올해 들어 랠리를 펼치던 주식들은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뒤였다.

 

개인 투자자 열풍을 주도한 온라인 거래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달 들어 26.9% 떨어졌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같은 기간 30% 하락했다.

 

AI 관련 종목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AI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는 11월 들어 낙폭이 22.76%에 달했다.

 

AI 관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X)의 'AI&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10.3%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빅테크는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이 터지기 전 인터넷 관련 기업처럼 기업이익 대비 높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로 거래되진 않고 있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과거 증시 선례에 비춰볼 때 주가는 기업 뉴스가 부정적으로 변하기 전 이미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2000년 당시 인터넷 기업의 총아로 꼽혔던 시스코의 존 챔버스 당시 CEO는 2000년 8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60% 늘었다고 보고하면서 "제2의 산업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다"라고 말했지만, 회사 주가는 1년 후 67% 하락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투자업체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지난 20일 '그렇게 다르지 않다'라는 제목의 투자자 노트에서 2000년 IT 거품과 현 상황에 유사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수년간의 강세장을 고려할 때 최근 조정이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S&P 500 지수 기준으로 볼 때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은 4.2%로, 기술적 조정 구간이라고 불리는 10% 낙폭에 미치지 않는다.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매슈 팀 주식파생상품 트레이딩 책임자는 AI나 가상화폐에 집중해 투자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분산 투자한 이들은 특별히 패닉 상태가 아니라며 "대부분의 사람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사모대출의 부실 우려나 투자 기반이 커진 가상화폐의 최근 급락도 투자자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자동차 담보대출업체 트라이컬러나 자동차 부품공급사인 퍼스트브랜즈 등 사모대출 자금에 의지해온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파산 신청을 하면서 부실 대출 관련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사모대출 관련 헤지펀드인 푸리에 자산운용의 올란도 게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에서 자금을 빌린 기업 중 일부는 과거 2∼3%대 저리로 현금 흐름의 7배에 달하는 금액을 융자했는데, 이제는 8∼10%의 금리로 재융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급락도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최고치 대비 약 33% 하락한 상태다.

 

과거 샘 뱅크먼-프리드가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했을 때도 금융시장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는데, 최근 몇 년 새 비트코인 ETF 출시 등으로 투자 저변이 넓어지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비트코인 비축 기업인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 스트레티지)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낙폭이 60%대에 달하는데, 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고전할 경우 이들의 가상화폐 구매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WSJ은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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