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미래를 짊어질 신차 XM3가 시장의 호평 속에 성공적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르노삼성차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해를 넘긴 노사 분규 장기화라는 2중 악재에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26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XM3는 지난 9일 공식 출시 이후 보름 만에 사전계약 포함 누적 계약 대수 1만6000대를 기록했다.
월 7천 대 수준인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지금 신청해도 3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다.
도시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M3는 쿠페형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뛰어난 주행 능력 등으로 초기 인기몰이 중이다.
르노삼성차는 XM3의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가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출시를 뒷받침하고, 르노그룹으로부터 유럽 수출용 XM3 위탁생산 물량도 배정받아야 한다.
지난해까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면서 후속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XM3 출시와 맞물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자동차공장들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XM3의 부품 국산화율은 70% 수준으로 유럽이나 일본 등 수입산 부품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입산 부품 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르노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생산계획을 수정하는 경우에도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 배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노사 분규도 XM3의 안정적인 생산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부분파업을 이어갔고 회사도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맞서면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후 신차 출시를 앞두고 노사가 한 걸음씩 물러나 파업은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열린 본교섭에서도 파업 손실금 보상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또 기업노조로 운영되는 르노삼성차 노조를 상급노조인 민주노총으로 가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회사와의 마찰이 우려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 모두 신차의 성공적인 출시와 유럽 수출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규 타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도 하루빨리 진정되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