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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데스크 칼럼]‘라임사태’ 대국민 사기극 ‘뒷배’가 궁금하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조선 후기 평양의 선비였던 봉이 김선달 하면, 사기꾼의 대명사로 통한다. 김선달은 엄격한 신분 제도와 낮은 문벌 때문에 관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을 방랑하며, 권세 있는 양반들과 부유한 상인들을 야바위꾼과 같은 속임수로 골탕을 먹이는 것을 즐기는 한량이었다.

 

설화 속의 사기꾼 김선달은 닭을 봉황이라고 속여 판 후에 ‘봉이’라는 호도 얻었다. 그 후 봉이 김선달은 주인 없는 대동강물을 팔아먹는 대담함으로 조선 최고의 사기꾼으로 등극하게 된다.

 

국민을 상대로 1조 6000억원대의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라임사태의 핵심 인물 3명이 최근 모두 검거됐다. 그들의 계략들을 보면 가히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범했다. 전주와 펀드운용사, 감독당국 직원, 그리고 판매사들이 공조한 대국민 사기극이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다.

 

이번 라임사태는 금융 감독당국과 청와대라는 이력을 가진 직원이 연루되어 사태를 키웠다. 최근 검찰에 구속된 김 전 청와대 행정관은 라임의 자금줄이었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티리 회장으로부터 49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 그는 금감원의 라임에 대한 실사계획 내용을 라임자산 측에 전달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행정관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고향 친구사이로 두 사람은 강남의 유흥업소 출입은 물론 마카오 도박장까지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에게서 스타모빌리티 법인카드를 제공받고 라임사태의 몸통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도 소개받았다.

 

검찰은 최근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를 압수수색해 펀드 관련 자료와 컴퓨터 파일을 확보해갔다. 아울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에 검거 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피의자들이 감독당국이나 정관계에 로비한 정황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라임사태를 키울 수 있게 힘을 실어준 뒷배의 유무 문제다. 만약 진짜 몸통이 나타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판매사들은 급기야 5월 중으로 약 50여억원을 들여 배드뱅크를 만들어 사태를 수습해보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별로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당부분 횡령과 배임으로 자금이 소멸된 상태기 때문이다. 결국 배드뱅크는 라임자산에 대한 파산수순을 밟는 것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뒷북행정’이라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쯤 라임 펀드의 실상이 드러났을 때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여 펀드에 자산동결 조치를 취했다면, 김 전 회장이 라임펀드에서 수백 억원을 빼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감독당국의 관리 소홀이 피해를 키운 꼴이 됐다.

 

모든 대형 사기사건의 이면에는 항상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 금융감독당국은 라임펀드 판매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감독당국에 최소한의 책임감은 없는지 묻고 싶다. 판매사들이 작정하고 고객을 기망하여 상품을 판매한 것은 분명 불완전판매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 2015년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즉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했다. 그 규제완화가 부메랑이 되어 지금 라임사모펀드 부실사태와 같은 비극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현행법에는 펀드 간 자전거래 과정에서 부실전염을 막을 수 있는 제재수단이 사실상 없었다. 자본시장법에는 펀드 간 자전거래를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투자자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을 경우 가능하다는 단서조항 때문이다.

 

그들은 이러한 규제 공백을 이용, 특정펀드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그 펀드의 손실을 다른 펀드에 전가했다.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사실을 은폐했고, 또 환매요청이 있으면 신규로 받은 투자금으로 속칭 돌려막기라고 하는 ‘폰지사기’ 수법까지 저질렀다.

 

이번 라임사태로 인한 사모펀드의 충격과 후유증은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감독당국의 즉각적인 조치가 발동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됐지만 이번 기회에 사모펀드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방안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보완책이라도 마련되길 기대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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