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 투기 사건 처벌 강화 법안의 '소급적용' 논란과 관련해 "명백한 정보에 의한 것인지만 확인되면 (이익을 소급해서) 환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소급이 어려운 것으로 해석했지만, 입법적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발정보를 빼서 사익추구를 하고, 그로 인해 자산가치가 증가한 것이 명백하면 범죄로 얻은 이익"이라며 "벌금 형태든 몰수 형태든 회수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적으로 회수나 환수, 처벌이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입법적인 과정 없이 LH 내부 규정을 통해 적용 가능한 것은 즉시 시행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사위는 업무 중 알게 된 택지 개발 관련 미공개 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주택지구 지정 등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부동산 매매에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투기 이익의 3~5배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투기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형량이 늘어난다.
당정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LH 직원에 대한 처벌을 위해 개정안의 소급적용 방안을 논의했으나 국토위 논의 과정에서 소급적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한편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을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한전공대 특별법도 이날 법사위를 통과했다.
한전공대 특별법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 근거, 개교를 위한 교사(校舍) 확보 등 특례조항, 운영 자율성 등 특수법인 지위 등을 규정한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한전공대 부지를 제공한 부영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을 거론하며 특별법 통과를 반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특혜를 차단할 방안이 마련돼 있고, 국가균형발전 등의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맞섰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표결 처리를 시도했고, 이에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윤 위원장은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합의한 것"이라며 "합의한 것을 이렇게 반대하면 먹튀"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한전공대 특별법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