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가격이 결국 한 통당 평균 3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평년 가격보다 40% 넘게 오른 수준으로,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품질 저하와 공급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전통시장의 수박(상품) 한 통 평균 소매가격은 3만327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전국 평균 가격도 2만9816원으로 사실상 3만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수박 가격은 최근 열흘 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일 전국 평균 가격이 2만3763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 열흘 만에 무려 6053원(25.5%)이나 급등한 것이다. 작년 같은 시기(2만1336원)와 비교하면 약 8500원(39.8%) 비싸졌으며, 평년과 견줘도 41.8%나 높은 수준이다.
◆ 폭염으로 수박 당도 하락…공급 부족 현상 가중
수박값이 급등한 가장 큰 배경은 연일 지속되고 있는 기록적 폭염 탓이다.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수박의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당도 또한 충분히 오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품질이 좋은 상품으로 인정받는 수박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된 상태다.
반면 소비자들의 수요는 날씨가 더울수록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더위를 식히려는 소비자들이 수박을 더 찾지만, 수요 증가에 비해 품질 좋은 물량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농가들이 기준치를 충족할 만큼의 높은 품질의 수박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장에 좋은 품질의 상품이 줄어들자,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고가에 수박을 판매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정부, 농산물 가격 급등에 할인행사 등 긴급 대응책 가동
정부는 수박을 비롯한 농축산물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긴급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수박을 포함한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최대 40% 할인을 지원하는 대대적인 행사에 돌입한다.
이번 할인행사 대상 품목은 수박과 같은 계절 과일을 비롯해 닭고기, 감자, 배추 등 여름철 소비가 많은 농산물과 축산물이다. 특히 소비자 1인당 할인 한도를 기존 주당 1만원에서 2만원으로 두 배 높이고, 전국 130개 전통시장에서도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30%(최대 2만원 한도)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부 대형마트도 별도의 할인 행사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초복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수박을 비롯한 여름 인기 품목들을 대폭 할인한다. 특히 17일 단 하루, ‘파머스픽 씨가 적어 먹기 편한 수박(8kg 미만)’을 정상가 대비 60% 할인한 9900원에 판매한다. 이는 지난 2015년 이마트가 당시 최저가(1만800원)에 판매했던 것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수박 출하량이 작년 같은 달과 비슷하겠지만 기온 상승으로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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