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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납세기업]초아산업, 한국적 명품에 대한 도전의 역사

철탑산업훈장 수상, 중소기업인의 한계를 뛰어 넘은 홍복희 대표

 

(조세금융신문=윤봉섭 기자) ‘패션 산업’이나 ‘패션 비즈니스’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서 1970~80년대 한국산업의 근간을 이루기도 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해외 유명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패션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국내 브랜드를 고집하며 백화점 명품위치를 지켜내고 있는 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달 5일.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제52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초아산업이 그 주인공으로, 우리 것으로 명품을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가 돋보이는 기업이다. 홍복희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열정 하나로 낙후된 한국패션의 초석이 되고 싶었다”
먼저, 초아산업 이증구 회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큰 훈장을 받게 되어 과분한 영광”이라며, 아내인 홍 대표의 고생을 치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상소감 연설문에서 홍복희 대표는 “먼저 저희 초아산업에 철탑훈장을 주신 문재인 대통령께 감사를 드린다”며,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여성 소상공인을 대표해 수상하게 되어 더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 보면 30여년전, 학업과 후학양성의 안정된 생활과 삶을 뒤로하고 1987년 개인숍을 시작했다. 오직 열정 하나만으로 낙후된 한국 패션계의 초석이 되고자 도전하게 됐다”며, 창업배경을 설명했다. 예복을 비롯해 40~50대 전문브랜드를 생산해 왔던 초아산업 홍복희 대표. 1987년대 당시, 외국산 제품들이 판을 치던 시대였기에 이를 안타깝게 생각했던 홍 대표.

 

한국에서도 충분히 명품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브랜드를 출범시키게 됐다. 우리 것으로도 외국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한국이기에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의 영광 뒤엔 제가 옷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는 동안, 직장에서 퇴근 후 가정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저의 남편과 일하는 엄마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일찍 철이 든 자녀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초창기부터 은퇴하고 현재까지 아내인 홍복희 대표를 도와 회사경영의 전반적 부분을 맡아주고 있는 남편 이증구 회장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IMF와 사드문제, 세월호 등 사회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백화점의 특성이 있다. 이런 백화점 매장만 운영하는 초아산업은 여성 기업인으로서 혼자서 사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많은 어려움에도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이증구 회장의 재무와 경영전반에 대한 조력이 있었다. 남편인 이 회장이 조력자로서의 도움을 주었고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여성으로서의 한계와 중소기업인의 애로사항은 자금조달과 신용도문제, 인력문제 등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라고 회상하는 홍복희 대표.

 

그러나 그의 열정과 신념은 이런 어려움 조차 막지 못했다. 결국 중소기업으로서 어렵다는 백화점 입점의 성과를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전 대표님의 제안으로 본점을 비롯해 잠실점, 영등포점, 청량리점으로 매장을 확장하게 되었고 이어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국내 유명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순수 토종브랜드로서 자리매 김하는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1982년 예복 브랜드 LA-Vogue를 론칭, 개인의 사업으로 시작한 패션업 진출이 예복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듯이 1995년 론칭한 마담 브랜드 시스막스(Sysmax) 또한 국내 패션브랜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백화점 전문 여성복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젊은 브랜드 론칭, 맞춤형 명품 도전
초아산업 도전의 역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바로 2016년 F/W 시즌 “수입명품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하고 싶다”며, 20~30대 젊은 층을 겨냥 새롭게 론칭한 J.B.ReFine이 그것이다. 어머니의 도전에 이어 이번에는 셋째 아들 이준복 이사와 그의 부인 주현정 디자이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3형제 중 셋째 아들이 미대에 다니다 보니 작가들 24명이 모였고, 아들은 이들을 인큐베이터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영국으로 유학을 보내 보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게 했고, 젊은 층 공략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가 J.B.ReFine” 이라 밝히는 홍복희 대표는 아들의 도전을 대견스러워했다.


아들과 며느리의 이름 이니셜을 딴 J.B.ReFine 브랜드는 롯데 오픈 당시, 품평회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1년 여 동안 같이 진출한 대기업들조차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백화점 4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기도 하지만 홍 대표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백화점에 이어 다른 백화점들에서도 오픈하라고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좀 더 완벽한 준비와 경험을 쌓은 후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시작단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들 이준복 이사는 명품의류, 여기에 더해서 하고 싶었던 핸드백을 추가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옷이 주력이고 핸드백은 액세서리여야 합니다”라고 사업의 비중을 설명했다. 의류 기본에 충실하며 명품을 추구하겠다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된 경영철학인 셈이다.

 

시스막스(Sysmax)를 흔히 수입 명품으로 착각할 만큼 오직 입소문만으로 성공시켰던 그이기에, 또한 상품성만으로 경쟁하며 오늘의 명성을 이어왔기에 이를 바탕으로 명품이미지를 추구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녹아있는 모습이다.


J.B.ReFine은 젊은 여성층이 갖고 싶은 브랜드로서 한국형 맞춤복 실현이란 목표를 달성시키겠다는 그의 다짐으로도 보였다. 새롭게 시작하는 브랜드인 만큼 주력인 옷으로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저가 물량으로 승부하는 제품이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으로서 명품으로 인정 받기를 원한다”는 말에서, 그의 도전과 성공열쇠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신용과 믿음 ‘소비자가 다시 찾는 브랜드’
“보여서 좋을 뿐만 아니라 입어서 편안한 옷을 만들고 외형이나 이윤이 아닌 소비자가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홍복희 대표.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신용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오랜 단골들이 형성될 만큼 다시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은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여성의류의 특성상 아무래도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추구하는 스타일리스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초아산업 브랜드들이 사랑 받아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보통 명품이라고 하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옷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부유층들이 백화점쇼핑을 즐기며 해외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순수 국내 브랜드로서 그것도 백화점 입점을 통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경쟁력은 단순히 보는 것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옷의 기본인 편안함이 묻어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명품만이 가지고 있는 세련미와 고급 맞춤복의 컨셉을 예술적 디자인으로서 풀어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기본에 충실하며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했던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단순히 제품만이 아니라 경영에 있어서도 사내외적으로도 인정받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껏 직원들의 월급을 밀리거나 거래 대금을 늦춰 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IMF 때에도 그 흔한 어음조차 사용하지 않고 매월 결제를 꼬박꼬박 현금으로 처리해주었고 그러다보니 거래처에서 언제든지 외상으로 재료를 공급하겠다고 합니다”라며, 웃는 이증구 회장의 모습에서 얼마만큼 신용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34년간 매년 사회복지관과 적십자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수 만점의 의류를 기증해오며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서대문 장애인종합복지회 등에 3억6천만원 상당의 옷을 기증하며 나눔과 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에서 소비자에게 받은 사랑을 이웃들 에게 나눠주고자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창업 때부터 지금껏 저를 믿고 도와준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오직 제품에 대한 품질만을 위하여 그리고 고객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직원들과 한 몸이 되어 노력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말에서 초아산업의 성공키워드가 보이는 듯싶다.


중소기업으로서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기 마련. 경영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인력관리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패션이라 하면 옛날 봉제나 공장으로 인식하여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은 편이다.

 

사실 일반 회사보다 더 높은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회사에 많이 근무하는데도 불구하고 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회사에는 오랫동안 함께하는 직원들이 많고,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원하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이다. 청년실업난이 심각하다는 요즘과 다소 동떨어진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제 은퇴하고 싶다”는 이 회장과 홍복희 대표. 그래도 셋째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보이는 것은, 명품을 추구하던 30여년 결실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 듯 보였다.

 

<본 기사는 조세금융신문이 발행하는 월간지 '월간 조세금융'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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