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CEO탐구]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ONE신한’으로 리딩뱅크 탈환한다

무너진 1등 그룹 아성…새 수장 책임 ‘막중’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수년 동안 명실상부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온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그룹이다.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국내 2번째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신한금융은 2008년 이후 무려 9년 동안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 아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2017년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2조 91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대형 M&A 전략을 앞세운 윤종규 회장의 KB금융(3조 3119억원)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이듬해인 2018년 3분기까지도 신한금융은 리딩뱅크 탈환에 실패했다. 3분기 누적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 6434억원으로 KB금융의 2조 8688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뒤처졌다.

 

4분기 들어 신한금융이 막판 역전에 성공해 1년만에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희망퇴직 비용 등 KB금융의 일회성 비용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역전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140억원으로 신한금융의 순이익(3조1570억원)을 상회한다.

 

9년 연속 1위를 달리던 신한금융의 입지가 불안해지자 조용병 신한 금융 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흘러나오고 있다. 2010년 신한사태(경영진 내분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동우 전 회장은 내부 안정과 1위 수성을 모두 이뤄냈지만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부터 KB금융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조 회장은 확고한 리딩뱅크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오렌지 라이프생명보험(구 ING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자회사 CEO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도 했다.

 

행원 출신 전통 ‘신한맨’,

신한사태 당시 중립인사 ‘부각’ 은행장까지

 

조용병 회장은 1957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디딘 정통 ‘신한맨’으로 미금동 지점장, 세종로 지점장 등을 거쳐 신한은행 인사부장, 기획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 센터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2007년에는 뉴욕지점장을 맡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자금조달 등 주요 업무를 수행했으며 2009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담당전무, 2010년 경영지원그룹 전무에 올랐다.

 

그러던 중 2010년 신한금융과 조 회장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신한사태’가 일어났다. 신한사태는 신한금융의 경영권을 놓고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측이 고소, 고발까지 진행했던 ‘내분사태’다.

 

당시 라 전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4연임을 하며 신한금융의 독보적 1인자 위치에 있었다. 그는 도쿄 재일동포 주주들로부터 지지 받고 있었으며 측근 인사들은 이른 바 ‘라응찬계’를 이루며 신한금융의 주류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한사태로 인해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3인이 동반 퇴진하는 초유에 사태가 발생했고 그 측근 인사들도 일부 자리를 떠났다.

 

신한사태 봉합 임무는 2009년까지 신한생명 부회장을 맡은 후 신한금융을 떠나있던 한동우 전 부회장이 맡았다. 한 전 회장은 신한사태, 계파 갈등의 흔적을 빠르게 지우기 위해 내분 당시 ‘라응찬계’, ‘신상 훈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중립인사를 중용하기 시작했다.

 

조용병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조 회장은 일본 주주들과는 거리가 먼 뉴욕지점장 등을 지냈고 신한금융 내 인연이 있는 최영휘 전 사장 역시 뉴욕지점 지점장 등을 지낸 중립계 인사다. 이후 KB금융 사외이사까지 지냈던 최 전 사장은 조 회장과는 사돈관계로 조 회장은 최 전 사장의 처조카사위다.

 

2011년 신한은행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담당부행장이 된 조용병 회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CEO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에 오르며 한 전 회장에 이은 신한금융 2인자에 오르게 된다.

 

당시 가장 유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여겨지던 인물은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당시 신한카드 대표)이었다. 위 행장은 라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신한사태 이후에도 신한금융 내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에 선임될 수 있었던 것은 한 전 회장이 강력한 지지를 보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한 전 회장이 신한사태의 장본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위 행장보다 조 회장의 행장 선임을 더욱 선호했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별명 ‘엉클 조’에서 알 수 있듯이 조 회장은 부하 직원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며 덕분에 신한 금융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은행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이메일이나 전화보고 등을 활용해 대면보고 시간을 크게 줄이는 등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2016년 7월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자율 출퇴근제 등을 도입한 것 역시 조 회장의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뉴욕지점장과 글로벌사업그룹 담당 임원 등을 지냈던 만큼 글로벌사업에 강점을 보인다. 은행장으로 있으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주력, 16개국, 70곳이던 해외 네트워크를 20개국 150곳까지 확장하기도 했다.

 

행장 넘어 회장으로…채용비리 사태 ‘최대 위기’

 

은행장 임기 동안 업계 1위를 유지한 조 회장은 2017년 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한동우 전 회장의 후임 자리로 가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한 전 회장은 고령의 나이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했고 최대 경쟁자는 2년 전 은행장 자리를 두고 만났던 위성호 은행장(당시 신한카드 사장)이었다.

 

조 회장과 위 행장은 최종 후보 3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최종 면접까지 함께 치렀다. 그러던 중 위 행장이 PT면접을 마친 후 돌연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조 회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당시 위 행장은 “조용병 행장이 여러모로 선배이기 때문에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면접관들에게 전했다. 위 행장은 조 회장보다 1살 어린 1958년생이며 입행도 1년 늦은 1985년에 했다.

 

갑작스러운 위 행장의 사퇴는 당시 많은 해석을 낳았다. 조 회장에 대한 한 전 회장의 지지가 부담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장 대신 신한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다수 제기됐다.

 

실제로 조 회장의 취임 후 공석이 된 신한은행장 자리는 큰 이변 없이 위 행장에게 돌아갔고 신한금융은 ‘조용병-위성호 체제'를 구축했다.

 

조 회장과 위 행장의 불협화음을 우려했던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한금융은 새로운 체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고문직을 수행한 한 동우 전 회장의 ‘수렴청정’ 논란이 잠시 일기도 했지만 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201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이 전 은행권으로 확대된 것이다.

 

신한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며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인위적으로 조정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외부 청탁자 17명, 전·현직 최고 임원 청탁자 11명, 은행 부서장 이상 자녀 14명, 성차별 채용 101명, 기타 11명 등 총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신한은행 전 인사부장 2명과 법인을 포함해 총 8명을 재판에 넘겼다. 2015년부터 은행장을 맡았던 조 회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원자 30명에 대한 점수 조작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조 회장 역시 지난해 10월 8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다행히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같은 달 31일 불구속 기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친정체제 구축…

‘ONE신한’으로 위기 돌파

 

신한금융과 조용병 회장에게 ‘채용비리 의혹’은 여전히 가장 큰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채용비리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1심이 실형으로 선고돼 업계 전체가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 측에 조 회장의 유고를 대비한 지배구조 비상대책을 주문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오히려 신한금융 안팎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대형 M&A로 리딩뱅크 탈환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대규모 자회사 CEO 교체를 단행해 그룹 장악력을 높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를 확정지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MBK파트너스의 자회사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 1000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 74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가는 2조 2989억원이다.

 

1월 16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신청 허가도 받았다. 이로써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의 14번째 자회사가 됐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이다. 해당 금액을 신한 금융의 3분기 수익에 단순 합산할 경우 신한금융은 KB금융을 넘어서게 된다. 오렌지라이프는 업계 최상위 건전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후 부담도 덜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RBC비율은 438.06%로 업계 평균(240.81%)을 크게 웃돌고 있다.

 

조용병 회장 역시 오렌지라이프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한생명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지난해 말 조 회장은 자회사 CEO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비록 지난 12일 정문국 사장이 사장 후보 추천에 대한 고사를 표명해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이 새롭게 내정됐지만 피인수회사의 대표를 인사회사의 CEO에 내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에 조기통합을 염두에 둔 조 회장의 포석으로 해석됐다.

 

조용병 회장의 이번 자회사 CEO인사는 세대교체와 친정체제 구축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그룹 내 2인자면서 동시에 조 회장의 최대 경쟁자로 여겨지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퇴진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줬다.

 

위 행장도 자신의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후임 은행장을 내정한 신한금융에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위 행장은 CEO인사 소식이 전해진 후 “인사 시기도 그렇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신한금융의 주요 5개 계열사의 CEO는 차기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된다”며 “이번 인사로 회장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고 차기 회장 경쟁을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

 

위 행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는 진옥동 신한금융 지주 부사장이다. 진 부사장은 조용병 회장이 은행장 시절 임기 말에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 시킨 인물이다. 이후 조 회장이 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진 부사장 역시 부행장 승진 3개월 만에 지주 부사장으로 이동해 그룹 내 핵심 라인인 인사업무 등을 맡은 바 있다.

 

자신이 발탁한 인물을 그룹 2인자 자리에 앉힘으로써 조 회장은 친정체제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장뿐만 아니라 자회사 CEO의 대부분을 50대로 채워 넣음으로써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조 회장은 핵심과제 ‘ONE신한’ 가치를 내세워 내부 결속력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창립 1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그는 2020프로젝트의 새로운 추진동력으로 ‘원 신한’을 소개하며 각 계열사 배지 대신 ‘원 신한’ 배지를 1년 동안 달게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조용병 회장은 “조직, 채널, 인력, 상품·서비스 등 모든 것을 원 신한(One Shinhan) 관점에서 통합, 원 신한을 강력히 확장하자”고 언급했다.

 

‘원 신한 가치 창출’ 외에 ▲미래성장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질적 성장 확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과 확대 ▲지속성장 경영체계 확립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역량 확산 ▲시대를 선도하는 신한문화 확장 등을 올해 7대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1월 6일 열린 ‘2019 신한경영포럼’에서도 ‘원 신한’의 가치가 재차 강조됐다. 조 회장은 “‘원 신한’이 그룹사의 단순한 합이 아닌 신한의 차별적 경쟁력이자 현장의 원동력”이라며 “올해가 ‘원 신한’이 그룹에 정착되고 그 가치가 발현되는 원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형인 채용비리 재판과 인사 잡음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부 결속’을 해결책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