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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CEO탐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1등 종합금융으로 성장, 120년 역사 ‘명예회복’ 나선다"

최연소 전략기획부장 역임…영어능통, 해외 IR 직접 진행키도
종합금융사 체제 구축, 주가부양 통한 완전 민영화 등은 과제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우리은행은 1899년 고종황제의 윤허와 황실 내탕금 지원을 바탕으로 창립된 대한천일은행을 모태로 한다.

 

최초의 민족자본 은행인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 예금잔액 100억원 돌파 ▲최초 외국환 업무 시작 ▲은행 최초 일본 동경 해외지점 개설 ▲최초 서울-부산 온라인 업무 실시 등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2001년에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도 한국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다.

 

하지만 최초의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 자금을 투입했던 한빛은행, 평화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하나로종합금융 등 5개 금융회사가 하나로 뭉쳐져 만들어진 그룹이다.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 57%를 일괄 매각하는 방안으로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덩치가 너무 커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세 번이나 무산됐다. 결국 정부는 지방은행계열,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 등 3개 그룹으로 분리 매각한 뒤 2014년 지주사를 해체하고 우리은행만 남겼다.

 

지주사가 해체된 우리은행은 경쟁사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타 금융지주들은 증권, 보험 복합점포 등을 통해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은행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11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이후 빠르게 지주사 재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새롭게 설립 인가를 받게 됐다.

 

올해 12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의 재전환 이후 ‘1등 종합금융사’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있다.

 

 

국제·전략통, 소방수로 ‘등판’

 

손태승 회장은 1959년 전라남도 광주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사법시험 준비로 인해 비교적 늦은 198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하며 은행권에 첫 발을 디뎠다.

 

동기들에 비해 2~3년 정도 늦게 일을 시작했지만 성장은 누구보다 빨랐다. 동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했고 특히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1989년 한일은행 국제부 대리, 1994년 뉴욕지점 과장을 역임했다.

 

이 시절 익혀놓은 영어회화 능력은 손 회장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도 손 회장은 통역 없이 글로벌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직접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실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3년에는 44세의 나이로 우리은행 최연소 전략기획부장 자리에 올랐다. 전략기획부장은 은행의 청사진을 그리는 핵심 요직 중 하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0대 중반에 전략기획부장직을 맡는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손 회장은 우리은행 전략기획팀장과 LA지점장,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담당 상무, 우리은행 관악동작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글로벌그룹장 등을 맡으며 이른바 ‘국제통’과 ‘전략통’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지난 2017년 2월에는 글로벌부문장에 오르며 남기명 부문장(국내부문), 정원재 부문장(영업지원부문)과 함께 3부문장 체제를 구축했다.

 

이광구 당시 행장에 이은 2인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그때만 해도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16년 만에 성공시킨 이광구 전 행장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이 전 행장은 2014년 취임 당시 스스로 자신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키는 ‘배수의 진’을 치며 민영화를 최우선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2016년 11월, 16년 만에 민영화를 성공시키고 이듬해 1월 시장의 압도적인 예상과 함께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선임 과정에서 경쟁자로 거론된 이는 이 전 행장과 다른, 한일은행 출신인 이동건 당시 영업지원그룹장 정도가 유일했다. 당시 그룹장이었던 손 회장은 애초에 지원서 제출도 고사했다.

 

이 전 행장은 연임 성공 이후 지주사 전환을 천명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2017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전 행장은 “올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는 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지주사 전환작업을 위한 미래전략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지주사 전환 후 이 전 행장이 행장을 겸임하지 않고 지주사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하더라도 실질적 2인자인 남기명 국내부문장이 있었기 때문에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10월 17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갑작스럽게 우리은행 신입행원 특혜채용의혹을 공개한 것이다. 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이후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전 금융권 채용비리의혹의 시발점이 됐을 정도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 전 행장은 다음 달 사임의사를 밝혔다.

 

남기명 전 부문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돼 이미 보직해임된 상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권한대행 역할은 손 회장에게 주어졌고, 조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손 회장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통합’ 강조, 지주사 회장으로

 

손 회장이 키를 잡을 당시 우리은행은 그야말로 흔들리는 배였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해 본사 은행장실까지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 사이의 계파갈등 의혹까지 불거졌다.

 

당시 업계에는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전 행장과 이광구 전 행장이 연이어 은행장 자리에 오른데 이어 이 전 행장이 연임까지 성공하자,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채용비리 관련 자료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때문에 손 회장은 취임과 함께 ‘통합’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은행장에 내정되고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새로운 슬로건 ‘2018 Woori Together’를 발표했다. 오랜 해외지점 근무 등으로 계파 갈등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손 회장은 취임 직후 실시한 임원인사부터 조직 통합을 위해 힘썼다.

 

계파 갈등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동수원칙(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의 임원 비율 유지)을 깨고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으로 개편하고 4대 인사원칙을 설정했다. 4대 인사원칙으로는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가 있다.

 

또한 손 회장은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영업현장 1일 지점장’ 행사 등을 통해 일선행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고, ‘신입행원 은행장 집무실 초대’ 행사도 진행하는 등 내부 화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손 회장이 이룬 조직 안정화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누적당기순이익은 1조 90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8%나 증가했다. 손 회장이 전문성을 자랑하고 있는 글로벌 분야에서도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26개국 420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은 그 누구보다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스타일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업무량이 많았던 전략기획부장 시절부터 일처리에 한 치의 오차도 없기로 유명했으며, 은행장인 지금도 많은 보고서들을 직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손 회장의 전문 분야인 글로벌부문의 실무진들의 경우 보고서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손 회장은 또 그는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고 실리를 챙기는 것을 보다 중요시하는 성격이다. 이는 지난해 업계 주요 이슈 중 하나였던 서울시·구금고 유치전에서 잘 드러난다.

 

5월 진행된 서울시금고 운영자 재선정 과정에서 손 회장은 기존 독점체제에 연연해 오버페이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이어진 구금고 선정과정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됐다. 그 결과 시금고는 1금고를 신한은행에 넘겨주고 2금고를 맡게 됐지만 구금고는 25곳 중 18곳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애초 대부분의 구금고를 넘겨줄 것이라는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손 회장은 튼튼한 내실을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 전환 인가를 최종 확정했고 출범 초기 조직 안정을 위해 우리은행은 손 회장을 초대 지주 회장으로 선임했다.

 

내부등급법 적용 후 비은행부문 강화 시급

 

지난 14일 공식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최우선 과제는 비은행부문 강화다. 지주사로 전환을 하더라도 현재는 우리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종합금융사로서의 의미는 크지 않다.

 

 

당장 대형 M&A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년간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이후 1년 동안은 금융회사의 전체 표준치인 표준등급법에 따라 자본비율을 산정하게 되는데 이 경우 현재 우리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내부등급법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진다.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5.8% 수준인데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약 12%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으로서는 대형사 M&A보다는 BIS비율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소형사를 대상으로 하는 M&A는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공동지분투자 방식으로 증권사를 매입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주요과제로는 주가부양, 잔여지분 매각 등이 꼽힌다. 현재 우리은행에 남아있는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은 18.4%로 이를 매각해야 완전한 민영화를 이룰 수 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공적자금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는 1만 5000원선에 형성돼 있어 경쟁사인 KB금융지주(약 4만 5000원), 신한금융지주(약 4만원), 하나금융지주(약 3만 8000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정적인 업계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지주사 출범을 모멘텀으로 얼마나 주가 부양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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