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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디지털혁신·해외 공략…체질개선 ‘총력전’
외형확장 부작용 골머리…실적반등 ‘숙제’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부회장)는 부임 이래 한화생명의 실적을 꾸준히 개선, 지속적으로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최근에는 고객중심 영업과 디지털 혁신, 해외 공략을 모토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자산 규모 100조원을 넘어서며 펼친 매출확대 전략이 최근 외부 환경 악화와 결부되면서 실적저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돼 어깨가 무거워졌다. 시장에서는 차 대표이사가 8년째 한화생명의 사령탑으로 활약한 보험업계 대표적 장수 CEO인만큼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렇다. 영웅은 난세에 나고, 능력 있는 뱃사공은 폭풍이 도래해야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핵심은 '고객'과 '미래'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1954년 출생으로 부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거쳐 한화기계 공채로 한화그룹에 처음 입사했다. 이후 FAG한화베어링과 한화정보통신, 한화그룹 중국본부 등 그룹 내에서 다양한 직책을 역임한 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지원그룹 총괄 전무로 한화생명과 인연을 맺었다.

 

차 대표는 한화그룹 내부 인사 중 처음으로 한화생명의 수장이 된 인물이다. 부임 이후 8년간 신은철 전 부회장과 김연배 전 부회장, 여승주 사장 등 총 3명의 대표가 한화생명을 거쳐 가는 동안 차 대표는 한화생명 사령탑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차 대표이사 부임 이후 한화생명의 성장 지표는 꾸준히 개선됐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약 29조원에 불과했던 총자산은 차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지난해 114조원을 기록 4배 가까이 늘었다.

 

차 대표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비, 자본 확충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국내 5000억원, 2018년 해외 10억 달러 공모에 성공하면서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 같은 노력은 최근 한화생명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종합검사를 상대적으로 무사히 넘기면서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2일까지 진행됐던 종합검사에서 재무건전성부터 보험금지급, 자산 운용 등 전 분야에 걸쳐 강도 높은 검사를 받았으나, 별도의 문제가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 인력이 금융회사에서 경영상황, 내부통제, 법규 준수 여부 등을 세밀하게 살피는 제도로 2015년 금융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됐지만 4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금감원이 종합검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 영향력 등 전 분야에 걸쳐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선 공포의 대상이었다.

 

당초 한화생명은 대형사임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낮은 RBC 비율을 기록해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이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감독 기관의 강도 높은 검사에도 불구 재무건전성 문제가 적발되지 않은 만큼 한화생명과 차 대표 입장에선 큰 산을 넘어선 셈이다.

 

차 대표의 취임이후 한화생명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평가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8년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한 이후 12년 연속 이를 수성했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낸 차 대표는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꼽힐 정도로 장기간 한화생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 맨’이었던 최 대표가 ‘한화생명 맨’이라는 별칭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것이다.

 

해외진출이 살길, 체질개선에 ‘올인’

 

차 대표의 올해 경영 전략의 핵심은 고객중심 영업혁신과 디지털·해외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다.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해 고객 친화적인 상품 라인업을 구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판매 창구를 통해 판매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최 대표는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고객중심 영업혁신과 미래 준비라는 두 가지 테마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영업 ▲지원 ▲미래혁신 ▲해외 등 네 부문의 총괄 체계로 책임경영을 강화한 상태다.

 

차 대표는 CPC조직의 기능을 고객유입과 관리, 활성화 등 각 고유 기능별로 특화시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 발굴부터 관리, 마케팅까지 유기적인 업무 조직을 완성시켜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이 신상품 개발 역량의 향상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별 니즈를 파악하고 맞춤형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신규고객 발굴과 기존고객 만족도 향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출시한 ‘한화생명 간병비 더해주는 치매보험’과 ‘한화생명 스페셜당뇨보험’은 이 같은 차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인 신상품으로 꼽힌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채널에서는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고객과의 접점을 최대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생명보험사 최초로 핀테크 금융플랫폼 토스(Toss)와 업무제휴를 맺었으며,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코(PAYCO)와 종합자산 플랫폼 뱅크샐러드에도 미니보험상품을 탑재하는 등 판매채널을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지속 성장이라는 최종 목표 위해 최 대표가 취임 이래 공을 들이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해외진출이다. 사실상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전초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올해 현재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베트남과 중국,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 개발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지역별로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영업 관리 체계를 구축,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신규 사업 및 해외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판단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진출했던 베트남 법인은 이 같은 해외 진출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진출 7년 만인 2016년 흑자 전환을 달성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18개 생보사 중 시장점유율 8위까지 치고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교포와 한국 기업들에 치중된 영업으로 현지인을 공략하지 못했던 해외 진출 국내 생보사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지난 10년간 베트남 시장에서 한화생명이 거둬들인 실적은 2009년 410억동(VND)에서 2018년말 현재 3715억 동(VND)으로 9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호치민과 하노이에 3개에 불과했던 한화생명의 점포 역시 106개까지 증가했다. 2018년 말 현재 308명의 직원과 1만4319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해외진출 생보사의 성공 사례로 꼽히기 모자람이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차 대표 역시 베트남 법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베트남 진출 10년 만에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빠른 성과를 낸 만큼 또 다른 10년 뒤에는 동남아시아의 선도 보험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형 성장의 부작용…극복 방안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승승장구했던 차 대표는 올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외형 성장의 부작용으로 악화된 손해율과 저금리, 이에 따른 주가부진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3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82% 줄어 43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한화생명의 자산 규모 상승을 견인했던 고금리 상품과 높은 최저보증이율 상품이 손해율 악화라는 부메랑을 돌아온 결과로 분석된다.

 

IFRS17 도입 이슈가 조금씩 부상하던 당시 대형 생보사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교보생명의 경우 매출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판매량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저축성보험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였다.

 

회계기준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축성보험을 사실상 포기하고 보장성보험으로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반면 한화생명은 같은 시기 양로보험과 고금리 상품, 최저보증 이율에서 타사 대비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타사 고객을 대량 유치하는데 성공,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차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허리띠를 졸라맨 주요 경쟁사 교보생명과 대조적인 행보로 이후 ‘자산규모의 한화생명’, ‘순이익의 교보생명’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한화생명의 당초 예상보다 IFRS17 도입 여파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도입이 확정된 IFRS17은 저축성보험 매출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보험사의 입장에선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할수록 장기 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화생명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 현재는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주요 상품을 변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성장을 견인했던 과거 상품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줄이면서 한화생명 역시 교보생명과 마찬가지로 수입보험료가 급감했다. 동시에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자금줄을 확보하지 못한 한화생명 입장에선 과거 판매했던 상품들의 지급준비금 마련도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작년 3.7% 대비 0.4%p 하락했다. 외형 성장의 반작용으로 돌아온 재무건전성 악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 급감의 여파를 주식시장에서도 피해갈 수 없었다. 실제 회사 가치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차 대표이사 역시 모든 방안을 동원하고 있는 상태다.

 

차 대표와 여승주 대표이사는 최근 각각 자사주 5만주,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 3월 6만4000주를 매입한 이후 올해에만 대표이사가 2번이나 자사주매입이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한화생명에서 부회장 승진의 발판을 다졌던 차 대표는 이같은 실적 부진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생보업계 상위사인 한화생명이 처한 체질개선은 타 생보사들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다. 올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차 대표의 향후 성과에 생보업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차 대표이사는 한화그룹과 평생을 함께한 인물이자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한화생명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수익성 개선과 보장성보험으로 판매상품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는 차 대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략들은 타사에서도 결과에 따라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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