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정부의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 움직임에 시민단체와 금융노조와 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의 반대가 극에 달하자 청와대가 발표를 미루고 장고에 들어간 양상이다.
그러나 김도진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27일 만료를 앞두고 있어 청와대도 더 이상 인선 발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금융위원회도 청와대에 기업은행장 제청을 최종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정발표가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와 시민단체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외부 은행장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와 출근 저지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청와대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지난 18일에는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조합원 100명이 모이는 '낙하산 행장 임명 저지'를 위한 시위를 벌였다. 이어 오는 27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조합원 약 5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함량 미달 낙하산 결사반대'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23대 조준희 행장과 2013년 24대 권선주 행장, 2016년 25대 김도진 현 행장까지 모두 3명의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했다. 지난 10년 동안 기업은행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총자산은 2010년 163조4000억원에서 2018년 260조8900억원으로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만큼 내부출신 행장이 외부출신 보다 시너지가 컸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시석중 IBK자산운용사장 등이 차기 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인사발표가 지연되는 것을 두고 반장식 카드를 버리고 내부인사를 만지작 거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청와대 유력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고 있는 반 전 일자리수석은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서 일하다 국제대 법학과에 진학, 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실장, 차관을 지냈다. 지난 6월 까지 청와대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수석을 맡아왔다.
한편,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임명제청으로 청와대의 재가를 받아 임명된다. 일반 시중은행처럼 별도의 행장추천위원회 등의 복잡한 절차가 없기 때문에 금융관료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매번 물밑 경합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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