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금융노조 KB 국민은행지부가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부코핀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반대집회를 열고 “부코핀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이 국내 금융사의 부실로 이어져 국내 예금자와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코핀은행에 대한 ‘묻지마 투자’로 은행의 ‘예금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회사에 대한 금감원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을 고집하는 것은 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잇는 ‘동남아시아 금융 네트워크’ 완성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놓이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들은 해외투자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 규모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총 4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 물살에 KB국민은행도 해외 진출을 뒤늦게 시작해 올해 상반기에는 427억원 당기순이익(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법인 중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캄보디아 프리삭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상반기 121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문제는 지난 2018년 지분을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이 수차례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경영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점. KB국민은행이 지분을 인수 이후로 부코핀은행은 계속 손실을 기록해 4년간 누적 적자가 4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은 부코핀은행의 최대 주주인 국민은행에 지속적으로 자본 추가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일 KB국민은행이 이사회를 열어 부코핀은행에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조는 이와 관련, “최초 지분 취득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않아 추후 발견된 부코핀은행의 비정상적인 부실채권 비중과 충당금 적립 방식을 감안할 때 아무리 많은 자금을 쏟아붓더라도 정상화하는 요원한 일”이라며 “노동조합 차원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대책 없는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러한 선제적인 경고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금융노조 위원장은 “부코핀은행에 대한 2조원 규모 자금 지원은 은행법이 은행에 부과한 ‘금융수요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며 “금융위원회법에 따라 ‘예금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금감원은 막대한 국부유출을 일삼고 KB 국민은행의 해외 투자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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