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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이길원 박사 “달러 단일 기축통화 시대 저문다…원화 국제결제 꾀해야”

복수 기축통화, 가상화폐, 대체금융이 달러기축 대체…금본위제 회귀 가능성도
원화가 국제통화 되려면 팔 물건 많고, 외국물건 많이 사야…“경제성장이 관건”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지난 50년간 달러 가치는 98%가 하락했고, 지구촌이 달러를 기축통화(Key currency)로 인정한다면 달러 통화량 증가는 계속될 것이므로, 달러 가치 하락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전직 미국계 기업 재무최고담당자(CFO)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역외에서 원화(KRW) 결제가 한국의 실정법에 따라 금지돼 있는 현행 제도는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잘못된 규제이며, 안정적이고 내실있는 경제성장과 국가신뢰를 통해 하루속히 원화의 국제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화이자 재무담당 최고임원(CFO)를 지낸 이길원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동일한 양의 원유를 살 때 50년 전 지불했던 금(gold)과 달러의 양을 비교해봤을 때, 금의 양은 크게 변화가 없었는데 달러의 액수는 거의 100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뚜렷한 달러 가치 하락세를 설명했다.   

 

이 박사는 “달러화의 신뢰가 떨어지면 그 대안으로 여러 통화 혹은 (국가 예금보험제도권 밖의) 대체금융서비스(Alternative Financial Service, AFS)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 경제학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이 박사는 “오스트리안 경제학파의 주장은 ‘금 본위 제도’로의 복귀를 우선적인 가능성으로 보고 있고, 가상화폐도 달러화의 대안으로 그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국제화와 관련, 이 박사는 “원화가 지구촌에서 결제통화가 되는 관건은 해외 경제주체들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의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좀 위험한 발상일 지 모르지만, 미국이 실제 그렇게 해왔잖은가. 노력하지 않고도 원화를 더 찍어내 원유를 사오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자국 통화가 국제사회에서 지불수단으로 애용된다는 것은 비록 불가피하게 인플레이션을 부르지만, 미국처럼 통화정책만으로 경제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단기적인 경기회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므로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달러의 미래를 어떻게 점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언제, 어떤 양상으로 달러의 단일 기축이 무너지는지 예견할 능력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달러화의 단일 기축통화 시대는 반드시 끝날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래서 지나치게 달러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다극화 된 질서로 재편되는 것이 예견된다면, 당연히 원화도 국제화를 꾀해야 하며, 가능성이 있으면 시급하게 추진하는 게 당연한 외환정책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가 미국 달러의 단일 패권(Uni-Polar)을 비판하며, 최근 역내 통화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와 곡물 등을 무역결제 하는 비중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변곡점에 이른다면, 달러의 유일한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진다고 볼 수 있는가.
▲ 역사적으로 보면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협정(1944년 7월, 미국)’ 이후 달러화 가치는 그나마 유지됐었다. 하지만 지난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화를 가져오면 금과 교환해주던 당시 시스템을 중지한 이후 50여년간 달러화의 가치는 98% 하락했다. ‘정부지출의 증가가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케인즈 주류 경제이론이 여전히 관료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달러 통화량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달러 통화량의 지속적인 증가는 달러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미 사우디 같은 나라는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중국 위안화 등)로 원유 수출대금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의 상대적 가치는 지속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런 추세는 장기적으로 달러 단일 기축 지위의 붕괴와 가상화폐 제도의 정착, 또는 ‘금본위제도’로의 회귀를 예상하게 한다.

 

— 달러의 단일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진다면, 그 다음은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가. 중국 위안화와 같은 제2의 단일 패권(Uni-Polar) 기축통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가.

▲ 당분간 달러를 대체하기까지는 쉽지 않으나 분명한 것은 달러와 같은 또 다른 기축통화의 출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 BRICS와 SCO 회원국들이 약정한 제3의 코인을 통한 무역거래 및 자본거래 가능성도 현실성이 있나. 

▲ 제3의 코인은 ‘금본위제도’에 근접하는 통화제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지속 구매하고 있는 게 하나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속한 5개 나라의 통화들이 다축(Multi-Polar)적 무역 및 자본거래 통화로 공존할 가능성은?
  ▲ 사실 SDR과 다축적 무역 및 자본거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달러화의 신뢰가 떨어지면 그 대안으로 여러 통화 혹은 (국가 예금보험제도권 밖의) 대체금융서비스(Alternative Financial Service, AFS)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 미국 달러 이후(Post US Dollar)를 겨냥해 만들어진 비트코인이 기축통화로 차츰 득세할 가능성도 있을까.

  ▲ 오스트리안 경제학파의 주장은 ‘금 본위 제도’로의 복귀를 우선적인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들은 가상화폐도 달러화의 대안으로 그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든 다른 나라든, 어느 정부나 가상화폐 도입을 인정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

 

— 정부의 디지털 화폐, 즉 중앙은행발행디지털화폐(CBDC)는 어떤 포지션인가.

  ▲ 각국 정부가 디지털통화(digital currency)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사람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호감을 상쇄하려는 전략이다. 경제활동의 자유와 프라이버시(privacy)를 해치는 측면이 있다. 정부는 오히려 (정책효과 분석과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해) CBDC 통화제도를 좋아한다. 이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 미국이 달러의 유일한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가 단일 기축통화 지위를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할까.

   ▲ 지킬 수 없다. 머지 않아 달러가 단일 기축통화로 유지되는 것은 어렵게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달러화의 가치하락이 시간이 흐를 수록 가속화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금본위 제도’로 복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이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류 경제학자들인데, 주류경제학자들은 케인즈 이론에 함몰돼 당분간은 변화를 예상할 수는 없다.

 

— 자꾸 금본위제도 말씀하시는데.

  ▲ 지금 아마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돈 가치가 떨어지는 건 모든 나라가 똑같으니까, 개인도 재산가치 보존을 위해 돈으로 금 또는 다른 돈을 구입한다. 어떤 돈을 구입하는 것이 재산가치 보존에 가장 효과적인가가 문제다.

1971년 금과 달러 교환을 닉슨 대통령이 정지시킨 이후 50년 세월이 흘렀다. 예를 들어 보자. 금으로는 당시나 지금이나 1그램(g)으로 석유 1갤런을 살 수가 있다. 그런데 1971년 1달러로 석유 1갤런을 샀는데 지금은 100달러를 줘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자기 재화의 보존 수단으로 달러 금 중에 어느 게 나을까. 당연히 금이다. 그래서 지구촌 경제학자들은 재화 보존을 위해 여전히 금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 가상화폐가 달러 기축을 대체할 수는 없을까.

  ▲가상화폐는 금융자본과 국가 개입 없이 거래할 수 있다. 정부가 좋아할 리 만무하다. 그런데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너무 많으니까 “그거 관심 갖지 말고 정부가 만드는 디지털통화를 쓰라”고 하는 것이다. 정부가 찍어낸 돈의 근본적인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와 은행이 자기들 필요한 돈을 마음껏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지금의 통화제도다.

 

— 한국의 원화는 현재 법적으로 해외에서 지급결제가 금지돼 있다. 경제력 수준에 맞게 원화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학계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지적 타당한가.

  ▲원화의 국제화는 결국 해외 경제주체들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의존하느냐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달러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화의 국제화는 그 가능성이 있으면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 당연한 외환정책 방향이다.

 

— ‘외국 경제주체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의존도’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

  ▲외국의 생산업자들이 한국에 물건을 팔고 원화를 받으면, 그 원화로 뭔가 살 수 있어야 한다. 원화로 살 수 있는 물건은 당연히 한국이 가장 많이 만들 것이다. 한국 생산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질도 좋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 물건을 산다. 미국 달러도 처음에 그렇게 기축통화가 된 거다. 결국 한국 원화가 해외에서 결제수단이 되려면 한국의 경제성장이 확고해야 한다.

 

— 현 시점에서 한국의 원화가 밖에 나가서 결제통화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에 비해 굉장히 발전했기 때문에 여건이 달라진 건 분명하다. 다만 앞으로 우리 원화가 해외에서 관심을 갖고 (결제통화로) 인정 받으려면 결국 경제 성장이 필수다. 경제 제도와 자유시장경제 체제, 정부가 경제에 관여하는 강도 등은 경제자유도를 의미한다. 경제자유가 확보 되면 자연스레 소비자들이 주된 결정권한을 갖는다.

 

이길원 박사는 원화가 지구촌에서 결제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달러의 위력이 발휘되는 전제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로 냉전 이후 세계질서에 대해 다룬 <문명의 충돌과 세계질서의 재구성>의 저자로 유명한 고(故) 새뮤얼 필립스 헌팅턴은 서구(미국)가 세계질서를 지배할 수 있는 조건을 14가지로 열거했다. 그중 1~5번까지가 기축통화와 결부된 조건이다.

 

14개 이유는 ▲국제 은행 시스템 소유 운영 ▲모든 경화(돈)를 통제 ▲세계의 주요 고객 ▲세계 완제품의 대부분을 제공 ▲국제 자본시장 지배 ▲상당한 도덕적 리더십 발휘 ▲대규모 군사 개입 가능 ▲항로 통제 ▲최첨단 기술 연구개발 수행 ▲최첨단 기술 교육 통제 ▲공간에 대한 접근을 지배 ▲항공우주산업 지배 ▲국제 통신을 지배 ▲첨단 무기 산업을 지배 등이다.

 

이길원 박사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64학번으로, 미국 국제경영대학원(American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Management)에서 MBA를 마치고 명지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화이자(Pfizer)재무담당 상무이사, 미국의 통신회사 엑스피다이트(Xpedite) 한국지사장, 영남대학교 및 명지대학교 초빙 맟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1993년에 데뷔해 <말 달리자>라는 노래로 유명해진 펑크밴드 <크라잉넛>의 멤버 이상면, 이상혁 쌍동이 형제가 이길원 박사의 아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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