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8.8℃
  • 맑음강릉 11.3℃
  • 맑음서울 9.9℃
  • 구름많음대전 10.1℃
  • 연무대구 10.4℃
  • 구름많음울산 12.7℃
  • 맑음광주 12.0℃
  • 구름많음부산 12.4℃
  • 구름많음고창 10.7℃
  • 구름많음제주 12.8℃
  • 구름많음강화 7.5℃
  • 구름많음보은 8.9℃
  • 구름많음금산 10.2℃
  • 맑음강진군 14.4℃
  • 구름많음경주시 13.4℃
  • 구름많음거제 12.5℃
기상청 제공

[기획취재] “수출 유지하려 상대국 조사 수모 감수”…상계관세율 조정 가능성 높아

— 판결 언제 날 지 몰라, 시간 많이 걸려…제소 이후 조사진행과정에서 해당 기업 폐업 사례도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미국 관세법상 WTO 회원국의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미국 내로 수입되는 상품의 제조, 생산, 수출과 관련해 상계가능 보조금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부과하는 경우 상계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상계가능보조금은 WTO 보조금 협정의 규율을 받는 보조금과 유사하다.

 

산자부 통상법무기획과 이동주 사무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그간 정부는 미국에 상계관세 조사과정에서 한국의 전기요금이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며, 전기요금은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에 따른 ‘상계조치 가능한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지속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상계관세 조사는 불공정 행위의 원인을 정부에서 찾고 있기 때문에 기업보다는 정부 입장에서 대응할 부분이 많다. 수입국 규제당국은 한국정부가 보조금으로 한국 수출업자의 경쟁력을 키웠고, 이에 따라 자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조사를 시작한다.

 

국회 입법조사처 정민정 입법조사관은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경제정책 자료에 관한 통계를 모아 정해진 기한 내에 규제당국의 언어로 작성,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면서 “일국의 정부 당국이 타국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조사관은 “상계관세가 취해질 경우 수출국인 우리 정부보다 수입국 정부가 우월한 지위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출국 입장에서는 시장진출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이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조사관에 따르면, 한전이 한국 철강업체에 전기를 제공한 것이 WTO 상계관세의 대상이 되는 보조금에 해당하려면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철강업계가 받은 전기요금 혜택이 철강업계에만 한정 제공된 것인지(특정성),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철강업계에 도로나 항만 등 일반적인 사회간접자본과 특정 상품, 서비스를 제공했는지(정부의 재정적 기여), 특정 기업(산업)에 경제적 혜택이 부여된 건지(경제적 혜택) 등이 그 3가지다.

 

정 조사관은 “한전의 전기가 우리 철강기업에 적정시장가격 이하로 제공됐기 때문에 보조금이라는 미국 제소기업의 주장과 상무부의 판정 가운데 우리가 가장 방어하기 취약한 부분은 첫째 ‘특정성’에 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조사관은 그 근거로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료 사용실적을 보면, 금속산업이 나라 전체 전력소비의 약 53%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철강이 37%를 차지한다”면서 “철강산업에 사실상 특정성이 없다고 반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재정적 기여’와 관련, 정 조사관은 “특정성 요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박이 가능한 면이 있지만, 판단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조사당국의 재량권 행사가 광범위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제소기업의 주장과 상무부 판정에 대한 반박논리의 핵심은 경제적 혜택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소송과 마찬가지로 상계관세 소송 역시 언제 판결이 날 지는 모른다.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상계관세를 부과하면 상대방 국가 방문조사도 하고, 피소 기업 소재국도 제소국에 가서 조사할 수 있다”면서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리는 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제소 이후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해당 기업이 폐업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A씨는 “사실 법리보다 정치적 측면이 더 강하고, 해당 집권세력이 특정 업계와 국민들을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를 정치적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면서 “관련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상계관세 소송 심리 과정에서 ‘법리가 다 썩어 문드러진다’는 자조적인 얘기도 있다”고 밝혔다.

 

11월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느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느냐는 별다른 변수가 못된다는 전망이다. A씨는 “과거 미국 민주당이 집권하면 우방국들과의 통상갈등이 심해지고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면 완화되곤 했다”면서도 “최근에는 미국이 ‘제 코가 석자’라서 누가 집권하든 통상정책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상계관세’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왔고 제도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A씨는 “미국은 한국과 달리 조정제도가 발달돼 있다”면서 “상계관세율을 낮추려면 무조건 제소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소프트파워를 유지하려면 힘 없는 우방을 쥐어 짜는 대신 우방국과의 통상마찰을 최대한 자제하고 회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 정민정 입법조사관은 “상계관세 조치는 조사 대응만으로도 피소국 또는 피소업체에 법률 자문과 회계관리 높은 비용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사단계 이전부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미국 정부의 단기간 자료요구와 자료수정 접수거부 등에 대비, 사전에 외교·통상채널 등을 활용해 미측의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등 사전대응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한·미교역에 따른 미국의 수혜효과를 적극 홍보하고 무역수지균형 및 상호투자확대를 통한 상생 파트너십을 강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철강·석유화학ᆞ섬유 등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와 같은 수입규제가 빈발하고 있는 업종간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대응 경험 공유, 전략논의 공론의 장(場)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수출동향과 수집한 현지동향에 기반, 제소 위험 품목을 선별하고, 제소 위험품목은 상대국 정부·업계·협회에 미리 협의(outreach) 하는 등 조사 가능성을 사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도 권고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