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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당신의 성공은 안녕하십니까?

 

(조세금융신문=연승준 호크마컨설팅 대표) 얼마 전 흥미로운 기사를 봤습니다. ‘실패 박람회’가 열렸다는 소식입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겪어가며 성공하기에 실패는 있을 수 있고, 그 실패를 통해 성공의 길로 가자는 내용입니다.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 전시프로그램과 체험 이벤트가 포함된 의미있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성공은 일부 적은 사람들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러기에 새로 무언가를 시작, 도전하기에 앞서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하며 주저하게 됩니다. 새롭게 자신의 길을 준비하는 청년들, 인생 제2의 무대를 준비하는 장년층,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떠나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사람들 모두 ‘성공’이라는 목표에 집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철호 씨 부부의 선택

 

53세 김철호 씨는 조그만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김철호 씨는 렌탈 사업을 하고 있는데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워낙 성실한 성격인 탓에 여기저기 안정된 거래처도 가지고 있고, 직원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1인 기업으로 운영하기에 고정비도 적게 들어가 안정적인 생활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업을 하다 보니 김철호 씨의 일상은 늘 바쁘기만 했습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전화기를 항상 들고 있어야 했고, 급하게 운전을 하며 지방으로 뛰어 다녀야 했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아이들은 다 자랐고, 친구들은 자주 만나지 못해 연락하기도 어색해져 있고,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정신없이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우자인 이미희 씨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부터 현재 자신의 생각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배우자 이미희 역시 결혼 후 가정주부로 살아온 인생에 대해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어 했기에 남편을 이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새로운 인생계획을 짰다고 합니다. 부부의 선택은 새로운 창업이었습니다. 김철호 씨는 평소 아내 이미희 씨의 음식 솜씨가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이미희 씨는 가족의 음식을 만들 듯 장사를 하면 성공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부부는 평상시에 자주 먹는 수제돈까스 장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철호 씨는 자신이 일구어 온 사업을 정리하고, 이미희 씨가 장사를 하는 것을 돕기로 했습니다.

 

이미희 씨는 마치 새장 안에 갇혀 있다 밖으로 나온 새처럼 활기가 넘쳐났고, 성공이 곧 눈앞으로 달려올 것 같았습니다. 일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단 공인중개사에 다니며 가게를 얻으러 다닌 끝에 건물을 계약했고, 재료를 공급받을 농수산물시장을 돌며 거래처를 정했습니다.

 

또 다양한 돈까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김철호 씨 역시 건물 임대 계약 후 인테리어와 주방 가구를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부부는 정열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전화를 통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원래 하던 사업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왜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사업을 접었을까요?

 

먼저 자신을 너무도 몰랐던 것 입니다. 김철호 씨는 아내가 만들어준 돈까스만 먹었지 밖에서는 거의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미희 씨가 만들어 준 돈까스의 맛을 최고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이없게도 이처럼 자신의 현 상황과 경쟁자들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습니다. 최소한 돈까스 맛집을 찾아가서 먹고 분석해서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찾아가는 기본적인 과정도 없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창업 준비를 하면서 보이지 않게 부부의 신경전이 대단했는데 이것이 스트레스로 와서 가정의 분위기 마저 깨질 지경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혼자서 사업을 진행했던 김철호 씨는 이미희 씨의 의견을 따르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기보다는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다 일이 더디게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는 고객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들의 생각으로만 준비했다고 합니다. 집에서 돈까스 서너 장 튀기는 것과 장사로 일정한 맛과 영양을 유지하는 것은 다른데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이 ‘이런 돈까스를 만들면 손님들이 좋아할거야’하는 자신들의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준비했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누구를 주고객으로 정할 것이고, 그 고객군에게 품평회를 꾸준히 열어서 평가를 받았어야 하는데 그저 김철호 씨의 평가에만 의존했던 것입니다.

 

가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김철호 씨의 경우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내 생각에는 이런 일이 전망도 좋고, 자신에게도 맞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남다른 역량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좋은지, 다른 사람을 도우며 일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현실이 불편해서 새로운 일을 찾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절에 취직을 위한 취직이나 현실을 탈출하고자 창업을 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패 박람회는 아주 의미있는 행사라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저도 저의 새로운 인생 준비를 위해 실패 박람회를 꼭 가 보려고 합니다.

 

 

[프로필] 연 승 준
• 현) 호크마컨설팅 대표

• 전) 한국중소기업교육센터 센터장

• 전) 대웅경영개발원 교육기획팀장

• 전) Asset Master 제휴영업본부장

• 연세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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