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2℃
  • 맑음강릉 7.0℃
  • 맑음서울 2.0℃
  • 맑음대전 3.7℃
  • 구름조금대구 4.8℃
  • 구름조금울산 4.9℃
  • 구름조금광주 4.4℃
  • 구름조금부산 6.9℃
  • 맑음고창 3.6℃
  • 구름많음제주 6.7℃
  • 맑음강화 0.8℃
  • 맑음보은 3.1℃
  • 맑음금산 4.2℃
  • 맑음강진군 5.1℃
  • 구름많음경주시 4.1℃
  • 맑음거제 4.7℃
기상청 제공

문화

(조세금융신문=연승준 호크마컨설팅 대표) 며칠 전 눈에 띄는 진로에 관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진로동아리 학생들이 학교 강당에서 프리마켓 행사를 가졌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고 운영한 이번 프리마켓에서는 먼저 사업자등록 신청 및 동업·고용계약서, 입출금 장부 작성, 간판제작 등 개인 창업 과정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동안 진로에 대한 교육은 이런 직업이 있고, 저런 직업이 있다는 설명 중심의 교육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조금은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운영이 되려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단계에서 일관된 교육 내용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요. 이는 교육청, 학교, 산업계 전반에서 함께 보조를 맞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체계적인 직업학교 과정

일과 학습이라는 부분에서 조금 더 명확한 독일의 학습과 진로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독일학교에는 여러 종류의 교육과정이 있습니다.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과 종일반 프로그램은 이 학교를 대표하는 과정이고, 그 외에 직업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가는 상급 코스인 기술 마이스터 교육과정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김나지움 고교 과정도 있습니다.

 

김나지움 과정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위한 교과 말고도 기술 과목을 더 배워, 응용과학대학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직업학교와 대학 진학이 연계된 브리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례로 디자인 직업학교 과정을 마치면 관련 전공의 응용과학대학 디자인과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와는 너무도 다르지요. 학교행정 중심이 아닌 바로 학생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역을 넘나들면서 현실적인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진로는 한번 결정하면 바꾸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일을 하다가도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면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과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고등학생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 2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릅니다. 따라서 유연하게 교육과 진로를 운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지훈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 선수였습니다.

아주 뛰어난 실력은 아니었지만 또래에서는 공 좀 차는 아이였습니다. 지훈 군이 고등학생 때 큰 시련이 왔습니다. 바로 부상이 찾아와 더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6개월여를 방황하게 되었답니다.

 

갑자기 공부를 하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답답했답니다. 지훈 군의 아버지 김철영 씨는 방황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지만, 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온전히 아들의 몫이라고 생각하여 지켜보기만 했답니다.

 

지훈 군이 고3이 되면서 아버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김철영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가게를 도우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물론 사업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벌면 좋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부자는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지훈 군은 열심히 일을 하면 아버지 가게에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 돈을 벌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어 뿌듯했습니다. 아버지의 가게에서 1년여를 일하다 문득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오도록 마케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마케팅에 관한 책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전문대학에 입학하여 실전적인 공부를 하고, 대학교에 편입하여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그만두면서 인생을 막 살고 싶었어요. 공부를 하자니 너무도 막막했고, 친구들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어요. 아마도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했으면 정말 어긋났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무슨 공부를 해서 일할 것인지 방향이 보이니까 힘들어도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공부를 열심히해서 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겠지만, 축구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그래도 축구나 마케팅 공부 모두 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라 후회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김지훈 군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생을 Triple 30이라고 합니다. 첫 30년은 공부하는 기간, 두 번째 30년은 돈을 버는 기간, 그리고 마지막 30년은 은퇴하여 노후생활을 하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아직 10년 이상 더 배울 수 있는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공부를 필요한 시기에 하기 위하여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필] 연 승 준
• 현) 호크마컨설팅 대표

• 전) 한국중소기업교육센터 센터장

• 전) 대웅경영개발원 교육기획팀장

• 전) Asset Master 제휴영업본부장

• 연세대학교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