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수)

  • 흐림동두천 -14.0℃
  • 맑음강릉 -6.3℃
  • 맑음서울 -11.8℃
  • 대전 -8.7℃
  • 구름조금대구 -6.3℃
  • 흐림울산 -4.7℃
  • 맑음광주 -6.3℃
  • 구름많음부산 -2.7℃
  • 흐림고창 -6.5℃
  • 흐림제주 2.0℃
  • 맑음강화 -11.8℃
  • 흐림보은 -9.3℃
  • 맑음금산 -8.3℃
  • 흐림강진군 -4.0℃
  • 흐림경주시 -6.0℃
  • -거제 -2.2℃
기상청 제공

[금융세제 선진화 세미나] 혼란스런 유언대용신탁 과세체계…‘수익자 실질’ 해법되나

소득·증여·상속 관련 세금 규정 미비…시장은 갈팡질팡
수익자 과세 원칙, 형식보다 수익 귀속 실질에 맞춰 적용 주장 제기
신탁소득 납세의무자·증여시기·상속재산 범위 전체 개정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불분명한 과세체계로 유언대용신탁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으려면 수익자 중심 과세를 형식이 아닌 실질에 맞춰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유언대용신탁의 형태와 관계없이 수익자 귀속 실질에 맞춰 신탁 세제를 개편할 경우 소득세법상 신탁소득에 관한 납세의무자, 증여시기, 상속재산의 범위에 관한 규정 전체를 개정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환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2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신탁 세제의 개편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유언대용신탁이 도입된 지 9년이 지났는데도 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어떻게 과세할지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태”라며 “현행 규정에서는 수익자 지위 취득 시점에 따라 상속세·증여세를 달리 부과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언대용신탁은 부모 등 피상속인(위탁자)이 생전에 신탁사에 재산을 맡기고, 사후에 재산분배를 결정하는 제도다.

 

위탁자는 생전에 신탁사로부터 운용수익을 받아 노후보장을 할 수 있고, 별세 후에는 자녀에게 자신의 의사에 따른 상속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자신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부모(위탁자) 생전에는 부모가 신탁의 수익을 갖고, 자녀는 부모가 사망한 후에야 수익자가 되는 1호 신탁(신탁법 제59조 1항 1호), 부모 생전에 자녀가 수익자로 확정되지만, 수익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부모 사후 시점에 이뤄지는 2호 신탁(신탁법 제59조 1항 1호)이다.

 

부모가 생전에 노후 등의 목적으로 신탁운용수익을 자신이 쓰다가 사후에 자녀에게 재산을 넘겨준다는 점에서 1호나 2호나 큰 차이는 없다.

 

신탁법 제59조 2항에 따라 별도의 약관이 없다면 위탁자 생존 시에는 자녀가 수익자로서 권리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소득·증여·상속세 등 과세 이슈에 대해서는 명쾌한 규정이 없어 답답해 하고 있다.

 

1호 신탁의 경우 소득세를 부모(위탁자)에게 부과하면 된다. 운용수익을 받는 사람이 부모이고 쓰는 사람도 부모다. 생존 동안 증여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신탁재산을 부모의 상속재산에 포함해 상속세 과세하는 데도 이견이 없다.

 

2호 신탁의 경우 이미 부모 생전에 수익자로 지정된 자녀가 부모(위탁자) 사망 후에 신탁재산에 급부를 행사하는 구조다. 부모 생전에 자녀가 수익자로 지정됐기에 세법에서는 신탁재산을 부모가 자녀에게 생전에 이전한 증여재산으로 취급한다.

 

그런데 2호 신탁에 의해 수익자가 된 자녀는 부모 생전에는 신탁재산 관련된 수익에 대해 한 푼도 만져보지 못한다. 그런데 부모 사망으로 수익자 권리를 행사한 시점이 됐을 때 2호 신탁의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신탁업계에서는 이러한 논리에 펄쩍 뛰고 있다.

 

세법상 부모 생전에 주면 증여, 사망 후 주면 상속이다. 얼핏 1호 신탁에는 상속세, 2호 신탁에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1호나 2호나 자녀는 부모 사망 후에야 신탁재산을 만져볼 수 있기에 둘 다 실질적으로 상속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1호 신탁과 2호 신탁을 세법에서 서로 다른 것이라고 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기에 2호 신탁도 1호 신탁처럼 상속세 과세를 하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고 꼬집었다.

 

소득세도 불형평하기는 마찬가지란 지적도 나온다.

 

신탁에서 소득세는 수익자 과세 원칙이다.

 

1호 신탁은 위탁자 생존 시점에서 위탁자와 수익자가 동일한 자익신탁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위탁자가 신탁재산 운용수익을 가지므로 위탁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2호 신탁은 부모 생전에 신탁운용수익을 만질 수 있는 것은 부모(위탁자)이지만, 정작 신탁운용수익에 대한 소득세 납세 의무자는 형식상 수익자인 자녀가 된다.

 

 

 

만일 부모가 신탁운용수익 외 다른 수익이 있다면, 소득 쪼개기가 가능한 셈이다. 이를 막으려면 실제 신탁운용수익을 만질 수 있는 위탁자 과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변호사는 “타익신탁에서 위탁자가 수탁자를 변경할 권리를 갖는 경우 위탁자에게 소득세를 매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며 “이 경우 위탁자가 수탁자를 변경할 권리를 갖는 유언대용신탁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2호 신탁에 관한 현재의 해석론에 관하여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입법론상으로는 제1호 신탁과 제2호 신탁을 동일하게 보아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한데, 제1호와 제2호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득세법상 신탁소득에 관한 납세의무자, 증여시기, 상속재산의 범위에 관한 규정 전체를 개정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보름달과 떡볶이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나는 아직도 하늘보다 땅을 먼저 떠올린다. 살던 마을의 흙길, 그 흙냄새, 그리고 흙이 묻은 엄마의 손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에는 늘 엄마의 등이 있었다. 남의 밭에서 품앗이로 파를 캐시던 엄마는 흙 묻은 장갑을 벗을 새도 없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밀며 “먹어라.” 하시던 그 숨결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그 안에는 한 개의 보름달 빵이 들어 있었다. 반은 내가 먹고, 반은 집 강아지에게 주며 해맑게 웃던 날들이 있었다. 누나는 자기 몫이 없다며 종종 투덜댔지만, 나는 달콤함에 빠져 그 말도 흘려들었다. 세월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그 빵은 엄마가 간식으로 받은 것 중 스스로 드시지 않고 남겨두신 ‘내 몫’이었다는 사실을. 그걸 알고 난 뒤로 보름달 빵을 쉽게 먹지 못했다. 입에 넣으면 미안함이 먼저 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모양도 조금씩 변한다. 지금은 보름달을 떠올리면 미안함보다도 어머니가 남겨주신 ‘둥근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 마음이 나를 오늘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고 생각하면, 보름달은 늘 감사의 모양이다. 어린 시절의 음식은 뭐든지 다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