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둘러싸고 몇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2023년까지 주식 양도소득 과세를 개인투자자들로 전면 확대하고,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율은 0.1%포인트를 인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가 '이중과세'이므로 거래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국내 투자자가 해외주식으로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하지만 거래세와 양도세는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는 데다 나름의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어 병행 운영이 필요하고, 국내 주식을 팔고 해외주식으로 옮겨가면 실익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 거래세·양도세 '이중과세' 논란…"거래세 없애면 외국인 과세 전혀 못해"
현재 대주주에 국한된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2023년 소액주주인 개인투자자들로 전면 확대된다.
금융투자업계와 국회에서 폐지를 요구해 온 거래세는 총 0.1%포인트를 단계적으로 내리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 거래세와 주식 양도세가 '이중과세' 되는 만큼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거래세와 양도세는 과세 목적이 달라 이중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특히 거래세를 폐지하면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매에 과세를 전혀 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고빈도 매매 등 시장왜곡 대응 수단을 잃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은 "거래세 폐지 시 고빈도 매매, 단기투자 확대 우려가 있어서 거래세와 양도세를 병행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양도차익에서 2천만원을 기본공제해주기로 한 만큼 대다수 주식투자자들이 양도세는 내지 않고 거래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항변한다.
정부는 양도차익이 2천만원을 넘지 않는 주식 투자자가 전체 주식 투자자(약 600만명)의 95%인 570만명 정도로, 이들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거래세도 지금보다 낮아진다는 통계를 내놨다.
양도차익이 2천만원을 넘어 양도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부담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5%인 30만명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도 양도세 계산 시 거래세를 필요경비로 공제해 이중과세를 조정한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다른 선진국의 경우 소득세와 거래세를 같이 부과한다. 앞서 일본도 거래세를 양도세로 전환하면서 거래세와 양도세를 10년간 병행하며거래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의 경우도 동일 자산에 대해 양도세와 취득세를 모두 부과한다.
◇ 해외주식으로 옮기는 게 낫다?…"천만에"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에 양도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주식을 매각하고 해외주식으로 옮겨가는 것이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투자소득이나 해외주식 거래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더 많다.
첫번째 차이는 금융투자소득 과세 방안에서 설정된 국내 상장주식과 해외주식 간 공제수준 차이다.
국내 상장주식 기본공제는 2천만원, 해외주식은 250만원이다. 즉 국내주식은 수익 2천만원까지가 비과세이지만 해외주식은 250만원을 넘어서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거래 비용 문제도 있다.
일례로 미국주식을 거래하는 경우 환전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여기에 해외증권 거래 시 부과되는 증권사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다.
거래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국가도 많다.
우리나라의 거래세율이 0.1%포인트 인하됐다고 가정할 경우 싱가포르(0.2%)와 영국(0.5%), 프랑스(0.3%), 호주(0.6%) 등 국가가 우리나라보다 거래세율이 높다.
◇ 장기보유에 인센티브 필요성도 제기
주식을 장기보유했을 경우 부동산처럼 인센티브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은 부동산 양도소득과 세율체계, 경제적 특성이 달라 장기보유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은 실물자산이라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장기보유 우대가 필요하나 금융자산은 인플레이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다.
과세 방식 차이도 있다.
부동산은 누진세율로 과세하므로 일정 부분 부담 완화 차원에서 장기보유 공제가 필요하지만 금융투자 양도소득은 20·25%로 누진율이 약하다.
또 부동산의 경우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투기수요를 억제할 필요가 금융투자보다 더 크다는 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