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과세와 시장 경쟁력을 위해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증권거래세 폐지 이후 세수 충당 목적으로 다른 세율이 오르면 국민 전체 세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15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정부의 자본시장 세제개편안에 대한 평가' 세미나에서는 자본시장 세제에 대해 토론했다.
문성훈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시장 과세체계개편안의 평가 및 제언' 주제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이 주식 자본차익에 대한 세금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확산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증권거래세를 인하 후 폐지하고, 세수 중립적인 자본차익 과세의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수확보를 제외하면 증권거래세를 유지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증권거래세는 투기거래 방지보다는 세수 측면에서 중요해 보인다"며 "아시아 다른 국가와의 금융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0.1% 수준으로 추가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재원 조달 차원에서 증권거래세를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강동익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는 세원 확보와 형평성의 측면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거래세는 재원 조달에 많이 기여하고 있고, 이를 폐지할 시 재원 마련 방안과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증권거래세를 유지하고 있고, 스웨덴의 경우 세율이 0.1~0.2% 수준일 때 자본 이탈이 없었다"며 "어느 선에서 증권거래세를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증권거래세가 사라지면 외국 자본이 국내 증시에서 소득을 얻어도 과세할 수 없다"며 "완전 폐지보다는 양도세에서 소득공제, 세액공제 형태로 완화하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에서는 증권거래세 추가 인하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김문건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은 "목표는 자본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세제 틀을 갖추는 것"이라며 "금융투자상품에 동일한 세제를 적용하고 과세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시중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증권거래세 0.15%를 남겼는데 나머지는 농어촌특별세 이슈다"며 "세제 합리화 과정에서 세수 증가분만큼 거래세 낮추는 건 발표할 수 있지만, 그다음은 전혀 다른 차원의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최근 2025년까지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폐지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제출됐는데 이 부분은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여줬다고 평가한다"며 "이번 세제개편으로 자금 흐름과 투자 패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금융시장 불완전성에 대해선 감독 당국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으니 개편안에서 이를 감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