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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故이건희 회장 미술품…상속세 명목으로 국가가 매입?

영국, 프랑스 등 국가 공익적 미술품만 물납 허용
유명세나 금액적 가치만으로 물납 허용 안 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근 예술계 일각에서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미술품 물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조 단위 미술품을 보유했다고 알려진 故이건희 회장의 사후 제기된 주장이다.

 

사망자의 미술품을 국가가 상속세 명목으로 매입하라는 주장인데, 개인이 보유했던 고가의 미술품을 국민의 세금으로 사들이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계 물납제 도입 건의와 관련해 초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가가 상속세 대신 미술품을 받는 미술품 물납 제도를 도입하는 데 대한 방안이다.

 

앞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10여곳의 미술단체는 사망자의 고가의 미술품을 정부가 상속세 명목으로 사들일 것을 요구하는 대국민 건의문을 지난 3일 발표했다.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미술품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등 문화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 전성우 전 간송미술관 이사장 별세 후 유족들이 고인의 보물급 불상 2점을 경매에 부친 것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가속화됐다.

 

상속세를 명목으로 국가가 고가 미술품을 사들여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논쟁이 발생한다.

 

‘정부는 미술품 사들여야 하느냐?’, ‘사들인다면 세금으로 미술품을 사들여야 하느냐?’ 이다.

 

전자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진흥을 목표와 일부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주요국가 가운데 미술품의 상속세 물납을 허용하는 국가는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가 있다.

 

무제한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고,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로 치면 국보 등 정부가 등록한 미술품만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그림, 미술품, 귀중품 중에서도 국가적 가치가 있는 재산에 대해서만 물납을 허용한다. 국가적 가치는 공공의 이익을 차원에서 판단하며, 단순히 가치가 높거나 유명하다고 해서 물납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문화재보호법,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국가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에 대해 매입을 하며, 미술은행을 통한 국내 작가 창작지원을 위한 매입, 국립 미술관 운영을 위한 예술품 매입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정부는 2014년 ‘미술 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정작 미술품을 사들이는 예산은 확대하지 않았다. 미술 진흥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시장의 역할을 지원하는 것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비록 문화체육관광부의 목적이 예술 진흥이고, 미술품 매입 역시 예술 진흥 목적이 있지만, 정부 매입 미술품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는 업계만이 아닌 여론의 수렴이 필요하다.

 

 

세금 대신 미술품? 조세행정 왜곡 ‘필연적’

 

물납제도는 조세행정 측면에서 상당히 조심히 다뤄야 한다.

 

세금은 현금으로 받는 것이 원칙이다. 물건으로 받으면 시세 변동에 따라 국가가 손실을 볼 경우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량이 적고, 가치가 불균등한 자산의 경우 시세가 안정되지 않아 경매 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물납대금의 조세수입 전환 타당성 검토’ 정부 용역 연구에 따르면, 세금 대신 주식으로 받은 경우 거래가 활발한 상장주식에서는 정부의 매매손실이 적지만, 비상장주식의 경우 원래 거둬야 할 세금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팔리며, 그 손실률은 일반 상장주식보다 더 높았다.

 

연구에서는 전체 세수에서 작은 부분이지만, 이로 인해 국세수입 통계가 왜곡되는 것은 필연으로 보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문체부로부터 구체적인 안이 들어오지 않았으며, 추후 안이 공식적으로 접수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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