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른 만큼 세금도 올랐다. 공시가격을 시세와 맞추려는 정부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동산 세금 인하에 목소리를 드높였다. 가장 강력한 재산세 인하 법안은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재산세 동결안이다. 재산세를 동결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시세가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다면 그렇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고 있고 그 부는 소수의 사람으로 집중되고 있다. 재산세는 그 집중되는 부를 나누는 세금이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세금은 가진 만큼 낸다. 집을 가진 사람은 재산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는 지방정부 운영에 가장 핵심적인 재원이며, 이 재원을 통해 주민복지가 이뤄진다.
행정안전부 지방세통계연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연간 재산세 규모는 12조6711억원에 달하며, 관련된 부가세금까지 합치면 15조7196억원으로 전체 지방재정 세금수입의 17.4%를 차지한다.
재산세 수입 상당수는 토지와 선박, 항공기이며, 이 중 주택 재산세(이하 재산세)는 5조820억원 정도다.
재산세는 다른 세금처럼 누진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세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다.
매년 집값 시세(공시가격)를 따져 집값이 올랐으면 세금을 더 매기고, 집값이 내려갔으면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다만, 현행 법에서는 아무리 시세가 올라도 급격하게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방지하고 있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인 주택은 전년대비 재산세의 5%, 3억원~6억원 이하는 10%, 6억원 초과는 30%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국토부 모의 계산에 따르면, 공시가격 6억원 주택은 시세가 8억7000만원짜리 주택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집값이 10억원이고 재산세로 100만원을 낸다고 하자. 그 10억원짜리 집이 1년 후 100억원짜리 집이 돼도 재산세는 130만원이 한계다. 우리 재산세 제도는 시세연동제에 상한제를 덧씌운 구조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10일 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 ‘의안번호 2108063’은 시세연동제인 현 재산세 형태를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집을 취득할 때는 시세에 맞춰 재산세를 책정하되 그 이후 보유기간 동안에는 아무리 집값이 올라도 연 0~2% 미만의 물가상승률 내에서만 변동하게 했다.
즉, 재산세 구조를 시세연동제에서 물가연동제로 바꾸어 집을 보유하는 기간 동안에는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집살 때 재산세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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