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미국이나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언론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자본시장이 붕괴가 가속화 됐고, 전쟁이 끝나지 않은 모든 책임이 러시아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러시아 전문가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 주목된다.
심지어 미국의 대러압박 공조에 가장 앞장선 영국에서도 자본시장과 금융전문가들은 각국의 증시 급락의 원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러시아 공사 등 유라시아 외교관을 지낸 러시아 전문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은 <천지일보>가 4일 보도한 인터뷰 기사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대주고 있어서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대주고 있는 미국은 600만명이 넘는 난민 중 최대 10만명까지 수용하겠다고 했고, 영국은 고작 2만7000명을 받았다”면서 “인도주의적 미사여구가 넘치지만 결국 국익에 일치할 때만 행동에 나선다”고 꼬집었다.
6월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4개국(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 등 NATO 비가입 파트너국, AP4) 정상들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게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러시아가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에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러시아와 척을 지지 않으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한미동맹도 중요하나 전략적 측면에서 북방외교의 핵심대상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소장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게 되면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돼 반우크라이나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최근 5만명의 지식인들이 총리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공개청원을 내기도 했다. 최근 독일 외교장관의 파병 계획에 반대 시위도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도 3일 발표한 110대 정책과제에서 “미·중·일·러 4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안정 및 유라시아 공동 번영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서방언론들의 일방적인 틀(frame)로 보도되는 것만 믿고 러시아와 미국, 우크라이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 섣불리 진영논리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는 이날 “대러 제재 등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가운데 한·러 관계의 안정적 관리 노력을 지속하면서 국제규범에 기반한 한·러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모색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지원 이외에는 무기 지원 등을 삼가하고 있는 점도 인수위의 주요 고려사항이다.
이태림 국립외교원 유럽러시아연구부 조교수는 최근 발표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 국내 동향 및 정국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서방 언론에서는 푸틴이 일부 군 장성 및 정보국 간부들을 징계한 정황을 비롯하여 러시아 집권 엘리트 내 분열, 푸틴 와병설, 푸틴과 권력기관 간 긴장설 또는 쿠테타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생산하면서 푸틴 체제의 위기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냉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자본시장 및 금융 전문지 <머니위크>는 4일 “주택가격을 포함해 주식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도, 에너지가격 상승 탓도 아니라 금리인상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자금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예금이나 채권 투자로 몰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침체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영국 <BBC>와 제휴한 한국어 매체 <BBC코리아>는 최근 한국 거주 잘생긴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을 인터뷰 방송 보도에서 “푸틴은 악마” 등 예능 수준의 저질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