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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회사일도 육아도 빈틈 없죠”…재택이 기본값, 세무법인 혜움 사람들

— 세무법인 혜움 기장팀 ‘그리핀도르’ 이부장, 김차장을 본지가 만났다
— 첨단IT혁신으로 고객과 임직원의 최적 접점 만든 마법같은 세무법인
— 자체 IT연구소기반, 매일 혁신…첨단기술과 합리적 일터문화로 승부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세무법인 혜움에는 유명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름의 팀이 있다. 그리핀도르 팀이다. ‘그리핀도르’라는 팀 이름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마법학교 호그와트의 4대 기숙사 중 하나. 그리핀도르 팀은 세무업계에서는 흔치 않게 100% 재택근무를 하는 팀이다. 그리핀도르라는 팀명 역시 현실에서 찾기 쉽지 않은, 마법같은 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혜움은 기존 세무사무실과는 다르게 직원들의 성장이나 기업문화, 일 잘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다양했다.

 

“우선 전산화가 너무 잘 돼 있어 출력을 안 해도 되고요. 혜움랩스가 만든 자체 프로그램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굳이 대면할 필요도 없어요. 재택근무를 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거죠.”

 

세무사 사무소 경력 20년차인 이혜영 부장은 2년 전 세무법인 혜움으로 옮기면서 일 할 때 뭐가 달라졌는지 묻는 기자에게 “세무대리 업무, 특히 세무장부 기록(tax ledger record keeping) 업무를 주로 하면서 세무사님 결제를 받으려면 출력해야 했는데, 회사 개발팀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출력 없이 결제를 받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과세 관청에 신고하는 과정 자체가 대부분 전자신고로 바뀌었지만, IT기술에 능숙하지 않은 세무사와 함께 일하는 기장팀 직원들은 보고서 출력이 녹록찮은 일과의 하나였다.

 

이 부장은 “재택근무를 해도 결제와 소통에 거의 지장이 없고, 특별한 경우 메신저나 전화통화로 보완하는 거의 100% 원격근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T 기반으로 100% 재택근무 팀을 만들다

이 부장이 몸담고 일하는 세무법인 혜움은 세무 관련 정보기술(IT)연구소 ‘혜움랩스’를 두고 세무사에게 필요한 IT인프라를 개발 및 공급, 이 기술을 적용해 세무사와 사업자를 위한 세무서비스 혁신에 주력해왔다. 혜움랩스가 자체 개발한 협업형 인공지능(AI), 세법에 특화된 전문(Expert) AI 등의 기술로 세무사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주고, 숙련된 노하우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념이다.

 

100% 재택근무가 가능한 그리핀도르 팀 역시 이런 기술 활용을 통해 가능했다.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세무기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그리핀도르’팀. 이들에게 일과 가정 양립을 적극 지원한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핀도르’는 경력단절 여성 4명으로 구성된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직접 만든 팀 이름이다.

 

재택근무임에도 IT 인프라를 적극 업무에 활용해 업무 공백이 없는 것은 물론, 혜움 전체 팀 가운데에서도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근 안하고도마법사처럼 일한다

‘그리핀도르’ 팀원들은 출근하지 않고도 ‘마법하듯’ 일을 한다. 거래처 비용증빙 자료들도 거의 다 전자우편으로, 피디에프(PDF)나 사진으로 첨부한다. 게다가 경비도 현금보다 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현금을 쓰더라도 전산화된 현금영수증으로 자동증빙이 훨씬 수월해졌다. 세무대리인이 굳이 증빙을 보관하지 않아도 국세청에서 확인이 가능한 것.

 

입사한 지 2년 조금 넘은 이혜영 부장.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둘째가 초등학교 1 학년이다. 이 부장은 세무 기장이 20년 가까이 해온 일인데, 경력이 더 단절돼선 안될 것 같아 보수를 좀 덜 받더라도 재택근무 조건의 일을 시작했다. 같은 직종의 다른 직장 사람들과 보수 차이는 없다.

 

이 부장은 코로나19가 창궐 당시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애들이 학교를 안 가고 있을 때라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그런데 잘 갖춰진 전산환경에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유연하게, 그러니까 집중할 수 있을 때 더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확실히 컸다. 아이들 재워놓고 밤에 일하긴 했지만, 야근 한다는 생각보다 ‘아이들 잘 챙기면서 일에도 더 집중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더 컸다.

 

3월 법인세, 5월 종소세, 7월 부가세 등 특별히 바쁜 시즌이 있는 건 맞다. 그래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휴가를 못간 적은 없다. 바쁜 시즌에 갑작스레 집안에 일이 생겨도 팀원들과 상의해 반짝 휴가를 내는 것도 큰 부담이 없었다. 전산화가 잘 돼 있어 업무 기록이 다 남아 있으니 동료가 하던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도 꽤 수월하다는 것. 동료 거래처 상담도 가능할 정도다.

 

혜움에서는 꼭 그리핀도르 팀의 직원이 아니어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점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 선릉 본점의 경우 다른 세무 사무원들도 주 2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시작한 게 자리를 잘 잡은 케이스다.

 

직원 성장 지원하는 기업문화도 새로워

혜움은 직원들이 잘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기업문화를 강조한다.

 

이혜영 부장은 “혜움은 개인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기업 문화가 있어요. 그래서 본사에서 교육지원팀을 통해 세무관련 새로운 이슈가 있을 때 교육을 하고, 고객 관리 서비스도 교육해 주죠. 연간 150만원 상당의 교육비, 도서비를 지원해 주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만족합니다. 회사와 제가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요.”

 

원하면 제주도 등에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국어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 표현으로 ‘워케이션(work+vacation)’이다. 이밖에 지난 일을 되돌아 보는 ‘업무회고’도 중요한 혜움의 일문화 중 하나다. 이런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성장하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게 이혜영 부장의 설명.

 

 

직장동료들과 자잘한 소통이 아쉽지 않은가? 같이 먹고 커피 마시며 수다 떨고, 가끔은 퇴근 술도 한잔씩 하고. 때로 아웅다웅 다투며 직장상사 뒷얘기하는 직장생활의 깨알 같은 재미 아닌가.

▲ 아기가 어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지금껏 만약 계속 출근 근무를 했더라도 아마 직장동료들과 긴장 풀고 즐기는 수준의 직장생활을 할 처지는 아니죠. 대부분의 워킹맘들이 그래요. 그리고 요즘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동료들과 업무는 물론 일상 생활도 거의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환경 이잖아요. 떨어져 있어 아쉽다는 생각은 못해봤어요. 매월 월례 회의와 사무실 근무 때마다 함께 밥 먹고 커피 마시고 한 달치 수다를 다 떱니다. 불편하게 느낀 적 없어요. 술만 빠진 점심 회식을 한달에 한번 하는 걸요.

 

출퇴근 시간을 아낄 있고, 왠지 직장상사나 다른 동료들이 보지 않으니자기검열이랄까? 그러니까 일한다는 느낌 받지 않나? 지금 팀이 4명인데, 나중에 팀원이 늘어나면 뭔가 개선해야 점이 있다고 보는가.

▲ 그런 면이 분명히 있다. 일이 더 균질하고 안정적이라는 느낌 때문일 거예요. 그래도 현재 방식에 만족하죠. 간혹 자잘한 문제나 업무상 불편한 사항이 생기면 곧바로 회사 차원에서 기술적, 행정적으로 보완해 주니까, 초기 불안감은 이제 느끼지 않아요 .

 

아이돌봄 안정되니 집중도가 훨씬 높아

경력이 14년차. 이혜영 부장보다 직급은 낮아도 혜움 근무경력은 1년 더 긴 김민정 차장도 사회진출 후 첫 직장생활 때부터 줄곧 기장 업무를 해왔다. 다섯 살, 일곱 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꽤 손이 많이 가는 나이.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제 집에서 일을 하면 아이들 돌봄이 더 수월한 장점이 있어요.”

 

앞서 일했던 세무사 사무실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재택근무를 명시한 혜움의 근무조건을 보고 스스로 입사지원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 때문에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근무시간 조율이 가능한 직장을 찾다가 혜움을 만났다는 김차장. 혜움이 재택근무 시스템을 막 도입할 때 이력서를 넣고 첫 ‘그리핀도르’ 팀원이 됐다. 잘 맞아 떨어졌다.

 

김민정 차장 역시 처음에는 회사일과 집안일이 잘 구분이 안돼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아이들과 실랑이 하다 보면 여기가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분간이 안 갈 때가 많았다는 것.

 

“몇 개월 과도기가 좀 지나고 나니까 애들 유치원 가고 없을 때 빨리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게 정착됐어요. 훨씬 업무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느꼈어요. 이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회사일과 집안일이 확연히 분리가 되는 느낌이죠.”

 

 

— 일 때문에 갑자기 회사로 출동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 3년동안 그런 일 한번도 없어요. 제가 담당하는 고객사 담당자분이 갑자기 찾아 오는 경우가 있긴 해요. 하지만 제가 굳이 나갈 필요는 없죠. 사무실에 계시면서 팀장 세무사님, 다른 세무사님들이 상담을 척척 너무 잘 해주시기 때문이죠. 대면 근무 날 약속을 잡고 얼굴 보면서 얘기 나누는 경우는 가끔 있어요.

 

— 월 1회 출근하는 날은 남편이 월차를 쓰게 되나요?

▲ 아뇨. 남편이 원래 아침에 애들 유치원 데려다 주는 담당이죠. 저는 출근하는 날도 그냥 시간 맞춰 출근해요. 출근 근무 날도 아이들 유치원 마칠 때 제가 데려올 수 있어요. 팀장님이 간혹 제 육아 상황을 고려해서 퇴근 시간을 앞당겨 주기도 합니다. 월례 출근 근무일의 필수 일정인 회의를 좀 일찍하는 이유죠. 혜움은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모두가 공유하고 있어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데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저희 팀 뿐만 아니라 가정의 일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회사의 배려가 많은 편입니다. 이 부분은 여성 직원이 아니더라도 남성 직원도 같아요.

 

— 이혜영 부장님 말로는 다른 곳에서 일해도 팀원 간 소통에 부족함이 없다던데?

▲ 네 맞아요. 처음에 어려웠던 점은 보통 출근을 하면 동료가 옆에 있으니까 대화를 하며 상호작용이 있지만, 재택근무가 처음이다 보니 혼자 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외롭다는 감정이 들기도 했어요. 근데 요즘에는 메신저도 잘 돼 있고, 전화도 잘 돼 있잖아요. 재택근무 중에도 팀원끼리 자주 연락하면서 소통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한달에 한 번 출근 근무를 할 때는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구요. 그래서 팀원들이 늘 곁에 있다는 느낌입니다.

 

— 회사 돌아가는 일을 자잘한 것까지  파악하긴 어렵잖아요?

▲ 그런 면이 있죠. 사무실 출근하는 직원들은 얼굴 보고 소통하니까 작은 뉘앙스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재택근무의 경우 아무리 원활히 사내 현안을 공유 받아도 작은 뉘앙스까지 100% 공감하긴 어무래도 어렵죠. 그래서 한달에 한번 사무실 출근 근무 땐 다른 부서분들과 더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오해소지가 있는 자잘한  행정사항은 물론 회사에서 설정한 업무 방향과 목표, 성과지표 달성팁 등도 확인하죠.. 

 

— 언제까지 일하고 싶어요?

▲ 혜움은 풍부한 경력을 가진 직원들이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어요. 출퇴근 때문에 고생하는 남편보다 훨씬 더 나은 조건에 일한다는 자부심에 늘 뿌듯해요. 직장생활 만족도가 제가 월등히 높죠. 정년까지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김민정 차장은 앞으로 30년 가까이 더 일하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혜움 재택근무 프로그램의 힘과 '건강한 세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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