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 3월 실시된 제3회 농협‧수협‧산림조합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금품선거를 벌인 선거사범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쟁 상대에게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금품을 제공하겠다고 하거나, 현금을 제공하고 조합원을 매수한 사례, 조합원이나 그 가족에게 농협상품권을 뿌린 사례 등이 적발됐다.
조합장은 1억원 내외의 고액 연봉에다 막강한 경영권과 인사권이 주어지는 자리다.
그간 조합장선거에서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어 온 금품선거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처벌 수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제3회 조합장선거 선거사범 수사 결과 총 1441명을 무더기로 입건하고 836명을 기소했다. 이 중 혐의가 무거운 33명은 구속했다.
이번 선거는 전국 1346곳에서 진행됐고, 등록 후보자 수는 3082명이었다.
적발 유형 중에선 금품선거가 69.7%(1005명)로 2019년 치러진 제2회 선거 대비 6.5%p 증가하며 가장 많았다.
전국의 단위농협, 수협, 산림조합은 2015년 3월 처음으로 대표를 동시에 선출했다. 이후 이번 제3회 선거까지 세 차례의 조합장선거에서 매번 7~80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선거 수사 과정 중 수사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견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기존 선거 사범 대응 체계와 달리 수사 단계가 늘어나면서 공소시효에 쫓겨 사건 처리가 이뤄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선거범죄 등 중요 범죄에 대해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가 가능하도록 예외를 두긴 했으나,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아닌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만큼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가 불가능하다.
검찰 측은 “제3회 조합장선거는 공직자선거법이 아닌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이 적용돼 금품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범죄에 대해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가 불가능했다. 공소시효는 6개월인데 시효 만료 1개월 전부터 경찰에서 수사하던 280명 이상의 사건이 검찰에 집중적으로 접수됐다”며 “검‧경 모두 시간적 한계에 부딪친 채 공소시효에 쫓겨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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