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과거 증여받은 농지를 4년 넘게 직접 경작하지 않다가 재산공개를 앞두고 뒤늦게 농지은행에 맡기고 매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신영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2021년 3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내곡리 농지 3천633㎡(전 2천539㎡·과수원 1천94㎡)를 농지은행에 임대 수탁했다.
강 후보자는 2016년 10월 쌍둥이 형제와 함께 부친으로부터 단감나무 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이 땅의 소유권을 50%씩 증여받았다. 이후 강 후보자는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하던 2022년 3월 보유한 지분 전량을 쌍둥이 형제에게 넘겼다.
신 의원은 강 후보자가 재산이 공개되기 전 농지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임대 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넘겼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 후보자는 2021년 7월 대전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되며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1994년 제정된 농지법은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농지를 농민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농과 상속의 경우 직접 농사짓지 않아도 1ha(1만㎡)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증여받은 농지는 농지법상 농업 경영 목적 소유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신 의원은 지적했다.
신 의원은 "국민 세금을 관리하고 법을 집행하는 국세청장 자리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데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법을 어기거나 우회하고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입장문에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를 증여받은 것으로 토지가 주거지역에 있어 농지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반박하면서 "공식적인 기관을 통해 임대하기 위해 농지은행과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후보는 "이후 공직자로서 거주목적 이외의 부동산 보유에 부담을 느껴 2022년 공동소유자인 형에게 양도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인사청문회 질의답변 과정에서 성실하게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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