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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13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부르고스(Burgos)에서 Hornillos de Camino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이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고

'어느 쪽'을 향해 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 올리버 웬델 홈즈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13일째 부르고스(Burgos)에서 Hontanas까지 30km 정도를 걷는 것으로 안내책자에는 표시하고 있지만 전날 무리한 것도 있어서 Hornilloas de Camino까지 20km 정도만 걷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원래 부르고스에서 하루 더 머무는 것도 계획에 있었으니 일정상 무리가 가지는 않는 구간이다.

몇 일전부터 부르고스에 시간 맞춰 도착하는게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는데, 이제 부르고스를 떠나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길 위에 선다. 스페인의 지방구분으로는 나바라 지방을 지났고 라리오하 지방을 넘어 까스띠야레온 지방을 지나가고 있다. 다음은 갈라시아 지방인데 열흘 정도는 더 걸어야 갈라시아 지방으로 들어 갈 수 있을 듯 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머니 길 위에서의 시간을 다시 생각해 본다. 왜 이 길을 왔고 왜 길을 가는지 다시 생각하니 한 걸음걸음 소중함이 밀려온다.

  

 

 전날 부르고스 대성당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눈 부시더니 이른 아침 대성당은 짙게 내려 앉고 있는 구름을 배경으로 은밀한 느낌이다. 알베르게를 나와 보니 조금씩 길을 떠나는 순례자들과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부르고스(Burgos)에서 Hornillos de Camino까지>

부르고스(Burgos)에서 Hornillos de Camino까지 20km 구간이다. 이번 구간에서 10km까지는 평이하게 걸어갈 수 있는데, 10km를 지나 Rabe de las Calzadas를 지나고 나면 까스띠야의 적막한 풍경과 만나게 된다. 메쎄따(고원)를 넘어 첫 번째 평지에서 만나는 마을이 오늘의 목적지인 Hmrnillos de Camino이다. 5~6km 더 걸어 두번째 메세따를 넘어가면 Arroyo San Bol이란 마을이 있는데 이 곳의 알베르게는 밀밭 사이에 홀로 동떨어져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맑은 날 밀밭 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가능하다면 좀 더 걸어 가 볼만한 가치가 있을 듯 하다.

순례를 준비하며 스틱을 들고 가야 하는지 들고 간다면 어떤 스틱이 좋을지 등이 궁금해진다. 스틱에는 호불호가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런걸 들고 가라고 하기 어렵다. 나무 지팡이를 들고도 잘 다녔다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나무 지팡이는 불편하다. 스틱은 현지에서도 구매 가능하니 들고 가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미리 자기한테 잘 맞는 스틱을 준비해서 들고 가는 것이 괜찮다.

스틱을 고르는 요령은 일단 순례길의 특성상 가벼운 게 좋은데 카본 재질 스틱은 가볍고 재질 자체의 탄성이 있어서 땅에 닿을 때의 충격을 줄여준다. 다만 카본 재질의 스틱은 대체로 고가이다. 순례길에서 스틱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고가의 스틱은 추천 안하는데 이 문제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한국에서는 등산 스틱이 많은데 순례길은 평지가 많다. 일반적인 스틱은 끝이 쇠로 되어 있어 도로나 마을을 지날 때 거슬리는 소리도 많이 나서 신경이 쓰인다. 스틱 끝에 워킹을 위한 마개를 사용하거나 처음부터 워킹용 스틱을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

정리하면 중저가의 스틱을 추천하고 가급적 안티 쇼크 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천하는데 아스팔트 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워킹용 마개(보호 덮개 아님)나 관련 스틱을 준비하기를 추천한다. 또 스틱 사용법을 숙지하고 출발하도록 하자. 사용법은 크게 산을 탈 때 즉 오르막을 오르고 내릴 때와 워킹용이 약간 다르다. 워킹용 스틱 사용법은 노르딕 워킹법을 참고 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참고로 스틱은 비행기에 들고 탑승이 가능하다.

※ 안티 쇼크 기능 - 땅에 스틱이 닿을 때 손목이나 관절에 오는 충격을 줄여 주는 기능으로 스틱을 짚을 때 살짝 들어가면서 충격을 줄여준다.

  

 

 큰 도시는 알베르게까지 거리도 제법 많이 걸어야 하지만 빠져나가는데도 제법 걸어 나가야 한다. 조금씩 날이 밝아오는 것을 느끼며 걸어가다 보니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도시의 중심을 벗어나는 느낌이 나기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 넘어오면 도시 외곽의 느낌이 나기 시작하고 담벼락에서 노란 화살표를 발견할 수 있다. 화살표를 따라 가면 대학 밖으로 길을 따라가게 되고 화살표 표시 된 모서리에서 왼쪽으로 따라 들어 가면 대학 안을 통해서 순례길을 따라갈 수 있는데 대학 순례자 여권을 가진 사람은 대학 사무소에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길을 따라 한 참을 가다 보면 대학 안을 따라 걸어왔던 순례자들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학을 지나고 주택가를 벗어나는 느낌이 나면 부르고스를 벗어나는 셈이다. 미샤가 앞에 가고 있다. 미샤는 어디서 구했는지 멀리서 봐도 그 크기가 남다른 조개를 달고 있다.

  

 Villabilla 마을이 보이는 곳을 보면서 도로를 넘어왔다. 한참 가고 있는데 한국 젊은 순례자가 인사를 하면서 앞질러 가기 시작한다.

 

 

Villabilla

부르고스를 떠나 5km 정도를 오면 만날 수 있는 마을인데 마을이 보이기만 하고 지나가는 경로는 아니다. 식사를 하거나 시간 상 하루 머물러야 할 상황이면 길을 약간 벗어나서 마을 쪽으로 진입하면 된다. 알베르게는 마을 위쪽에서 만날 수 있다.

 

 

 Tardaljos 마을에 다가오면서는 순례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Tardaljos

Tardaljos는 옛 로마 성터에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순례자 병원도 있었던 곳이라 까미노에선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을 벗어나 이어지는 도로는 아스팔트인데 예전에는 습 지대였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Bar RuizBar Pecesitos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다양한 상점과 빵 가게를 이용할 수도 있다. 3군데의 알베르게가 있으니 머물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마을이다.

 

 

 

 Tardaljos 입구에서는 도로를 따라 갈 듯이 보이는데 들어오다 보면 마을 안으로 접어들게 되고 까미노는 마을을 가로질러 가도록 안내한다.

  

 Tardaljos 마을에 깊이 들어와서 벗어나기 조금 전에 오래된 성당이 보인다. 한 눈에도 역사적인 깊이가 있어 보이는 성당이다.

 


 Tardaljos 마을을 벗어나서 조금 오르막을 오르면 Rabe de las Calzadas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과 떨어져서 한 두채씩 집이 보이다가 멀리 성당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집이 많아진다. 앞에는 큰 길을 사이에 두고 마르코와 까를로가 양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Rabe de las Calzadas

Tardaljos를 벗어나서 몇백미터만 가면 도착하는 곳이다. 지금은 아스팔트를 따라 편하게 가지만 이전에는 습 지대였다고 하니 걸어가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하다. 마을로 접근하는 풍경은 삭막한 느낌을 주는데 분수대가 있는 광장에 도착하면 마을의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다. 두 개의 알베르게가 있고 여름에는 현대미술 박물관이 오픈 된다고 하니 해당 계절에 까미노를 걷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듯 하다.

 

 

 마을을 벗어나는 곳에서 집 사이로 멀리 평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평원의 풍경을 감상하고 조금 남은 마을 구간을 지나가니 서서히 메세따로 진입하는 풍경이 나타난다. 묘지로 보이는 곳을 지나치니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 순례자가 지나가면서 즐겁게 인사를 한다. 너무나도 즐거운 날이라고 원더풀 데이를 연발하면서 경쾌한 발걸음으로 춤을 추듯 지나간다.

  

 오늘의 목적지인 Hornillos de Camino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메쎄따를 넘어 광활한 평야에 있는 Hornillos de Camino 마을은 인상적이다.

  

 언덕을 내려오니 Hornillos de Camino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에 조금 못 미쳐서 나뭇가지 위에 새가 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즐거운 기분 탓일까 반갑다고 환영한다고 하는 듯 하다.

 

 

 

 

Hornillos de Camino

1156년 알폰소 7세가 이곳에 순례자 병원과 나병 요양소를 세웠고, 이후에 프랑스 Rocamadourde Tulle 수도원이 있었던 역사적인 곳이라서 프랑스 안내 책자에서는 많이 추천하는 곳이다.

3개의 알베르게가 있는데 시립 알베르게는 소개 내용을 보니 난방이 없다고 되어 있어서 2014년에 오픈한 Albergue Hormillos Meeting Point를 이용했다. 소개 자료에는 인터넷이 안된다고 되어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알베르게 답게 시설이 깔끔하다.

여기를 지나면 다시 올라 가야할 메세따가 보인다. 밀밭 가운데서 고독함과 평원 위의 별들을 보고 싶다면 이 마을을 지나 6~7km 더 걸어 San Bol로 가자.

 

 

 

 사진의 중앙부에 노란색과 파란색 마크가 있는 곳이 Albergue Hormillos Meeting Point이다.

  

 마을 식료품점에 가서 와인과 재료를 사와서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오늘의 일기

춥다. 일기예보로는 다음 주 중반을 넘어가야 온도가 오르기 시작한다고 되어 있는데, 아마 더워지면 차라리 추웠을 때가 걷기 좋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한주를 더 지나게 되면 걷기도 정점을 지나 후반기 일정으로 진행 된다. 하염없이 걸으면서 온갖 상념을 정리해 보려고 하지만 1/3 일정을 넘기고 있는 이 순간 단순하게 걷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하염없이 걷다 보면 조금은 느껴지는게 있지 않을까 조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젠 그 마저도 내려놓게 된다.

다리가 아프던 게 조금 좋아졌다. 아직 불편한 느낌에 속도가 나진 않지만 그나마 좋아지고 있다는데 희망과 고마움을 느낀다. 길 위에서의 삶이 길어지면서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지 새삼 깨닫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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