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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21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Puente y Hospital de Orbigo에서 아스트로가(Astroga)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

- 명심보감


 

진흙밭 길로

오늘은 Puente y Hospital de Orbigo에서 아스트로가(Astroga)까지 16km 걷는 여정이다. 전날 많이 걷기도 했지만 비가 계속 오는데 진흙밭 길을 지나가니 지치기도해서 내일 오르막 여정을 위해 아스트로가(Astroga)에서 쉬었다.

어제 저녁에 사놓은 아침거리로 요기를 하고 길을 떠난다. Orbigo에서 벗어날때 도로를 따라가는 길과 숲길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커플이 숲길이 훨씬 좋다고 거기로 가는게 좋다고 한다.

 



 전날 저녁 식사를 하고 근처 마트에서 아침거리를 사왔다. 도마토에 남을 쿠키까지 먹으려고 하니 생각보다 양이 많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Puente y Hospital de Orbigo에서 Astroga까지>

Puente y Hospital de Orbigo에서 아스트로가(Astroga)까지 16km 구간이다. Orbigo를 벗어날 때 도로를 통해 16km’ ‘표시된 까미노를 통해 17km’ 라는 안내 글을 만난다. 추천은 후자이지만 만약 계속 비가 오는 날씨라면 도로를 따라 아스트로가로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표시된 까미노는 진흙밭 길의 연속이다. 일반 트레킹화로는 신발 안으로 진흙이 들어오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아스트로가에서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들어올 정도로 쉽지 않은 구간이다. 어떤 순례자는 무릎까지 진흙에 빠졌다고까지 하니 걷기도 힘든 구간이다. 다만 비가 오지 않는 좋은 날들이 계속되었다면 길을 걸을 때 어느 구간보다 쾌적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구간이다.

 

  

 마을을 벗어나는 곳에서 숲길로 선택을 한다. 기타까지 등에 지고 걸어가는 커플이 숲쪽으로 가는길이 더 다이나믹하다고 표현하기에 따라간다. 말 그대로 다이나믹하긴 했다.

  

 다음 마을로 들어가는 길. 늘어 있는 나무와 그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Villares de Orbigo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래도 지나가는 마을이 되었다. 빵 가게가 있고 Bar에서 샌드위치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잠시 가니 Villares de Orbigo를 지나간다. 근데 이 마을을 벗어나면서는 산길인데 잠깐 진흙길이 나온다. 이 길로 가자고 한 커플은 신발때문에 앞서 가다가 발 디딜데를 찾지 못해서 여기 저기 돌면서 따라오지 못하고 고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을을 통과해서 산길로 보이는 길로 접어든다.

 

 

 갑자기 진흙으로 된 길이 보인다. 앞서가던 커플은 신발이 운동화라 여기저기 피해서 가다가 더 이상 진흙을 밟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이 이어지니 뒤 처지다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진흙 구간을 지나고 나니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로 연결되어 마을로 이어진다.

 

  

Santibanez de Valdeiglesias

그래도 진흙길이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조금 올라가고서부터는 Santibanez de Valdeiglesias 까지는 걷는 길은 편한하다.

마을 시민회관이 열려 있다면 샌드위치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알베르게는 두 군데가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니 비가 와서 그런지 바게트 빵을 배달하는 차만 보이고 조용하다. 까미노는 마을을 관통해 넘어갈 듯 했는데 우측으로 꺽어지면서 마을 위로 올라가게 된다.

   소 사육 농가로 보이는 곳 직전부터 길이 험해지더니 본격적으로 진흙길이다. 비 때문인지 까미노 표시도 안 보이고 앞으로도 뒤로도 가는 순례자가 없다. 길까지 험해서 혹시 잘 못 가는건지 두리번 거리며 걷다가 걱정될 때쯤 가끔 까미노 표지판이 쓰러져 있곤 한다. 거의 발목까지 빠지는 길을 걷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하다. 물이 얕게 흘러가는 곳을 밟으면서 가면 깊이 빠지지 않는다는 요령도 발견했다. 목 높은 등산화를 신고 온 보람이 느껴지는 구간이다.

 


 진흙길과 사투를 벌이며 갈지자를 그리면서 걸어오다가 조금씩 땅이 편해지기 시작한다. 간이 카페가 보이고 그 곳을 지나면서부터는 흙길이긴 하지만 걷기가 훨씬 편해진다.

 

 

San Justo de la Vega

연속되는 진흙길 지쳐갈 때쯤부터 조금씩 걷기가 편해지기 시작하다가 간이 카페를 지나고 조금만 더 걸어오면 San Justo de la Vega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한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면 마을과 함께 아스트로가(Astroga)가 한꺼번에 보인다.

 

 

 마을 언덕에서 멀리 아스트로가까지 바라보고 난 뒤 내려오니 순례자 동상이 보인다. 마을은 현대식 느낌이 많이 풍기는 곳이다.

  

 마을을 떠나 길을 따라오다 철도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아스트로가(Astroga)

오래된 공장 같은 건물을 따라 도시에 들어오면 도시에 깊이 들어오지 않고 시립 알베르게를 만날 수 있다. 규모가 큰 편이라 많은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앞서서 군복 입은 커플이 방을 배정받고 있다. 이국땅에서 한국 군복이 보니 낯설고 이상했는데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젊은 한국 부부이다. 프랑스에서 경제학과 미술을 공부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봉사활동을 하는게 꿈이라고 한다. 순례길을 다 걷기에는 일정이 짧아서 중간부터 걷는 중이라고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편한 옷이 군복이라서 가지고 왔다고 한다.

4군데의 알베르게와 각종 편의 시설이 있는 곳이다. 아스트로가를 지나면 평원은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힘든 진흙길에 체력도 보충하고 젖은 신발과 옷도 말려야 하기에 하루 쉬어다 가기로 했다.

방을 배정받고 보니 앞서 들어간 커플에 뒤따라서 들어온 한국 순례자들까지 합쳐서 10명이 들어가는 방에 8명이 한국인이다. 한국 순례자들이 많다고 하더니 실감을 하는 순간이다.




 방을 배정받고 창 밖을 보니 아직 조금씩 비가 오고 있다.

   

 알베르게 바로 앞에 보이는 순례자 형상이다.

 

 시청 앞 광장

  

 도시도 구경하고 또 식사할만한 곳이 있을까 둘러보는데 사자 동상이 보인다. 레온의 상징이 사자일 것이다.

 

 여기저기 다녀보다 광장에 있는 바(Bar)에서 몇가지를 골라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시청 광장에 있는 Bar에서 식사를 하고 도시를 좀 더 돌아보다가 걸어왔던 방향을 보니 노을이 지면서 먹구름이 몰려오는게 예보대로 비가 올 듯 하다.

 

 

 

 

오늘의 일기

어떤 때는 오래 걸어서 힘든 날이 있고, 어떤 날을 비바람에 힘이 들고, 어떤 날은 바람이 불고 추어서 힘이 든다. 오늘은 진흙밭을 걸어가는 길이 힘들었다. 다양하게 다가오는 힘든 순간들이 겪을 때는 얼른 지나가는 순간이기를 바라지만, 살아가는 일이 벅차고 힘들때 이렇게 걸었던 날들이 때때로 기억날 것 같다. 궂은 날들이라 힘들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가슴에 깊이 남은 추억이 될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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