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흐림동두천 -8.3℃
  • 구름많음강릉 2.3℃
  • 구름많음서울 -6.7℃
  • 구름많음대전 -3.8℃
  • 연무대구 1.7℃
  • 연무울산 3.7℃
  • 흐림광주 -1.0℃
  • 흐림부산 6.0℃
  • 흐림고창 -2.1℃
  • 구름많음제주 5.4℃
  • 흐림강화 -8.6℃
  • 흐림보은 -4.3℃
  • 구름많음금산 -3.0℃
  • 흐림강진군 -0.1℃
  • 흐림경주시 2.8℃
  • 구름많음거제 3.8℃
기상청 제공

[심층분석] 국제원산지정보원장 연임 '졸속통과' 논란…관세청, ‘강 건너 불구경’

‘위상증대’가 연임 사유?…전문가 “경영실적 등 구체적 근거 제시해야”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관세청 잘못이다.” 조세금융신문이 김기영 국제원산지정보원장의 3년 연임안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 관계자의 발언이다.


관세청 산하 유일한 공공기관인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신도 모르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은 물론 관세청 공무원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국제원산지정보원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있다. 바로 국정감사 기간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제원산지정보원은 관세청 출신 ‘낙하산’ 문제와 한선희 전(前)연구개발본부장의 FTA사업본부장 ‘겸직’ 문제를 두고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한 지난 5월 조세금융신문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국제원산지정보원의 ‘2016년 제2차 임시이사회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김 원장의 3년 연임안이 ‘졸속통과’된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최순실 인사개입’ 의혹과 ‘면세점 논란’으로 관세청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산하 공공기관인 국제원산지정보원 또한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 4월 김기영 원장 3년 연임안 통과…‘총 6년 근무’ 예정


국제원산지정보원은 FTA 시대를 맞아 수출입물품의 원산지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한국관세사회 부설기관으로 2009년 2월 개원했다. 2010년 한국관세사회로부터 독립, 별도의 재단법인으로 등록된 이후 2015년 관세청 산하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아직 공공기관다운 체제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4월 통과된 원장 연임안이다.



2013년 4월 서울본부세관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김기영씨는 퇴임 후 보름 만에 3년 임기의 국제원산지정보원장으로 임명됐다. 2016년 4월 임기를 마친 김 원장의 3년 연임안이 임시이사회를 통과하면서 2019년 4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이로써 김 원장은 총 6년간 국제원산지정보원을 이끌게 됐다.


이사회 회의록에 나타난 김 원장의 연임 사유는 ▲국제원산지정보원 위상 증대 ▲FTA 원산지분야 전문가 ▲지속적이고 원활한 사업추진 등으로 적혀있다.



국제원산지정보원의 한 이사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원장 만큼 FTA 원산지에 대한 식견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 우리나라에 없다”며 원장 연임을 두둔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영실적 제시도 없이 ‘위상 증대’, ‘전문가’라는 추상적 사유로 공공기관 기관장을 연임시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우 연임을 하더라도 보통 1년인데 국제원산지정보원은 3년이나 된다”며 “이는 사실상 재임용과 다를 바 없어 경영실적 등 구체적인 연임사유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원산지정보원은 2015년 및 2016년 국정감사에서 총 수입액 중 관세청 위탁사업 비중을 낮추고 자체사업 비중을 늘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조세금융신문이 국제원산지정보원의 관세청 위탁사업 비율을 분석한 결과 김 원장 취임 첫 해인 2013년 관세청 위탁사업 비율은 75%로 연임안 통과 직전 해인 2015년(72%)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위탁사업 비율은 79%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제원산지정보원 매출액은 42억원으로 2013년 48억원에 비해 12%(6억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2013년에 비해 28% 줄어든 1억9600만원에 그쳤다.



국제원산지정보원 측은 “정관 규정에 따라 임시이사회를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통과됐다”며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제원산지정보원 비상임이사 상당수는 관세청 출신…기관장 견제 힘든 구조


지난해 4월 20일 오전 11시 국제원산지정보원 3층 대회의실에서 2016년 제2차 임시이사회가 열렸다. 안건은 김 원장 연임안이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기영 원장을 비롯해 ▲김진영 이사 ▲서진교 이사 ▲박병진 이사 ▲정재호 이사 등 총 5명이 참석했고 ▲정재완 이사 ▲이진면 이사 ▲조원길 감사는 불참했다.


김 원장이 직접 출석한 연임 안건은 40분 만에 통과됐지만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하는 ‘비상임이사’들을 앞세워 졸속으로 통과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철 연구실장은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통상 기관장이 임명하는 기타공공기관 비상임 이사들의 경우 안건에 반대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관세청 출신이 다수인 비상임이사들을 앞세워 ‘임원추천위원회’나 ‘기관장 공모’ 등을 거치지 않고 단독 후보인 원장 연임안을 통과시킨 것은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관장 선임 시 임원추천위원회 등을 규정하고 있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대부분의 내용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만 해당되며, 국제원산지정보원과 같은 기타 공공기관에는 적용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에서 시행하는 ‘기관장공모’라든지 ‘임원추천위원회’ 규정을 기타공공기관에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 관계자 또한 “임원급 선임은 공개채용·외부추천 등과 같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을 구축해 채용·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임이사는 ‘비상임’이란 명칭 그대로 직접 기관 운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기관의 경영 활동을 감시·견제하고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본래 취지다.


하지만 국제원산지정보원은 관세청 출신 비상임 이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감시·견제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인천지역 A관세사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제원산지정보원 비상임 이사들의 경우 전직 관세청출신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비상임 이사의 원래 목적인 기관장 견제 기능을 달성하기 힘든 구조”라고 꼬집었다.


현행법상 김 원장의 3년 연임안 통과가 위법은 아니지만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나타난 비상임 이사들의 ‘찬양일색’ 발언요지를 볼 때 ‘거수기 통과’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제원산지정보원 측은 “김 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전원은 ‘비상임 이사’로서 1년에 1~2번 이사회 회의 시 투표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출석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인사추천위원회 등을 거치지 않은 것은 정관에 규정이 없기 때문이며 추후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원장이나 이사들이 이와 관련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느냐’는 본지의 질문에 국제원산지정보원 측은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흐렸다.


국정감사서 ‘낙하산’ 및 본부장 ‘겸직 문제’ 지적에‘ 모르쇠’ 일관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관세청 출신 ‘낙하산 문제’와 한선희 연구개발본부장의 FTA사업본부장 ‘겸직 문제’를 두고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연구개발본부장이 FTA사업본부장도 동시에 맡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태”라며 “임원은 이사회에서 선임이 되는데 본부장 인사 관련 이사회 소집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올해 3월 초 공석이었던 국제원산지정보원 FTA사업본부장에 김정곤 전 김포세관장이 임명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이후 6개월이 지나 임원급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개발본부장인 한선희 본부장이 퇴임하면서 새로 임명된 김정곤 FTA사업본부장이 연구개발본부장직을 다시 겸직하게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원산지정보원 측은 “한선희 연구개발본부장의 후임을 찾아보고 있다”며 “계속 공석으로 비워두지 않고 곧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의 ‘한선희 본부장 임기는 정해져 있었으므로 미리 후임자를 물색하고 퇴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제원산지정보원 측은 “본부장은 원장이 임명하는 것이며, 후임채용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 관계자는 “FTA사업본부장에 또다시 관세청 출신 전직 세관장이 임명된 것은 전형적인 관피아 인사”라고 지적하며 “국제원산지정보원은 현재 전문위원 1명과 함께 간부 4명 중 2명이 수개월째 공석 상태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 FTA 개정협상, 중국의 사드로 인한 경제보복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