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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경제칼럼④] 제대로 된 ‘공매도 혁신안’ 마련하자 <下>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재도’도입해 적용 대상 좁혀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벌적 제재안’마련해야

지난주 코스피가 2300대로 올라선 가운데 기업실적 전망치에 견준 현 주가 수준이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을 떠났던 외국인들도 돌아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미국 발 증시충격으로 6개월 동안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어는덧 공매도 '한시적 금지' 종료기한(9월15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정부는 관련 공청회를 준비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에서는 공매도와 관련, 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교수의 기고문 ‘제대로 된 공매도 혁신안 마련하자’를 <上,下>편으로 나눠서 게재한다.<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공매도금지’ 조치 이후 우리 주식시장은 살아났는가?

 

개인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공매도정책은 늘 순기능에는 관대하고 역기능에는 냉정한 친(親)자본 정책임에 틀림없다. 공매도는 단일 정책으로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적 정서에 반하는 정책 중 하나다. 그렇다면, ‘공매도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난 3월 16일 이후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집나간 내국인투자자가 돌아올 경우, 이들의 결집된 힘이 증시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매도금지 이후 증시상승률을 보면, 코스피는 35%, 코스닥은 68% 상승하였는데, 이는 미국발 증시충격 이전 수준을 완벽하게 회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시장회복이 공매도금지에 따른 영향이 아니라, 글로벌 증시활황에 따른 영향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관련 통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3월 공매도금지 이후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직전 월인 2월 9.8조원에서 7월 8.7조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3월 67%에서 7월 80%로 13%p나 증가했다.

 

이는 공매도금지 이후 내국인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는 반증이다. 즉 증시 복원의 주체는 정책당국도 기관이나 외국인도 아닌 동학개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국인의 투매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죽을힘을 다해 살려냈더니 다시 공매도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내국인투자자가 분노하는 이유다.

 

국민과 맞서는 공매도정책은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다.

 

국민들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극심한 이유는 공매도가 지닌 자본친화적인 사상 때문이다. 국민들이 기억하는 공매도는 국민과 맞서는 정책이거나 외인자본에 관대한 친자본정책 정도일 것이다. 공매도정책의 문제를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자.

 

첫 번째 이유는 ‘공매도는 대부분의 나라가 시행하는 제도이기에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멀리는 미국, 영국, 독일, 가깝게는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걸 안할 수 없을 뿐더러, 공매도 폐지시 외인자본 이탈 우려도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미 ‘5030 클럽’ (인구 5,000만명 이상, 소득 3만 달러 이상)에 가입한 선진국형 경제다. 남이하면 하고 안하면 안하는 벤치마킹이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일례로, 미국이나 일본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상승을 지속하며 국민에게 금융소득으로 보답하고 있다. 따라서 공매도 여부는 미국 증시의 주변변수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증시는 지난 10년간 성장함정에 빠져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매도를 주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독립적인 관점에서 공매도정책이 우리의 경제상황과 증시환경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세가 결핍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공매도 폐지시 외인 자본이탈로 인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외국인투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외국인은 금융리스크를 촉발시키는 잠재요인으로 작용하곤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인자본의 양적 팽창을 관리하고 질적 저하를 개선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성 투기자본은 지양하고 장기성 투자자본을 지향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증시는 공매도를 매개로 단기성 투기자본이 늘어나면서 외인들을 위한 단타시장으로 전락해 버린 지 이미 오래다. 공매도폐지로 인한 외인자본 이탈은 오히려 한국증시 발전에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셋째, 공매도가 존재하는 시장은 영원히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다.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을 위해 준비된 시장이다. 아무리 개인에게 공매도 기회를 확대한다 해도 자본력과 신용력이 취약한 개인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2019년 기준 공매도거래 비중을 보면, 외국인비중(62.8%)과 기관(36.1%)이 거의 전부이며, 개인투자자는 항상 1%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 큰 문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이는 정책이 해결책으로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매도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높아지면 ‘개인에게도 공매도 접근성을 높여주겠다.’는 기존의 입장이 되풀이 되고 있다. 기존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넷째, 현행 공매도 규제는 ‘공매도 방임’정책에 가깝다는 점이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정도다 최근 10년간(2010~2019)간 무차입 공매도 위반 사례를 보면, 총 101건 중 외국인위반 사례가 94건으로 대부분이다. 그것도 과태료 제재가 45건이고 나머지는 단순 ‘주의’수준이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규제 수준은 ‘벌금 내고 공매도 하면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은 ‘500만 달러 이하 벌금 또는 20년 이하의 징역’, 영국은 ‘상한액 제한이 없는 벌금’등으로 징벌적 처벌에 가까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매도정책이 정의롭지 못한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닫고 있으면서, 외인자본과 공매도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기 때문이다. 국민을 중심에 놓고 공매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에 기초한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우선, ‘공매도금지’ 조치부터 연장하고 근본적인 혁신안 마련해야

 

공매도금지는 한시적인 조치인 만큼 올해 9월이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설령, 금지 기한이 추가로 연장되더라도 언제든 살아 돌아올 수 있다. 급한 데로, 일단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해놓고 공매도 폐지 등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책 수요자의 관점에서 시장과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녹여내는 일이다. 그 시발점은 공매도정책에 대한 혁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첫째, 가장 바람직한 정책 방향은 ‘공매도폐지’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매도의 순기능에 관대하고, 역기능에 냉정한 접근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경제가 요구하는 새로운 균형으로 이동할 수 없다. ‘한국증시의 성장 정체, 자산의 부동산 쏠림, 외인자본의 질적 저하’ 등을 중심에 놓고 공매도폐지에 대한 냉철한 진단,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현실적 제약으로 공매도폐지가 어렵다면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해 적용 대상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공매도 피해가 광범위한 만큼 인위적인 시세조정이 어려운 일부 ‘대형 상장기업’에 한해 허용하되, 이외의 모든 기업에 대해서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 이 정도면 공매도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표준에도 부합하는 혁신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매도의 무차별 공격에 노출된 내국인투자자를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는 크게 2가지로 접근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기준으로 공매도 허용 기업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기준은 공매도 타깃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대안으로, ‘KOSPI 200 상장기업’에 국한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이외의 모든 기업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이 될 수 있다.

 

셋째,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강력한 ‘징벌적 제재안’을 도입해야 한다. 현행 공매도 규제는 의미 없는 수준(과태료, 주의)에 불과한데, 엄밀히 따지면, ‘공매도 촉진정책’에 가깝다. 차입과 무차입을 포함한 모든 불법 공매도가 발붙일 수 없도록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난 20대 국회에서 폐기되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처벌 수위를 높여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 만약,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불법적인 이득의 10배 과징금(폐기안 1.5배)’으로 높인다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자본시장이 견고해야만 부동산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시장이 성장하고, 이로 인한 성장의 과실을 기업과 국민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증시의 장기 성장을 가로막는 공매도에 대한 혁신안을 마련할 적기다.

 

<본고는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 전) Visiting Assistant Prof.(Otterbein University,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향후 파급효과 진단(2007), 가계 대출행태 분석을 통한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201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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