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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경제칼럼 ⑫] 주식양도세의 대주주 요건, 금액에서 지분으로 과세체제 변경해야 <上>

주식시장의 ‘보편증세’(부자감세·서민증세) 로드맵 진행 중
논리도 철학도 빈곤한 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 재설계해야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국민은 세금을 거두는 징수대상이 아니라, 소득을 늘려줄 주권자라는 전제 하에서 조세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주식양도세의 대주주 요건 변경과 관련해서 이러한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세제당국이 주식양도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10억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억 원인 시대에 주식투자 3억 원으로 대주주가 되는 규정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년 4월부터 대주주 요건이 3억원으로 하향되면 사실상 대주주와 일반 주주를 구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된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비단 대주주 기준이 3억원으로 내려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도 않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증권과세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세제정책에 분노하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득이 없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증권거래세는 부득불 폐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기 투자를 적극 권장하면서도, 부동산처럼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도입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자본시장의 과세체제는 정책과 정책이 충돌하는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도 이와 다르지 않다. 600만 개인투자자들은 도저히 논리도 철학도 없는 ‘3억 원짜리 대주주’ 요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3억원 대주주가 과도하면 5억원은 적정한가? 5억원이 되면 10억이 안 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이전처럼 10억원으로 하면 어떨까?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난맥상들이다.

 

이는 보유 금액과 연계해 대주주 요건을 정의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 중에서도 금액을 기준으로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일본은 보유 지분 3% 이상을 대주주 기준으로 분류한 후 종합과세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은 대주주 개념은 없으나 보유 지분이 1% 이상인 개인투자자에게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매긴다. 미국은 아예 증권거래세가 없고, 자본이득세는 0~20%의 범주 안에서 자본소득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장기 자본이득에 대한 우대세율을 적용해 장기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기재부는 대주주 요건을 3억으로 내리는 안은 이미 2017년 세법개정으로 확정된 사안이라서 수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오래 전에 결정된 사안이니 그냥 따르면 된다는 것이 무슨 논리인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경제 환경이 바뀌면 이에 따라 제도가 바뀌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세제당국은 보편증세를 통한 세수 목적이 아니라면, 대주주 요건 변경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세 논리를 제공할 책무가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대주주 개념이 어떻게 개인투자자에게 적용되게 되었을까?

 

지금의 대주주 개념은 기업을 소유한 지배주주에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정의하면서 만들어진 기준이다. 기업의 지분구조를 계산할 때, 친인척과 임원 등의 특수관계인이 포함되면 보다 효율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또한, 조세정책 차원에서도 세금회피나 탈법 증여 등의 문제를 관리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기업경영과 무관한 일반 주식투자자들에게 이러한 대주주 개념을 적용하면서 주식양도세 문제가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어느덧 시가총액 2,000조원 시장으로 성장했는데, 대주주 기준은 오히려 내려가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 할머니가 3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면 경영권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대주주 3억 요건이 적용되면, 삼성전자의 대주주는 무려 1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네이버의 대주주도 4,000명 가까이 됩니다. 이들 모두 총수 일가와 버금가는 주식양도세(22%~33%, 지방세 포함)를 내야하나?

 

그렇다면, 주무부처는 이처럼 논리가 빈약한 3억 원짜리 대주주 요건을 왜 고집하는가?

 

당연히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면 할수록 정부의 세수 기반이 확대되기 때문인데, 금액의 변천과정을 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코스피의 대주주 요건은 2013년 이전만 해도 100억원이었으나 그 기준이 2013년 50억원,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3억원 등으로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2023년에는 아예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구별하지 않는 보편증세 환경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주주 지분을 산정할 때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보유분까지 합산하도록 하는 ‘주식 연좌제’ 규정이다. 물론, 주식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가족합산 3억원을 개인별 3억원으로 변경된 바 있다. 증권과세체제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쉽게 말해서, 기업의 대주주에게 적용되는 특수관계인 개념이 일반 주식투자자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할 때 배우자는 물론, 외조부모나 손녀들의 보유 주식까지 확인해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현실 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책의 고유 목적이 자본시장을 죽이는 데 있다면 모를까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당연히 폐기되어야할 정책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다음 편에, ‘주식양도세의 대주주 요건, 금액에서 지분으로 과세체제 변경해야<下>편이 이어집니다.

 

<본고는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 전) Visiting Assistant Prof. (Otterbein University,

Columbus,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향후 파급효과 진단(2007), 가계 대출행태 분석을 통한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201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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