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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⑤] ‘COVID-19’ 이면에 가려진 경제 위험은?

글로벌 경제 침체 속 ‘자산시장·실물경제’ 괴리 확대
‘미국발 자산버블’ 발현시, 글로벌 리스크로 진화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자산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채무조정) 위험 점증
지금은 ‘Post 코로나’경제보다 ‘Current 코로나’ 위험에 집중할 때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코로나발 경기충격 이후 글로벌 전반에 걸쳐 저성장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쏘아올린 미국발 증시충격 이후 주요국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이미 저성장을 넘어 역(逆)성장이 보편화되는 침체국면에 진입했다. 한국경제 역시 올해 2분기 성장률이 –3.3%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 정도의 경기 침체에 안도감을 느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경제는 미국(-9.5%), 독일(-10.1%), 프랑스(-13.8%) 등에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에 대한 담론 수준의 논쟁이 점차 뜨거워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이미 충격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고점을 높여가며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코로나19펜데믹만 진정되면 이전의 균형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만큼 ‘Current 코로나’ 경제 위기는 사라진 것인가? 아니면, 코로나19의 이면에 가려진 또 다른 경제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그 답은 미국경제에서 찾아야 한다. 선험적으로, 크고 작은 경제 위기의 근저에는 항상 미국이 자리해 왔다. 1990년 주택대부조합, 2000년 기술주 붕괴,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배경에는 항상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추 10년 터울로 반복되는 금융위기의 주기성은 대부분 버블경제의 생성·확장·소멸 주기와도 일치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실물경제가 추락하는 가운데 자산시장, 즉 증시와 부동산시장이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했다면, 당연히 ‘미국발 자산버블’을 의심해야 한다.

 

미국의 자산버블 위험이 이미 합리적 수준을 넘어 투기적 버블에 근접했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이 버블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 중요한 것은 코로나발 경기충격과 자산버블 조정은 양자 간에 아무런 개연성이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자산시장 디레버리징(자산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버블조정과정)이 별개의 리스크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험적으로, 버블조정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다. 첫째로는, 실물경제가 개선돼 자산시장 버블과의 괴리를 메우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거의 ‘미션 임파서블’에 가까운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자산가격이 내려와 실물경제와의 이격을 좁히는 경착륙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밖에 없다.

 

경제지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지난 10년간의 세계경제는 미국 독주체제로 정리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명목GDP는 49% 증가한 반면, 다우지수는 2009년 저점 대비 350% 이상 상승하였다.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한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에 견줘 과도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증시버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이유다.

 

내수의 근간인 미국의 주택경기 역시 자산버블 우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주택가격은 50% 급락한 이후 저점 대비 재차 60% 가까이 상승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펜데믹 이후 실물지표의 대표선수격인 실업률 지표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10%)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저금리 환경 아래 급증한 과잉유동성이 투자나 고용 등 생산분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즉, 가계부채로 쏘아올린 주택가격은 ‘가계 디레버리징’(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채무조정과정)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하자면, 코로나19펜데믹의 그늘에 가려진 위기의 실체는 코로나 사태와 전혀 무관한 미국의 자산버블 위험이며, 그 중심에 미국발 2차 증시충격이 도사리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증시는 결코 조정을 피해갈 수 없다. 미국발 2차 증시충격이 발현할 경우, 글로벌 시장 전반에 걸친 버블조정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Post 코로나’ 경제가 아니라 ‘Current 코로나’ 위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한국경제는 3低(저성장·저금리·저물가) 위험에 노출

 

한국경제는 그간 내수부진의 공백을 수출로 메우며 성장률 하락을 방어해왔으나,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는 수출엔진의 연비마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기존의 정책기조를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으로는 새로운 위기를 결코 막을 수 없다. 내수의 축인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코로나19펜데믹은 대공황에 버금가는 글로벌수요 위축을 초래해 세계경제 전반에 걸쳐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경제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低(저성장·저금리·저물가) 경제가 새로운 경제 질서로 정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발 경기충격으로 성장률의 레벨 다운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이제는 0% 대의 성장과 물가가 보편화되는 구조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특히, 코로나발 경기충격 이후 수출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본이 경험한 장기 불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참고로, 일본경제는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한 1994년 이후 25년 평균성장률이 0.9%에 그치는 등 지금까지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실패한 근본적인 원인은 내수의 축인 소비와 투자를 살려내지 못해 내수기반경제로의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내수의 근간인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디플레를 수반하는 수요 충격에 노출됨에 따라, 만성적 내수부진이 고착화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자영업 과잉, 제조업 구조조정 등의 산업위험이 구조적 실업을 유발하는 고용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또한, 부채 충격에 노출된 가계부채 문제는 가계의 소비 여력을 약화시켜 가뜩이나 빈약한 소비 기반을 수축시킬 수 있다. 기존의 정책으로 소비절벽의 파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불황경제가 던지는 교훈이다. 재난지원이나 기본소득 등 소득 기반의 하부구조를 확장하는 소득정책이 현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업투자가 2017년을 정점으로 역성장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불확실성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생산분야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1,000조원에 달하는 잉여를 내부유보로 돌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는 산업구조 재편을 재촉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디지털 기반의 언텍트산업 육성, 첨단 제조산업 전환, 산업의 지역화(Reshoring), 대기업·중소기업 협업투자 생태계 구축 등이 있다. 기업을 생산분야 투자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산업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변화는 소비와 투자를 살려내지 못하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 경제 현안으로 부상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Current 코로나’ 위험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미국발 증시충격 이후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했다는 점에서, 잠재 리스크가 발화할 경우에는 쓸 수 있는 카드도 마뜩치 않다. 다가오는 위험을 조기에 감지해 전례 없는 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 번째 현안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가계부채는 소비 여력을 둔화시켜 내수 부진을 초래하는 실물 지표인 동시에, 부동산버블의 주범이기도 하다. 일례로,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 이상 급증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부채로 쌓아올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 가계의 자산구성을 보면, 자산의 75%를 부동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경기 하강시 가계의 부채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가계부채의 ‘양적 팽창·질적 저하’ 문제를 지표로 확인해 보자.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1,637조원으로 GDP에 견줘 85% 수준이다. 특히,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 성장이나 소득 증가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명목GDP는 66%(08년~20년 2분기)증가했고,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7%(08년~19년)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가계부채는 126%(08년~20년 2분기)증가했는데, 이는 소득 증가보다 10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설상가상으로,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대출 역시 엄밀히 따지면 가계대출이다. 따라서 개인사업자대출 387조원(올해 1분기)을 포함한 실질 가계부채는 2,024조원으로 GDP 대비 105%인데, 이 정도면 OECD 국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충격에 노출된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대출의 57%까지 증가했다. 대부분의 가계대출이 직간접적으로 주택구입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계대출이 경제 현안으로 다뤄져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가계부채 대책은 주로 가계대출의 총량을 규제하거나 만기가 지난 소멸시효채권을 소각하는 등의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는 기존의 정책을 확대·재생산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가계부채의 총량을 줄이고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첫째,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가계자산의 ‘부동산 쏠림’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증시의 장기 성장을 잠식하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유례없는 위기에 전례 없는 정책으로 대응해야할 때이며, 그 중심에서 ‘공매도 폐지’, ‘증권거래세 폐지’등이 심각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둘째, 정부가 부실 위험에 노출된 주택담보대출을 흡수해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부동산경기 하강시,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미국발 자산버블 발현시, 증시나 부동산 충격을 통해 글로벌 전반에 걸친 리스크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임에 틀림없다. 다가오는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정책 역량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가계부채가 자리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본고는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 전) Visiting Assistant Prof.(Otterbein University,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향후 파급효과 진단(2007), 가계 대출행태 분석을 통한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201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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