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사와 GA로 양분되어 있던 보험업계의 시장 경쟁에 ‘플랫폼 기업’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합류했다.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물량’이 핵심이었던 보험업계의 경쟁력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상품을 개발하지 않아도, 판매인력이 존재하지 않아도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한 새로운 주체가 등장한 것이다.
보험업계에 충격을 던진 플랫폼 업체의 바람은 막대한 이용객을 보유한 포털사와 IT업체들이 주도했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NF보험서비스 등을 내세워 보험시장 진출을 본격화하자 기존 보험사들이 받은 충격이 대표적이다. 포털에서의 영향력이 보험영역으로까지 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6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보험 자회사 NF보험서비스의 법인 등록을 마쳤다. 법인 설립 목적은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콜센터·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으로 등록된 상태.
문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검색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10% 이상의 수수료를 ‘통행세’로 보험사에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정부주도 보험다모아 등재를 ‘수익성’을 이유로 거부했던 네이버는 도의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표면상의 도덕적 잣대 아래 숨겨진 보험업계의 속내는 막대한 영향력을 보유한 네이버에게 꼼짝없이 수수료를 지급해야한다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자동차보험과 관련한 어떠한 서비스도 고려치 않고 있다”며 “NF보험서비스는 온라인 소상공인의 의무 보험교육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고 설명했으나 보험업계의 우려는 현재진행형인 이유이기도 하다.
기술 발달과 더불어 보험업계에서는 비대면 채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험설계사의 ‘친정’ 취급을 받던 자동차보험은 이미 비대면채널의 비중이 대면채널의 위치를 대체하고 있는 상태.
향후 젊은 고객층의 비대면 채널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 질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대면채널에서의 플랫폼채널의 득세는 지금까지 GA와 전속설계사로 양분되어 있던 기존 경쟁의 판도 자체를 바꿀 잠재력이 충분한 셈이다.
문제는 보험사가 우려해야할 경쟁자는 비단 네이버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토스, 카카오톡 등 초거대 플랫폼업체들이 보험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보험사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마냥 부정할 수 없게된 시점이 온 것.
농부가 씨를 파종하는 시기를 놓치면 가을의 수확에서 그 결과는 여실히 드러나는 법이다. 전통적인 시장 주체였던 보험업계는 이제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체질변화 작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