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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기자수첩]보험사 의료정보 활용 ‘발목잡기’가 만사는 아니다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데이터3법에 보험업계가 반색한 것도 잠시,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비식별 의료정보의 상업적 활용이 재차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금융위원회의 법령해석을 놓고 금융위와 시민단체는 표면적으로는 법의 해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으나 그 내면을 파고들면 결국 데이터3법 통과 당시의 갈등의 재탕이다.

 

시민단체는 데이터3법 통과 유무와 관계없이 의료정보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가 아니며 설사 개인정보라 하더라도 원론적으로 비식별화 자체가 동의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정보의 상업적 활용으로 예상되는 이득보다 우려되는 부작용이 크니 다시 재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라고 본다. 기실 보험상품 설계에는 통계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보험은 대수의 상품이다. 적립된 경험과 데이터에 기반해 적정 보험료를 받고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보험의 존재의의다.

 

세계적인 통계자료를 집적해 놓은 한국에서 보험사는 이를 보험금 미지급 등에 '악용'할 것이란 우려에 해외 데이터를 구매해 사용한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멀쩡한 내나라 내국민의 데이터를 내동댕이치고 남의 나라 남의 국민의 데이터를 억지로 끼워 맞춰 상품을 만들고 팔아야 했던 이유는 결국 ‘악용될 경우’의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합의가 우세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는 변했다. 핀테크와 4차 데이터 혁명이 도래하면서 보험은 물론 전 산업군에서,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과 수익구조가 창출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의료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이미 마련됐고, 보험 상품이 아닌 건강관리 서비스가 주업이 된 해외 보험사들이 산업 전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의 활용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은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활용을 통한 ‘선작용’을 부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보험사의 비식별 의료정보 활용이 바로 그렇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드러난다면 보험사는 적정 보험료를 책정해 합리적으로 소비자에게 보장 혜택을 안겨줄 수 있다.

 

영리단체의 특성상 이익은 중요하나 그 이익은 어디까지나 ‘합리적’이고 ‘정당한’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이 시장 원리다. 보험사를 관리‧감독하는 금융당국의 존재 의의도 여기에 있다.

 

데이터3법은 이 같은 사회적 인식 변화가 드러난 상징이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더 크다는 입장이 우세해 번번이 무산되어 왔으나 이득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로 통과된 것.

 

민감한 의료정보의 악용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리단체인 보험사가 이익에 눈이 멀어 소비자의 이익은 줄고 보험사의 배만 불릴 것이란 의혹도 제기될 수밖에 없는 주장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시민단체의 반발은 이 같은 건전한 우려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드러난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르자면 이들의 요구는 데이터3법 통과 이후 보험사가 이를 재식별화 할 수 없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거나 강력한 사후제재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 자체를 부정해 데이터3법의 통과 취지 자체를 무효화 하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극단적인 주장이 재생산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예상되는 부작용을 우려해 언제까지나 데이터의 활용을 불가능하게 묶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는 빈대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자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국민 10명중 8명이 건강보험을 비대면으로 가입하고자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는 역행이 아닌 보완을 이야기할 때가 아닐까?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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