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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화폐가 물가상승 일으킨다? 이상한 조세硏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최근 발표한 지역화폐 관련 비판 보고서는 정말 이상하다.

 

그 중 하나가 조세연의 지역화폐 물가상승론이다. 

 

조세연의 주장은 전통시장과 동네마트는 대형마트보다 비싸다-지역화폐는 전통시장과 동네마트만 쓸 수 있다-따라서 지역화폐를 쓰면 소비자는 바가지를 쓴다는 삼단논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니 온누리상품권을 쓰자는 게 조세연의 결론이다. 

 

조세연의 주장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조세연이 제시한 물가상승의 근거부터가 엉뚱하다.

 

근거는 ‘경기도, 재난소득 신용카드·지역화폐 차별업소 15곳 고발’이란 제목의 신문기사다.

 

해당 기사의 근거가 된 건 경기도청 보도자료다.
 

지난 5월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나눠줬는데, 그 재난지원금으로 물건값을 치르려 하자 일부 상인들이 수수료를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경기도청 보도자료는 이에 대한 대응성격의 자료였다.

 

경기도는 상인이 재난지원금 사용자를 현금 사용자와 차별하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가격을 올리면, 세무조사 및 고발조치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하며, 상인회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시장상인들은 그간 관행적으로 현금사용을 요구해왔다. 현금을 사용하면 소득누락 및 부가가치세를 탈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 하나에 1000원, 이러다가도 손님이 신용카드를 쓰려 하면 1100원을 요구하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국세청은 역시 할인을 미끼로 현금영수증 발급 없이 현금사용을 유도하는 행위를 탈세라고 간주한다. 이건 물가상승이 아니라 탈세시도다. 

 

이것을 어떻게 읽어야 물가상승이라고 볼 수 있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지역화폐의 물가상승 유인효과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사용처와 사용지역이 제한된 전형적인 지역화폐였는데 지급 한 달만에 식자재 물가가 올랐다.

 

이는 화폐가 문제가 아니라 수요 공급의 문제였다. 탄력적 공급이 어려운 식자재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그 폭은 ‘영향이 있었다’ 정도였고, 담당 통계청 관계자도 그 영향력을 제한적이라고 보았다.

 

애초에 통화발행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려면 현재의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화폐 등으로는 어림도 없다. 발행량이 적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정부는 대안화폐로 5조 정도 발행했는데 5조를 찍었다고 해서 물가가 들썩거릴까. 

 

게다가 조세연은 전통시장이나 동네마트가 평소 대형마트보다 비싸니 소비자 후생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니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소비를 유인하는 지역화폐는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이 주장은 좀 놀랍다.

 

개인적 체험이지만, 대형마트보다 동네 5일장에서 파는 채소나 생선, 고기가 훨씬 쌌다

 

대형마트보다 물건값이 비싼 편의점은 소비자 후생이 나쁘니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무엇보다 조세연 주장대로라면 온누리상품권도 발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온누리상품권도 대형마트에서는 못 쓰기 때문이다. 

 

조세연 보고서는 평소 수준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건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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