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주객전도(主客顚倒)란 말이 있다.
말뜻은 ‘주객’ 주인과 손님이, ‘전도’ 뒤바뀌었다다.
한국 언론들의 G20 브라질 회의 보도들은 대략 아래와 같다.
윤석열 대통령의 ‘투명한 다자무역. 디지털 탄소중립. 미중과 긴밀한 협력. 기후변화 연설. 러북 군사협력 중단’.
그래, 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이 보도들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회의 핵심 주제는 왜 빼놓고 쓰는지 모르겠다.
G20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자(https://www.g20.org/en).
G20 첫 번째 보도는 ‘이번 회의 의장국인 브라질이 다음 의장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악수를 나누었다’다.
브라질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인종 간 평등, 여성에 대한 권한 부여, 재생 에너지 및 지속 가능성 분야의 진전 등을 강조했고, 아프리카를 위한 물과 위생 시설 접근성을 개선하자고 말했다.
이건 의례의 영역이고, 이 기사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면 올해 브라질 G20 회의의 핵심 주제가 나온다.
기사 제목은 일단 보지 말고, 오른쪽 기사 사진 단상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보자.
잘 안 보이면 글의 대표사진으로 올린 이 사진을 다시 보자.
‘굶주림과 가난에 대한 국제 연대, 2024 리우데자네이루’
이게 이번 회의 주제다. 그럼 그 주제를 위한 연대 활동(이니셔티브)는 뭐냐.
왼쪽 기사 제목은 ‘G20 지도자들은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불평등을 해소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역사적 선언에 동의했다’다.
그렇다.
윤석열 정부가 하는 부자감세의 정반대. 부자 증세다.
언론들도 한 마디 안 한다.
몰라서 안 하는 건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관심이 없어서인지.
그 비싼 특파원 뿌려놓고 보도 한 줄이 없다.
모르진 않았을 거다.
왜냐, 사방에 뻔하게 써 있고, 사진 찍을 때도 사방에 걸어놨는 데 모를 리가.
그러니 직접 확인해야 한다.
왼쪽 기사를 클릭하면, 이번 G20 브라질 회의의 선언문 주제가 나온다.
사회적 포용, 굶주림과 빈곤에 대한 저항, 억만장자에 대한 과세,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응, 글로벌 거너넌스 개혁, 좀 더 빠른 기후변화 대응이며, 이것이 역사적 G20 정상 간 공동 선언의 핵심 공약이라고 밝히고 있다.
선언문 첫째 머리에선 이런 걸 하는 이유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빈부 격차는 특정 국가의 활동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러니 과거 법인세 글로벌 최저한세에 함께 했듯이 개인 억만장자에 대해서도 최저한세를 부여하고, 이 돈으로 빈곤과 가난을 해결하자. 이게 이번 브라질 G20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이 공공의 사실을, 정치도 언론도 외면하고 있지만, 한국 국민들은 알고 있다.
G20 브라질 회의 개최전 전 세계적인 부자 증세를 위해 로마 클럽에서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과반수 이상이 가난해소와 빈부격차 해결을 위한 부유세 도입에 찬성했다(이건 한국의 국영 통신사가 보도한 사례가 있긴 하다).
한국은 G20 부유세 선언에 동참했다.
부유세에 대해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도, 언론도 말이다.
정치의 말뜻은 ‘정’ 바르게, ‘치’ 다스린다다.
국민이 원하는 것만 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 그건 애완이다.
국민이 필요한 걸 하는 게 정치다.
행동만이 의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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